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언제 어디서부터 유행이 시작된 지도 모른 채 거의 주입식으로 알게 된 두바이 쫀득 쿠키의 인기.
나 또한 오픈런을 하거나 웨이팅을 하는 건 아니지만, 오다가다 남아 있으면 한 번쯤 사먹으며 유행에 슬쩍 탑승하는 정도였다. 주변에서는 이러한 유행에 이제 반감을 느끼고, 일명 ‘홍대병’처럼 일부러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생각보다 두쫀쿠의 인기는 꽤 오래간 편이다. 날마다 트렌드가 바뀌는 요즘, 아직까지 찾는 사람들이 있고, 관련 디저트가 계속해서 파생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디저트 가게에 가면 여전히 ‘두바이’가 붙은 메뉴들이 눈에 띄고, 금방 품절되는 모습을 보면 이제 메가 트렌드로 아예 자리 잡았음을 몸소 느낀다.
그다음으로는 ‘봄동 비빔밥’의 인기로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매년 이맘때쯤 봄동을 1~2번 정도 사 먹어 온 사람으로서, 의외로 봄동을 안 먹어본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그리고 봄동 비빔밥의 유래였던 <1박 2일> 속 음식은 얼갈이 비빔밥이었다는 후문도 재밌었다. 어쩌면 꽤 허술하게 시작된 유행일지라도, 사람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요즘 뜨는 음식’, ‘맛있는 음식’으로 먹어볼 이유는 충분한 것.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쫀쿠를 이길 디저트 ‘상하이 버터떡’이 등장한다. 두쫀쿠의 유행이 끝나갈 시점에 ‘이제 두쫀쿠 가고 버터떡 온다’라는 내용의 콘텐츠를 본 적 있다. 처음에는 여론도 그렇고 나 또한 일정 부분 ‘억지로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것 아닌가’에 대한 의심이 생기기도 했다. 두쫀쿠 유행이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기다렸단 듯이 다음 타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버터떡도 두쫀쿠만큼은 아니지만 나름의 열풍을 불어왔다. 쫀득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입맛에 딱 맞는 디저트며, 들어가는 재료들이 실패 확률이 낮기 때문에 한 번쯤 가볍게 시도하기 좋다. 무엇보다 버터떡은 두쫀쿠에 비해 쉽게 구할 수 있고 저렴한 편이라 마음먹으면 금방 사 먹을 수 있어, 접근성이 좋은 디저트라고 할 수 있겠다.
어쩌면 요즘 유행은 이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일단 사람들의 눈에 띄고, 그다음 먹어볼 만하면 SNS로 확산이 되어 살아남는 구조.
하지만 버터떡 유행도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고 느낀다. 그렇다면 이제 다음 타자가 등장할 차례가 아닐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봄동과 같은 봄나물 유행에 이어 냉이나 쑥 같은 식재료의 유행이 지속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흐름은 ‘트렌드’에 해당하기보다는, 원래 먹던 음식을 다시 끌올하는 느낌이라 예전의 마라탕이나 두쫀쿠만큼의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며칠 전, 편의점에 들렀다가 정말 몇 년 만에 허니버터칩을 구매했다. 구매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때 이 허니버터칩도 없어서 못 먹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제 두쫀쿠도 곧 이렇게 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도 그렇게 되는 중이기도 하다.
특별해서 일부러 찾아다니던 순간은 이제 지나고, 어느새 익숙해져서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는 것. 어쩌면 모든 유행은 이런 과정을 거쳐 희소성이 점점 떨어지고, 평범해진다.
그렇다면 대중은 왜 이러한 유행에 빠르게 반응하고, 열광하는 것일까? 어디서 어떻게 유행이 시작된 건지 관심을 가지기보다, ‘이게 요즘 유행이래!’라는 말에 바로 순응하고 사 먹는 심리. 그 이유와 유래를 따지기보다 ‘나도 한 번쯤 먹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앞서게 되는 듯하다.
어쩌면 우리는 맛 자체를 목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이 트렌드를 알고 있다’라는 감각에 집중하는 것 아닐까 싶다.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대화에서 공감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경험, ‘나도 먹어봤다’라고 말할 수 있는 SNS 기록들까지. 이러한 요소들이 쌓여 하나의 음식이 큰 유행과 흐름으로 번진다.
그래서인지 요즘 F&B 트렌드에서는 더 이상 맛이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빠르게 퍼지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는지가 더 중요해진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자연스럽게 유행의 시초와 이유를 묻지 않게 된다. 그저 ‘지금 뜨는 것’이라는 사실만으로 유행을 경험하기에 충분해진다.
결국 남는 건 거창한 이유가 아닌, 생각보다 단순한 선택.
요즘 유행이니까, 한 번쯤 먹어볼까?
그리고 그 작은 선택들이 쌓이면서, 또 하나의 유행이 만들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