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Whitney Houston의 Saving All My Love for You는 1985년에 발매된 그녀의 데뷔 앨범 수록곡으로, 이후 그래미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곡이다. 원곡은 1978년 마릴린 맥쿠와 빌리 데이비스 주니어가 불렀지만, 휘스턴의 목소리로 새롭게 재탄생해 더욱 유명해졌다. 따뜻한 재즈 발라드 풍의 멜로디와 섬세한 보컬이 돋보이지만, 가사는 내연 관계를 다루어 은근한 슬픔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이 곡은 종종 사랑스럽게 들리지만, 가사와 함께 들여다보면 외로운 사랑의 단면을 담고 있는 노래다.


 

13111.png


 


Saving All My Love for You


 

겨울이 되면 유난히 떠오르는 노래들이 있고, 팝 하게 튀는 노래들보다는 발라드가 더 당기는 겨울만의 분위기가  있다. Whitney Houston의 Saving All My Love for You도 그중 하나다. 그리고 간주부터 겨울스럽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이 노래는 언뜻 들으면 사랑스럽고 따뜻한 발라드처럼 들리지만, 가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미 가정이 있는 남자를 사랑하게 된 여자의 시점을 담고 있다. 나는 내연녀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헤어진 뒤 비어버린 마음, 어디에도 둘 곳 없는 사랑이 흩어지는 느낌, 그 외로움과 고통의 구조만큼은 이별과 묘하게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가 당장 오지 않아도 “Saving all my love for you”라는 말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겨울에 솔로인 상태가 되면, 뭔가 더 외로운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시즌은 연인과 보내야 할 것 같고, 추운 겨울날에 꼭 붙어있을 누군가가 없다는 느낌에 더 춥게 느껴지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순식간에 새해가 되고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전에 “사랑을 모아두겠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나는 외로움을 견뎌보겠다.” 하는 다짐 같다.


이별을 한 직후라고 해서 사랑이 순식간에 사라지지 않는다. 크게 상처를 받고 헤어졌든, 자연스러운 상황에 의해 헤어졌든, 진실되게 사랑했다면 사랑한 감정이 순식간에 0이 돼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랬을 때 뻥 뚫려버리는 가슴을 고통스럽게 겪기보다는 스스로를 위로하고 마치 정신승리처럼 이겨내는 방식으로 보인다. 애써 아무에게나 마음을 주기보다 “외로움을 한번 견뎌볼래. 차라리 조금 슬퍼볼게.”라고 말하는 듯하다.

 

My friends try and tell me, find a man of my own

친구들은 내게 말하지, “이젠 너만의 남자를 찾아”라고


But each time I try, I just break down and cry

하지만 시도할 때마다 결국 무너져서 울게 돼


Cause I’d rather be home feeling blue

왜냐면, 외롭고 슬프더라도 집에 있는 게 더 나으니까


So I’m saving all my love for you

그래서 나는 여전히 당신만을 위해 사랑을 아껴두고 있어

 

가사에서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말이 아니라, 한때 너무 뜨겁게 쏟아졌던 마음이 사라지지 않도록 조용히 품고 있는 시간처럼 보인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보다 혼자 울고, 외롭고, 나를 돌아보는 편을 택하는 거로 느껴진다. 노래 속 그녀는 비극적인 관계 속에 있지만, 그가 오지 않는 시간을 견디기 위해 사랑을 모아두어야 한다.

 

 


Loneliness


 

외로움은 고통의 영억이라고 하는데, 억지로 회복하려 할 필요가 없다. 사랑을 모아두는 아름다운 시기라 생각하며, 혼자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나와 마주하고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진하게 가져볼 수 있다. 겨울, 12월은 나무도 잎을 떨어뜨리고,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고, 직장에서는 한 해의 업무를 마무리한다. 12월은 다음을 위해 살짝 멈춰있어도 어느 달보다 적절하게 느껴지는 특이한 달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12월은 수많은 ‘마지막’들로 가득하다. 새해를 20일을 채 남기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12월은 모든 것에 ‘마지막’이라는 의미를 계속 부여하게 되는 마성의 달이다. 올해의 마지막 모임, 마지막으로 들리는 단골집, 마지막 선물, 마지막 수업, 마지막 근무 등등.


외로움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나에게로 돌아오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12월이 주는 ‘마지막’의 기운 속에서, 나는 조금 더 나를 들여다보며 사랑을 모아둘 수 있다. 이제는 그 사랑을 누군가가 아니라 나를 위해 아껴두기로 한다. 12월을 어떠한 감정으로 지내든 잔잔하고 적절한 의미 부여로 아픈 해였다면 덜 아프게, 차분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면 자신만의 끈으로 한 해를 부드럽게 감싸주는 리본 같은 감정으로 승화해 보면 좋을 것 같다.


Saving all my love for me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