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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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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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변화의 과정이다. 변화란 자고로 성장을 뜻한다. 변화 이전과 이후에는 어떠한 깨달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삶을 살아가며 성장하는데 그 깨달음이 찾아오는 순간은 다양하다. 자신이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나 누군가의 죽음을 목도하였을 때, 혹은 사랑이 찾아오는 순간에서 저마다의 깨달음을 얻고 변화 이후로 나아간다. 그렇게 성장한다.

 

에드워드 양 감독의 <하나 그리고 둘>은 이처럼 성장하는 이들이 나온다. 다만 이들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은 결코 다정하지 않다. 실패의 순간, 거절의 순간, 죽음의 순간이 인물에게 드리우고 인물은 그 순간에 내던져진다. 쉽게 찾아오지 않을 순간에서 변화로 나아가는 시발점에 서 있는 것이다.

 

그것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양양이 받은 카메라이다. 아빠 NJ가 준 카메라. 양양은 그것으로 사람들의 뒷모습을 찍는다. 모든 사진에는 자신이 잘 아는 사람 혹은 이름 모를 사람의 뒷모습이 찍혀 있다. 이들이 누구인가,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진에 찍힌 대상은 자신을 그 뒷모습 중에서 확실히 골라 구분해낸다.

 

감독은 이러한 뒷모습 사진을 통해 때때로 보이지 않고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삶의 단면,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양양의 아빠 NJ다. NJ는 집안의 가장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인물이다. 하지만 회사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자칫하다 모두가 함께 가라앉을 미래를 직감한다. 가족의 결혼식에서 우연히 과거 연인을 만나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무시하려 애쓰고 뒤죽박죽 엉킨 일상 속에서 떠밀리듯 도쿄로 떠난다.

 

그리고 NJ는 그곳에서 과거의 연인을 다시 조우한다. NJ의 첫사랑은 NJ가 더 이상 보지 않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NJ는 앞을 보려는 사람이고 부가적인 상황 때문에 앞을 볼 수밖에 없다. 가정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쿄에서 만난 첫사랑은 NJ를 과거로 데려간다.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주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과 함께 떠나자고 말한다.

 

NJ는 첫사랑과 함께 행복한 순간으로 떠나고 싶다가도 멈칫한다. 그리고 그 침묵의 순간은 첫사랑에게 거절의 의미로 다가갔을지 모른다. 언뜻 찾아오는 무기력함, 공허, 외로움, 고독. NJ가 처한 상황은 저녁의 도쿄와 닮아있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세계에 떨어져 첫사랑과 주고받는 대화. 첫사랑만이 나의 말을 이해하고 나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은 착각. NJ와 첫사랑은 타이페이가 아닌 도쿄에서 그동안 풀지 못했던 과거의 고리를 풀어낸다. 그들이 바로 이해하고 해석하고 말할 수 있는 그들만의 대화로.

 

그러나 첫사랑은 말없이 도쿄를 떠나고 NJ는 도쿄에 홀로 남겨진다. 그는 침대에 걸터앉아 창문밖을 바라본다. 그때 NJ의 뒷모습이 찍힌다. NJ의 뒷모습은 NJ가 보지 못했던 그의 삶을 의미한다. 동시에 그가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던 삶이기도 하다.

 

하지만 NJ는 그것을 마주해야만 하는 것을 알고 있다. 첫사랑이 떠나고 나서야 관객에게 뒷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상처와 실패를 NJ 또한 스스로 마주한다.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깨닫는다.

 

<하나 그리고 둘>은 영화 속 인물들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고 삶을 살아가며 누구나 깨닫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 실패하는 순간의 이야기,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이지 않는 모습을 결국에 마주하며 성장하는 영화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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