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자신만의 색을 그려가는 작가, A J KIMO를 만나다(1)

글 입력 2016.05.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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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해 국내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누구나 알만한 사실이다. 기업과 소비자들은 문화콘텐츠를 통해 각자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가치를 얻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과 우리 소비자들의 입장이 아닌 실제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된 이번 인터뷰는 직접 그 분야에 속해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진행하게 되었다.

작년 12월 제주도에서 우연히 보았던 작품과 그 작품의 작가님에 대해 글을 썼던 적이 있다. 바로 그 A J KIMO 작가님과 만나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먼저 해당 글을 읽고 이번 글을 읽는다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히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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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은 남는 게 시간이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란 것을 참 많이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부분, 생각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와의 인터뷰 중에서



코카콜라ㅏ.jpg
e-4, e-6 cocacola  116.7 x 90.9 cm, acrylic on canvas, 2011



Q. 과거와 현재의 스타일이 굉장히 많이 변하셨다.

겉으로만 보면 그렇다. 하지만 사실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변함이 없다. 꾸준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들이다.

코카콜라 작업의 경우 사회 비판 의식에 가깝다. '등가교환'이라는 말이 나온다. 같은 가치를 가지는 것들끼리는 서로 동일하게 주고받아야 한다. 이론상으론 그렇게 되는 것이 맞다. 우리 사회도 누구나 노력해서 열심히 노력한 만큼 잘 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요즘 말하는 소위 ‘금수저’를 이기는 것이 점점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또 ‘무한생산’을 말하고 있는데, 경제적으로 보면 사실 말이 안 되는 개념이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와 비슷하지 않은가. 앞서 말했듯이 열심히 살았는데 오히려 금수저인 친구들이 더 잘 살고, 정직한 사람은 손해 보는 세상이다. 이런 비합리적인 것들이 당연하게 돌아가는 우리 사회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호접몽1.JPG
Washing_1  90.0 x 90.0 cm, Oil on canvas, 2016, A J Kimo
 


지금의 구름 작품도 근본적으로 말하는 메시지는 같다. 겉으로 보기에는 참 예쁜 구름의 모습이다. 이 구름이 바로 사회가 우리들에게 주는 ‘희망’이고 ‘당근’이다. 열심히 하면 그만큼의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못하다.

꿈을 꾸고, 희망을 가져야 하는 젊은 세대들은 이런 비현실적인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 현실 속에서 작은 변화를 주는 것, 그것을 '빨래'로 표현했다. 작품을 보면 빨래가 한개 혹은 두개가 널려있는데 이것은 1인 가구, 혼자 지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소외되어 있는 모습’을 말하고 싶었다.

우리는 당장 이 불편한 현실을 뒤집을 수가 없다. 대신 ‘빨래’라는 행위를 통해 어쩌면 ‘자기최면’을 거는 것이다. 그래서 작품 제목이 'Washing'이다. 빨래라는 말은 그냥 뭔가 그래서 영어로 짓게 되었다.



호접몽.JPG
Washing_2  90.0 x 90.0 cm, Oil on canvas, 2016, A J Kimo
 


이번 전시 <호접몽>의 메인 작품 중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먹구름을 그린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을 보면 빨래가 널려있다. 비가 올 것 같으면 빨래를 걷어야 하는데, 걷을 수가 없다. 직장에서 회식을 한다든가, 집으로 돌아올 수 없는 상황, 이웃에 누가 있는지 알지 못해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는 상황, 하루가 지나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 그런 우리의 현실을 말하고 있는 작품이다.



Q. 구름 시리즈는 그럼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신지.

글쎄 또 어떻게 진행이 될지 잘 모르겠다. 그 전까지의 작업들은 모두 계획적으로 진행된 작업이었다. 지금부터는 좀 편하게 작업을 하려고 한다. 코카콜라의 경우 한번 시작을 하면 끝낼 때까지 쉴 수가 없다. 재료의 특성상 그렇다. 쉬는 순간 글자가 번지고 작업이 깔끔해지지 않는다. 시작하면 그 자리에서 끝까지 다 할 수 밖에 없다. 사는 건 그렇지 않는데 작업은 또 깔끔하게 하려고 한다.



"표현의 방법으로 선택한 스텐실기법은 이 반복과 복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며 점점 트렌드화 되고 획일화 되어가는 현대사회 속 우리의 모습이다. (…) 반면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조금씩 사회에서 멀어지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이는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자신도 소외 받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더더욱 트렌드를 쫓고 이는 악순환 되고 있다."
작가노트 중에서



작업실.JPG
A J KIMO 작가님 작업실
 


Q. 그럼 평소엔 어떻게 생활하시는지 여쭤 봐도 되는가

24시간이라는 개념이 나에겐 없다. 배고프면 먹는 거고 졸리면 잔다. 규칙적이지 않은 게 아니다. 다만 남들의 기준과는 다른 자신만의 규칙이다. 요즘은 ‘자연스러운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생활도 이상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흔히들 말하는 '트렌드를 쫒는 것'에 대해 몸이 거부하는 것 같다. 굳이 그걸 따라갈 필요성을 못 느낀다. 물론 살아가는데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소외되기 때문이다. 예술계가 오히려 인맥이 더 중요하기도 하고, 오해의 여지 또한 굉장히 많은 바닥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비슷하게 가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오늘 (수요일 오후) 3시에 보자고 한 이유가 사실 내가 언제 일어날 지 알 수가 없어서 그랬다. 매주 화요일은 교회에서 레슨을 한다. 9시까지 레슨을 하고서 작업실에 돌아왔을 때, 작업을 할 수도 있고 또 안할 수도 있다. 만약에 작업을 하게 되면 밤을 샐 테니까. 근데 걱정과 달리 굉장히 일찍 일어나버렸다.



2편에서 계속 됩니다.



[박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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