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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0일, 서울숲재즈페스티벌을 찾았다. 전날 갑자기 생겨버린 일정 탓에 오전 공연까지만 볼 수 있었다. 하루를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았지만 그래서 그런지 그 짧은 순간이 진하게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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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둘러싼 풍경은 지금까지 경험했던 여느 다른 페스티벌과 사뭇 달랐다.

 

가장 눈에 띄었던 건 가족 단위의 관객들과 펫존이었다. 이번 서울숲제즈페스티벌에서는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의 무료입장과 펫존 운영을 통해 모두에게 열린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온 사람들이 잔디밭 한쪽에서 여유롭게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강아지가 리듬에 맞춰 꼬리를 흔들고, 옆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았다.

 

페스티벌의 모토인 'Nature, Music &Love'에 걸맞는 풍경이었다. 또한 재즈라는 음악이 조금은 딱딱하고 진지하다는 기존의 이미지를 깨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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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제로 웨이스트 실천이었다.

 

현장에서는 다회용기 사용과 배달을 적극 장려했다. 많은 관객이 다회용 컵을 들고 다니거나, 다회용기 반납 부스를 이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음악을 향유하는 동시에 환경을 고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페스티벌이 추구해야할 지속 가능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페스티벌은 무대를 분리한 구성도 눈에 띄었다. 시간대에 따라 장소를 이동해가면서 무대를 관람하는 구성은 아티스트와 조금 더 가까이 호릅할 수 있는 묘미를 제공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더 사운드 오브 얀씨클럽'의 무대였다. 재즈와 디제잉을 조화는 전혀 새로운 느낌을 선사했다. 특히 플룻과 색소폰의 티키타카가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만들었다. 또 전자공방과 난아진의 합동공연은 재즈와 힙합, 밴드 사운드가 어우러지며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다채로움을 선사했다.

 

그때쯤 깨달았던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던 재즈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재즈는 생각보다 훨씬 열려 있고, 다양한 장르와 대화하며 확장되는 음악이었다.


내가 가장 기대했던 무대는 스텔라장이었다. 부끄럽지만 토요일 라인업에서 가장 이름이 익숙한 가수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쉽게도 공연의 초반부까지만 지켜볼 수 있었는데 오히려 그 불완전한 청취가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 서울숲을 빠져나오는 순간에도 스탤라장의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따라왔고 그 잔향이 하루 종일 귀에 맴돌았다.


늘 재즈를 좋아하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어려운 장르’라는 벽을 느껴왔다. 재즈를 즐기고 싶어도 어떻게 즐겨야 할지를 몰라서 항상 벽을 느껴왔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 페스티벌에서 그 벽이 조금 허물어진 것 같다. 잔디밭 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듣는 재즈, 아이부터 반려동물까지 모두가 함께 즐기는 재즈, 디제잉, 락과 조화를 이루는 재즈. 재즈는 더 이상 ‘전문가들의 음악’이 아니라, 일상 가까이에 스며드는 하나의 언어였다.


지금까지 겪어본 여러 음악 페스티벌들은 흔히 ‘뛰어노는 축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서울숲재즈페스티벌은 달랐다. 사람들은 무대 앞에서 격렬히 뛰기보다는, 초가을의 바람을 맞으며 잔잔하게 여유와 낭만을 만끽했다. 누군가는 돗자리에 앉아 와인을 기울였고, 누군가는 아이와 함께 손뼉을 치며 리듬을 탔다.

 

그 느긋한 여유로움이야말로 재즈와 가장 잘 어울리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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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 머릿속에는 여전히 재즈의 선율로 가득찼다. 내게 재즈는 여전히 조금은 낯설지만, 이제는 가까워지고 싶은 장르로 한걸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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