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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라벨 물의 유희


 

“저런 것들 마음은 궁금하지도 않아”

 

우리는 사회면 뉴스에서 자주 볼 법한 사람들을 보며 이렇게 말하곤 한다. 특히 연쇄살인범, ‘사이코패스’라는 단어가 세간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던 시절에는 더욱 그랬다.

 

사람을 죽인다는 생각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우리 마음과, 그런 행동을 실제로 저지르는 그들의 마음은 얼마나 다를까.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이 생기고, 왜 그런 행동으로 이어지게 되는 걸까.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바로 그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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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이 생소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범인을 떠올리면 험악한 인상, 불우한 가정환경, 타고난 폭력성을 자연스럽게 떠올렸다. 교도소에는 인상이 나쁜 사람들만 있을 것이고, 사람에게 해를 끼치고자 하는 마음은 날 때부터 자연스레 자리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팽배했다.

 

그러나 드라마 속 송하영은 그런 고정관념을 벗어난다. 그는 범인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단지 나쁜 사람이니까, 하는 이유로 사건을 단정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의 행동 패턴과 내면의 동기를 따라가며 사건의 실마리를 좁혀나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흉악한 사건의 범인이라 해서, 우리가 이해 불가능한 ‘완전한 악’은 아니라는 것을.

 

예를 들어, ‘빨간모자 살인사건’의 범인 조강무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심한 학대를 받았다. 그 상처는 타인을 향한 분노로 이어졌고, 그 분노가 결국 그를 범죄자로 만들었다. 많은 범죄자들이 이처럼 불우한 가정환경을 공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구영춘 (실제 유영철 모티브), 남기태 (실제 정남규 모티브)처럼 살인 그 자체에서 쾌감과 자부심을 느끼는 이들도 있었다.

 

사람의 삶이 저마다 다르듯, 범죄의 동기 또한 하나로 설명할 수 없었다. 같은 살인을 저질렀더라도 그 안의 이유와 감정은 모두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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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이러한 다양한 범죄자의 군상을 통해 말한다. 인간의 마음은 선악으로 단정 지을 수 없으며, 누구나 그 안에 복잡한 층위를 품고 있다고.

 

드라마는 송하영이라는 인물을 통해 이 부분을 더욱 깊게 확장시킨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읜 하영은, 범죄자들의 상처와 닮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영은 다른 선택을 한다.

 

하영은 범죄자의 마음을 읽는 과정에서, 때로는 그들과 동화될 뻔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마음을 나누는 과정 속에서 본래의 자신을 되찾는다. 드라마는 이 과정을 통해 인간이 ‘인간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모습을 통해서, 이 작품은 궁극적으로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 주어진 환경이 힘들어 넘어지는 걸 비난하거나 동정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인간성을 개인의 의지만으로 지키라 말하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 그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알고 나누는 일을 통해서 비로소 단단해질 수 있다고 말이다.

 

끔찍한 사건과 힘든 나날들 속에서도 우리를 버티게 하는 건 결국 ‘사람’이다. 성선설도, 성악설도 아닌 그 어딘가에서,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덧대며 살아간다.

 

마음이 다치고 어두워지지 않도록,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보듬으며 나아가는 일. 그것이 바로 우리가 ‘악의 마음’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최근에도 뉴스를 볼 때면 사람들의 마음이 점점 다쳐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부디 우리가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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