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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배척과 매혹이 뒤엉킨 세상을 헤엄치는 - 지느러미 [영화]

지독하게 닮아 있기에 불쾌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작품

by 황지윤 에디터
2026.07.16 11:28

 

 

같은 공간, 낯선 생명체. 사실 우리 모두는 그렇다. 오는 7월 22일 개봉을 앞둔 박세영 감독의 영화 ‘지느러미’는 바로 경계에 선 존재, 오메가와 인간을 다루는 작품이다.

   

다시금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로 돌아온 박세영 감독은 여러 편의 단편 영화로 주목을 받고, 첫 장편 '다섯 번째 흉추'로 부천 국제 판타스틱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독창적인 매력과 개성을 가감 없이 보여준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를 지나 이번 '지느러미'로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 신인 감독 경쟁부문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그런 독창적인 매력의 집합체와도 같아 보이는 이번 신작, '지느러미'는 SF라는 소재를 통해 낯설고 불편한 근미래를 그려낸다.

 

 

 

'지느러미'가 표현한 대한민국의 근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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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그리는 세계는 이렇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었지만, 그 통일이 어떤 구원도 되지 못한 근미래 대한민국.

 

오염된 바다를 막아선 장벽 안에서, 사람들은 유전적 변이로 몸에 지느러미가 돋아난 존재들을 '오메가'라 부르며 감시하고 노동력으로 소비한다. 서로가 서로를 잠재적 위협으로 여기고 거리를 두어야 했던 그 시절의 공기가, 여전히 서로를 밀어내는 이들을 그리는 ‘지느러미’ 속 사회의 밑그림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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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느러미'가 그리는 재난 이후의 세계를 그리는 데에는 아주 큰 스펙터클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카메라는 인물의 손끝, 물웅덩이, 벽에 스민 얼룩처럼 작고 구체적인 것들에 오래 머무른다. 이 절제된 시선은 색과 조명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근미래의 세상을 비춤에도, 영화는 채도를 낮춘 탁한 톤으로 가라앉아 있다.


또, 빛보다는 그늘을 택한 조명은 스크린을 통해 관객이 마주하는 세상 자체가, 이미 오래전부터 서서히 썩어온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든다.

 

화려한 색보다 얼룩진, 뒤섞인 색으로 세상을 표현하는 방식은 '지느러미'가 경계를 그리는 방식을 보여주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아름다움은 결코 깨끗하지 않다. 검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하늘, 지느러미가 돋은 몸, 좁은 낚시터 세트를 채우는 거친 질감의 화면까지. 영화의 미장센은 아름다움으로 눈을 사로잡는 동시에 어딘가 께름칙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메가와 인간, 그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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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이 진행되며, 이탈한 한 오메가는 신분을 감춘 채 인간들의 거주구역 사이로 스며들어, 잘려 나간 지느러미 한 조각을 누군가에게 전하려 한다. 사소해 보이는 이 임무를 수진이 뒤쫓으면서, 그 이야기의 흐름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언뜻 추적극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지느러미’는 사건을 몰아붙이는 방식보다는 인물들 사이의 침묵,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을 더 오래 붙잡는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보다, 그 사이에 남는 감정이 무엇인지를 따라가게 만드는 연출이다.


불쾌함과 아름다움을 한 화면 안에서 공존하도록 표현하는 이 영화는, 그러한 방식을 통해 혐오라는 감정의 뿌리를 조용히 되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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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생각은, 오메가와 인간이 사실 그렇게 다른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 아닐까 싶다. 오메가는 인간이 만든 재난이 낳은 결과물이면서 동시에 인간이 스스로를 정상이라 규정할 수 있기 위해 그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

 

서로를 밀어내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두 존재가 실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얽혀 있다는 것.

 

혐오와 배척의 감정 그 자체가, 어쩌면 인간이 가장 오래 반복해 온 날것이라는 점에서 오메가라는 존재는 모순적으로 인간의 존재를 설명해 주는 가장 완벽한 매개이다.

 

‘지느러미’는 명확한 정답을 주는 영화가 아니다. 영화는 무엇 하나 명확하게 관객에게 내밀어주는 대신 우리가 무언가를 밀어낼 때 느끼는 감정, 그것이 얼마나 쉽게 아름다움과 뒤섞이는지를 서툴지만 오래도록 들여다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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