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최신글
-
[Review] 신이 아닌 남자의 이야기 - 오디세이아
어쩌면 오디세우스의 가장 위대한 모험은 트로이에서 이타카까지의 10년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신에게 다시 살아갈 자리를 허락하는 마지막 몇 걸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디세이는 그리스로마신화 속 이야기, 영웅의 이야기이지만 신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전쟁에 휩쓸리고 바다에 떠밀리며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고향을 떠난 이가 돌아오며 변한 환경에 적응하고 가족과 재회하는 귀향자의 이야기와 바다를 항해하며 겪는
-
[Review] 상자에서 걸어나오다 - 상자 속의 양
어차피 이 애는 당신 과거의 산물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상실을 기우면 뭐가 될까. 당장의 상실이 힘들어서 했던 일들은 대체로 그 이후의 삶에 악영향으로 돌아왔기에, 상실은 상실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변하지 않은 생각이다. 흔히들 말하는 '후폭풍'이란 것은 결국 제대로 상실을 겪어내
-
[Review] 빛을 그린 화가, 빛이 되어준 사람들 - 모네, 빛의 순간들
그래서 우리는 그림을 본다. 정확한 기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시선을 빌려 세계를 다시 보기 위해서.
작년 가을쯤 과천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모네 그림을 봤다. 아니, 단순히 본 게 아니라 그 그림을 보러 갔었다. 수련은 한 벽면을 통째로 비운 채 딱 그 그림 한 점만 걸려 있다. 모네가 그린 빛에 집중하라는 의도인지 전시장은 최대한 조도를 낮추고 몇 개의 조명만
-
[Review] 하루 살다 간 버섯에게서 배운 것들 - 미코, 버섯의 모든 것
얼마 전에 집에서 키우던 식물에 출처 모를 버섯이 하나 자란 적 있다.
얼마 전에 집에서 키우던 식물에 출처 모를 버섯이 하나 자란 적 있다. 조그만 갓이 흙 속에서 비죽 튀어나왔다. 어라 저게 뭐지. 반나절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버섯은 쑥쑥 자라서 줄기 한마디 정도의 길이가 됐다. 버섯과의 동침은 하루 만에 끝났다. 식물의 양분을 앗
-
[Review] 동화로 자란 사람의 독서법 -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드립니다
독서는 나에게 여전히 미래를 준비하는 방식이자, 과거와 은밀히 손을 잡는 일이다.
언젠가 나는 동화가 내 성장의 근간이 되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소설을 읽을 때마다 동화의 자취를 유난히 민감하게 포착하는 편인데 루스 윌슨의 읽기를 따라가다 보니 그 말이 다시 떠올랐다. 책 하나가 인생을 뒤흔들 만큼의 충격을 주었던 경험은 아마도 10대에 멈춰
-
[Review] 완벽한 정의란 없다 - 캐드펠 수사 시리즈
좀 늦었구려, 소식은 진작 전해 들었소. 세상은 아직도 혼란 속에 있다고.
내가 생각하는 추리소설의 탐정의 기본 설정값은 셜록이다. 감정을 극한으로 배제해 마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냉정하고 합리적인 사람 말이다. 추리나 사건 해결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주인공이 아닌 추리소설은 이야기 전개가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
[Review] 슬픔과 함께 하는 밤 - 블루 베이컨
나는 그날 밤 슬픔에 최대한 가까이 머물고 싶었고, 견딜 수 없는 것의 끝까지 가고 싶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과 혼자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면 할 것인가.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닐 듯하다. 나는 아직까지 그런 종류의 강렬한 만남을 만나지 못해서인지, 그저 어둠이 무섭기 때문인지. 블루 베이컨의 저자는 소설가인 야닉 에넬은 프랑스 퐁피두 미술 센터에서 열리
-
[Review] 인간의 삶이 누락된 곳에서 느끼는 따뜻함 - 북극을 꿈꾸다
상상력이 사라지지 않기를.
빠르게 녹아내리는 빙하, 빙하 끄트머리에서 슬픈 표정을 짓는 북극곰. 북극곰은 기후변화라는 말이 생긴 시점부터 끊임없이 인간의 영향으로 인한 피해자로 그려져 왔다. 북극곰을 위한 후원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땅은 점점 좁아질 것이다. '북극을 꿈꾸다'는 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