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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사실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젊을 때 여행을 많이 가봐야 한다고들 하지만 인터넷이 발전하지 않은 과거와는 달리 침대 위에서도 전 세계를 누빌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 굳이 직접 갈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게다가 바깥 활동보다 실내 활동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비싼 돈을 들여가며 고생해야 한다는 게 그다지 긍정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 친한 친구들과 여행을 가게 되었고 국내 여행도 벅차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여기는 어떠냐며 친구들한테 먼저 권하는 상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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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잘 놀다 갑니다》는 여행 유튜브 '소풍족'의 멤버 김은영이 직접 겪은 여행기를 기록한 책이다.

 

저자 홀로 여행한 경험담, 친구 그리고 가족들과 그리고 여행하며 만났던 새로운 인연들의 기록이 담겨 있었는데 나에게 여행의 소중함을 알려준 계기가 친구들이라서 그런 건지 그중에서 나는 친구와 함께한 여행기가 담겨있는 챕터가 인상 깊었다.

 

 

"내가 먼저 쌀게."


주저하는 여인들을 위하여 몽골 유경험자인 내가 나섰다. 당황스러움과 존경이 뒤섞인 눈알 여섯 개가 나를 향했다. 허리춤을 만지작거리더니 일제히 뒤를 돌았다. 어딘가로 떠날 줄 알았던 셋은 그 자리 그대로 서 있었다. 군대라고는 예능에서 본 게 다지만, 전우애가 이런 걸까. - 75p

 

 

혼자 하는 여행, 즉 '혼여'의 가장 큰 장점을 꼽는다면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고,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쉴 수 있다는 자유도에 있다. 그리고 몇몇은 혼자 낯선 곳을 걸어 다니며 겪는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면서 성장할 수 있다며 혼자 가는 여행을 권하고들 한다. 나는 아직 타지가 무서운 쫄보라서 그런 걸까. 홀로 위기 상황을 해결하는 것보다, 자유도는 조금 떨어지더라도 위기 상황을 함께 이겨내 줄 친구들이 필요하다.

 

저자가 친구들과 여행 가서 난감한 상황을 겪은 에피소드들을 읽으면서 친구와 함께 여행하며 겪은 일들이 생각났다. 특히 '전우애가 이런 걸까.'라는 저자의 말에 깊게 공감했는데, 마치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 훈련소 동기들과 만날 때마다 군대에서 겪은 무용담을 늘어놓는 것처럼 친구와 만날 때면 그때 겪은 일들을 매번 언급하곤 한다. 그리고 언급할 때마다 질리긴커녕 매번 신선한 웃음을 가져다준다.

 

사실 친구와 함께했던 여행들이 전부 행복하고 즐거웠던 건 아니었다. 스케줄상 어쩔 수 없이 여름밖에 시간이 나지 않아 푹푹 찌는 더운 여름날, 모두가 말리는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여름 더위가 무시무시한 일본이라서 가기 전에도 괜히 힘들다고 친구한테 말이 밉게 나갈까 싶어 혼자서 단단히 마음먹고 출발한 여행이었다.

 

다행히도 친구와 싸우지 않고 잘 다녀오긴 했으나, 평소라면 웃으면서 넘길 수 있을 법한 일들이 불편하게 느껴졌던 순간들이 꽤 있는 바람에 여행을 갔다 온 후,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에 사과 문자를 남겼던 것 같다.

 

친구와 함께했던 여행을 되짚어보면 계획대로 된 적보다, 불미스러운 사건들을 마주했던 적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기억이 미화라도 되는 건지 하하호호 웃었던 상황만 진하게 남아서 친구들과 여행가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이렇게 짧았든, 길었든 하나의 여행이 끝나면, 여기저기서 주워 온 나의 새로운 모습들로 주머니가 묵직해진다. 낯선 곳을 걸어야만 새롭게 알게 되는 내가 있고, 낯선 맛을 삼켜봐야만 비로소 인정하게 되는 내가 있다. - 284p

 

 

여행하면 할수록 새로운 내 모습을 보게 된다. 굳이 문제상황을 맞닥뜨리지 않더라도 나를 모르는 사람들만 있는 곳에서 타인과 소통하면서, 그리고 문제상황에서 사람들과 괜한 감정싸움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순간들이 쌓이고 쌓이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출발했던 내 모습과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혼자 하는 여행에 대해, 그리고 친구, 가족들과 함께하는 여행에 대해 보고 있자니 친구들이랑만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도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그 자체가 주는 깨달음은 별로 없지만, 여행하며 새로운 것들을 느끼며 성장하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여행을 기대하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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