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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죽어서 음악을 남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게임을 이루는 수많은 요소 중에서도 음악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계관을 완성하고, 감정을 움직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긴장감을 만들고, 모험의 순간을 더욱 선명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든 순간에 특별한 ‘느낌’을 더해준다.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비장함이라든가, 마치 소설 속 영웅이 된 듯한 웅장함이라든가…

    

음악을 들으면 그때의 시간과 감정이 함께 떠오르곤 한다. 학창 시절 귀갓길에 듣던 노래,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했던 노래처럼 음악은 기억을 불러오는 강력한 매개체 중 하나다. 이는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메이플스토리의 OST ‘수련의 숲’을 들으면 어린 시절 뭐든 가능하다고 믿으며 끝없이 퀘스트에 도전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십 OST를 들으면 당시 경기를 지켜보며 느꼈던 긴장감과 선수들의 간절함이 다시 살아난다. 게임 OST는 단순히 배경음악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플레이어가 경험했던 즐거움과 몰입, 그리고 게임 속 세계와 캐릭터에 대한 감정을 다시 꺼내주는 하나의 기억.

 

이런 다양한 감정을 오케스트라로 마주한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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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음악 오케스트라 콘서트 <레벨 업>에서는 모두의 마블, 브롤스타즈, 라그나로크, 리그 오브 레전드, 발로란트, 이터널 리턴, 테트리스까지 총 7개의 게임 음악을 오케스트라 연주를 통해 게임 속 세계관으로의 여정을 시작한다.

 

모두의 마블 모두 해♪ 공연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한 모두의 마블 OST를 시작으로 각 게임이 가진 고유한 분위기를 음악으로 풀어낸다.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브롤스타즈 ‘Summer of Monsters’부터, 국제 대회의 서사와 보컬이 어우러진 리그 오브 레전드의 ‘Legends Never Die’까지. 익숙했던 게임 음악은 오케스트라라는 새로운 형태를 만나 또 다른 감정을 전달한다. 게임과 함께 즐겼던 음악이 수많은 악기와 풍성한 사운드를 만나며, 이전과는 또 다른 벅찬 감정을 만들어냈다. 스토리와 캐릭터의 서사가 아닌 음악 안에 담긴 긴장감과 환희가 다시 되살아나는 듯 했다.


또한 주목할 점은, 익숙한 게임뿐만 아니라 평소 접하지 못했던 게임의 OST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플레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의미기도 하다.

 

음악이라는 장르를 통해 새로운 게임 세계를 발견하고, 기존에 알지 못했던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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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떠나본다면, 또 다른 찬사가 나온다. '지루하지 않은 오케스트라'라는 점에서 레벨 업은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조금 머쓱하지만, 클래식과 오케스트라 공연을 즐길 때, 종종 긴 호흡과 잔잔한 멜로디에 지루함을 느끼곤 했다. 허나 게임 음악은 특유의 빠른 템포와 강렬함을 가지고 다양한 분위기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장르와 속도를 넘나들며 관객들의 틈새를 꼼꼼히 메우는 것이다. 곡마다 테마가 빠르게 전환되고, 익숙한 멜로디 라인이 등장하며 관객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긴 공연이 단지 반시간 정도의 짧은 공연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오케스트라 공연과 달리, 게임 속 장면이나 애니메이션이 함께 송출되고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한다는 점이 재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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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진짜 주인공’, 오블리주 앙상블의 차례다.

 

다양한 게임 OST를 연주한 오블리주 앙상블은 자립 준비 청년을 중심으로 구성된 클래식 연주단체로, 공연 내내 수준 높은 연주와 몰입감을 선사했다. 한국메세나협회와 한국증권금융 꿈나눔재단이 함께한 자립준비 청년 오케스트라 은 게임 음악이 가진 즐거움과 함께, 청년 음악가들이 전문 연주자로 성장할 기회를 만든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 게임 음악이 가진 비장함과 생동감, 그리고 연주자들이 가진 성장의 서사가 만나 더욱 큰 울림을 만들어냈다.


좋은 취지와 좋은 음악이 만나 누군가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물한다는 것은 분명 특별한 일이다. <레벨 업>은 단순히 게임 OST를 감상하는 공연을 넘어, 게임이라는 문화가 가진 확장성과 음악이 가진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플레이어에게는 지나간 기억을 리로드 하는 순간, 리스너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기회였던 게임 음악 오케스트라.

백현진 바이올리니스트, 김대건 비올리스트, 이한길 첼리스트, 이승훈 피아니스트로 구성된 오블리주 앙상블은 앞으로도 게임 음악 오케스트라로서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언젠가 다시 이어질 게임 음악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도, 또 다른 이야기와 음악이 만들어낼 새로운 경험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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