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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또 다시, 헤르만 헤세 – 싯다르타 [도서/문학]
책을 덮으며 생각한다. 이 소설의 제목은 『싯다르타』지만, 사실 이 이야기는 고빈다이고, 사문이고, 고타마이고, 카밀라이고, 바주데바이고, 어린 싯다르타다. 완벽한 승자란 없는 가위바위보 같은 인생에서 살아남으려면 적어도 셋은 필요하다. 혼자 깨닫고 혼자 완성되는 삶이란 없다.
시간이 애매하게 남을 때는 보통 서점을 찾는다. 우연 속에 보석 같은 귀인을 만나듯, 책에도 인연처럼 느껴지는 이끌림이 있다. 재작년 이맘때 처음으로 ‘생일책’을 알게 됐다. 생일책이란 자신과 생일이 같은 작가의 책 혹은 그날 출판된 책이다. 드물게 생일이 같은 인물
by 백승원 에디터 20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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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여름가을겨울, 다시 봄 - 계절의 이유 [도서]
누군가에게 계절은 새로운 만남이 되기도, 아쉬운 이별이 되기도 한다. 어느 것이 좋다기보다 나에게 대부분의 계절은 후자였다. 꽃이 지면 지는 대로 낙엽이 구르면 구르는 대로 속절없이 서러워했다. 그러나 때론 이 계절이 돌고 돌아 다시 나를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분명한 사실이다.
언젠가 고아가 되고야 말 우리에게는 돌아갈 곳 필요하다. 살다 보면 언제나 항상 그 자리에 있어야 할 고향을 찾게 될 날이 온다. 다만 7살이 채 되기도 전에 이사를 세 번이나 한 탓인지 자신 있게 내세울 고향이 없다. 각자에게 사는 이유가 있겠다만, 결국은 돌아갈
by 백승원 에디터 20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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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카네기는 모든 것을 말하진 않았다 – 데일 카네기 NEW 인간관계론 [도서]
카네기는 모든 것을 말하지 않았을지라도, 인간관계가 작동하는 원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생각하면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반드시 완독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이라면 거듭 다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바쁜 삶 속에서 어제의 다짐은 기억나지 않을지라도 오늘의 감상은 남는다. 이러한 정성에서 관계는 시작한다.
제목은 익히 들어왔지만, 정작 펼쳐본 적은 없었다. 여러 번 장바구니에 넣었다 빼기를 반복하기 일쑤였지만, 다시 인간관계를 헤매게 될 즈음 ‘데일 카네기 NEW 인간관계론’으로 그 첫발을 뗀다. 관계에 대해 오래 고민해 온 한 사람으로서 한 번을 읽어봐야 한다는 다짐
by 백승원 에디터 202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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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평 – 이 時代의 사랑 [도서/문학]
최승자가 남긴 오물들은 ‘더러워서 피하’고 싶은 종류는 아니다. 그건 최승자이며, 동시에 나의 것이기도 하다. 애써 덮어버리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처치를 바란 것이 아니다. 혼모노(本物), 진짜가 보고 싶다. 예컨대 최승자의 시는 진짜 추움이다. 진짜 배고픔이다. 가난이다. 혼모노다. 자백이다. 여느 때와 같은 무료함 속에 나온 추임새는 아니다. 그러나 툭하고 터져버린 속내만큼이나 날것이다.
점심 메뉴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는 게 직장인에게는 나름의 권력이다. 출퇴근길은 반의반 평 남짓이라 책은커녕 발을 둘 자리가 없고, 일찍 일어나거나 늦게 잘 자신은 더더욱 없다. 유일한 낙은 점심시간, 외투 품에 책 한 권을 숨겨 외진 카페 구석을 찾는 일이다. 날
by 백승원 에디터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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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밤, 그림과 하루를 세는 다정한 단위 – 그림 읽는 밤 [도서]
나만의 도슨트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은 조용히 이뤄졌다.
일상이 아주 조금 분주해졌을 뿐인데, 마음 놓고 미술관에 가기 어려워졌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곤 하지만, 사유할 시간이 없어졌다는 게 더 적확하다. 그림 앞에 서면 생각이 많아진다. 긍정적인 의미다. 다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작가의 배경과 시대, 미술사적
by 백승원 에디터 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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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름을 드려요 – 단어의 집 [도서/문학]
안희연 시인의 『단어의 집』을 읽으며, 막연한 성실함의 구체적인 얼굴을 본 듯하다. 김영하 작가는 ‘작가란 사물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안희연 시인은 단순히 이름을 아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그가 발견한 단어들의 ‘모음집’이 아니다. 안희연 시인은 때때로 단어의 이름을 묻고, 새로운 이름을 지어준다. 단순히 사물을 지칭하는 기능적인 이름이 아니라 그 너비와 깊이를 다시 가늠해 준다.
‘모두가 시인이 될 수 있다.’ 시창작 수업에서 가장 먼저 들었던 말이다. 그 말은 위로 같았지만, 동시에 의문을 품게 했다. 매주 한 편의 시를 써 제출할 때마다 나는 ‘모두’의 예외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시를 쓰기 위해서는 성실해야 했다. 단순히 단어를
by 백승원 에디터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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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독서의 계절, 가을이 퍼스널 컬러인 도서 3선 [도서]
아직 읽을 책이 많지만, 또 책방을 기웃거린다. 잔말 말고 파워 냉방을 틀어주던 여름의 피서지는 이제 방앗간이 되었다. 짧은 이 계절은 금세 겨울에 저버린다. 이제부터 가을옷을 준비해야 하듯, 이 짧은 독서의 계절을 보낼 책을 미리미리 구비해야 한다. 낙엽을 책갈피 삼아보고, 사람 없는 벤치에 누워 하늘을 독서대 삼아보는 가을 독서의 낭만을 누려보자.
돌고 돌아 가을이다. 쓸쓸함을 내버려두지 않고, 떠나가는 것들을 기꺼이 배웅한다. 계절성 우울의 많은 지분을 담당하는 가을이 오면 나 또한 ‘가을을 탄’다. 푹푹 꺼지는 기분에 골이 나지만,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 아침저녁으로 긴팔을 찾을 선선한 날씨가 되니
by 백승원 에디터 20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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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안부 대신 이 책을 건넵니다 -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
누구나 할 법한 말이지만, 어떤 말은 유독 힘 있게 오래 남는다. 누구나 건넬 수 있는 위로 같지만, 어떤 위로 앞에서는 흐물흐물 눈물이 난다. 말의 연료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김유미 작가는 10년째 퇴근 후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업을 꿈꾸면서도 물감 살 돈을 위해 퇴사를 택하지 않았다. 이러한 선택이 누군가에게는 백 마디 말보다 훌륭한 격려가 된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삶을 조율하는 사람의 위로는 결코 가볍지 않다. 꿈과 현실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어른들을 동병상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졸업까지 서둘렀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학교에는 아직 내 친구들이 남아있다. 영영 못 볼 사이도, 거리도 아니지만, 생각만 하면 그리워지는 친구들이다. 그런데 종종 불확실한 미래를 함께 걷는, 확실한 신분의 그 친구들을 만나면 가벼운 듯 무거운 질문이 훅 들어온다. ▲
by 백승원 에디터 2025.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