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부터 주 1회 간 쓰기 시작했던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이 어느덧 마지막에 접어들었다. 마지막이라 슬프고 아쉽다는 감상이 크게 들지 않는 것은 이 에디터 활동이 끝나더라도 나는 여전히 어떤 곳에서든 글을 쓰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만 좀 더 공들여 쓸 걸 그랬다는 후회는 진득하게 따라붙는다. 어떤 글이든 쓰고 나면 매번 드는 생각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여러 가지 일을 마주하며 글을 쓰는 일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내가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아트인사이트 덕에 이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렇기에 마지막에는 글쓰기에 관한 글을 쓰려고 한다. 단순히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글쓰기에 대한 회고다.
그간 어디에서, 무엇에 대한 글을 썼냐 하면 크게 3가지로 말할 수 있다. 인문 전공 학생으로서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 여러 레포트와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올해 상반기에 단기로 진행한 창작 수업이 그러하다. 셋 다 내게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다.
글쓰기에 대한 고민은 학교에 제출할 글을 여럿 적게 되며 시작한 것 같다. 물론 글은 대부분 학생의 주관과 생각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풀어내는가를 평가 기준으로 삼기에 쓰는 과정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제출까지 하고 나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내 진심인지 종종 의심스러울 때가 있었다. 글에서 다루는 담론과 주장, 어휘들이 나를 뒤에 남겨두고 추월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이 직접 쓴 글임에도 말이다. 그 당시 나는 ‘–해야 한다.’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는데, 정작 그것을 실행에 옮기지 못한 적도 많았다. 어떤 문제를 맞닥뜨려도 공감이 아니라 분석을 먼저 하게 되는 나 자신의 모습에 점차 질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기에 아트인사이트를 만나 에디터 활동을 시작했다. 문화예술에 대한 것이면 무엇이든 쓸 수 있다는 아트인사이트 공간은 내게 많은 위안을 주었다. 처음 글을 쓰기 전, 다른 사람들의 글을 여럿 읽어봤는데, 다들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을 가감 없이 풀어내고 있어서 좀 겁이 난 것과 동시에 두근거리기도 했다. 이런 공간이라면 분석이 아닌 공감을 토대로 한 글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까지 총 17개를 작성한 시점에서 아트인사이트의 활동을 다시 돌아보니 내가 완전히 목표한 바는 이룰 수 없었지만 얼추 절반 정도는 성공한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이건 오직 아트인사이트라서 적을 수 있다고 생각한 글도 여럿 있었다. 그리고 쓰다 보니 점점 익숙해져서 진심을 글에 솔직하게 담아냈다 확신한 순간도 점차 늘어나게 되었다. 그간 글은 많이 써봤지만 최대한 진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경험은 처음이었다. 그간 갖고 있던 글쓰기에 대한 고민에서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되었다.
그렇기에 이후 창작 수업을 진행하며, 자신의 여러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더욱 허물없는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전적인 경험들을 여러 방면으로 재구성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면서, 내가 왜 글을 쓰면서 간혹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느꼈는지에 대한 결론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성 또한 강한 확신을 가지고 정하게 되었다.
글을 쓴다는 건 근본적으로는 설득의 과정이다. 남에게 설득하는 것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나한테도 설득해야만 글을 완성할 수 있다. 나는 평소 글을 쓸 때 적당한 개요 정도만 미리 생각해두는 편인데 결국 글의 내용을 채우는 순간에 들어가야지만 내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게 되며, 고민으로 출발한 여정이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지를 느낄 수가 있었다.
아트인사이트 활동을 종료하는 이 시점에서 오직 하나의 생각만이 선명하다. 솔직하게 글을 쓰자. 분석보다는 공감을, 진심을,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지 말자. 글을 쓰는 여정은 결국 나에 대한 여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