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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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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은 14살 소년 모모의 시선에서 펼쳐지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인생 이야기이다. 이 책은 사회에서 소외되고 상처받은 프랑스 빈민가의 사람들이 서로를 보호해 주고 도와주며 살아가는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모모는 어렸을 적 로자 아줌마에게 맡겨져 자기 부모도, 정확한 나이도 모른 채 살아간다. 그는 프랑스에서 인종적으로 차별받는 아랍인이며 책의 초반에는 10살로 나오지만, 이는 로자 아줌마가 모모와 헤어지기 싫어서 그의 나이를 실제보다 어리게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모모는 일찍 철이 들어야만 했기에 또래들보다 조숙하지만, 늘 엄마에 대한 궁금증과 그리움을 품고 있다. 점점 건강이 안 좋아지는 로자 아줌마를 보면서 모모는 ‘생’의 불행을 이해하지 못하여 고통스러워한다.

 

로자 아줌마는 매춘부의 아이들을 돌봐주는 늙은 유대인이다. 젊었을 적 매춘부로 일했던 그녀는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갔던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공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로자 아줌마는 모모의 유일한 가족이지만 65세의 고령에다가 비만이어서 갈수록 건강이 안 좋아진다.


이 외에도 모모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지만 치매로 점점 정신을 잃어가는 하밀 할아버지와 이웃집 성전환자 롤라 아줌마 등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아픔을 가졌기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이웃들은 로자 아줌마의 건강을 위해 그녀의 집을 방문해 온갖 치료를 시도해 보고, 그녀가 떠나면 혼자 남겨질 모모를 걱정해 준다. 모모를 포함한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생이 비극적일지언정 그것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사랑을 찾아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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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인 “자기 앞의 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 책은 아이의 시선에서 ‘생’이라는 유한한 시간 속에서 어떤 태도로 인생을 살아가야 할지, 그리고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사랑’을 하는 삶이다. 모모는 어린 나이에 삶과 죽음을 너무 일찍 알게 되지만, 그로 인해 사랑의 중요성도 일찍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는 자기 앞의 생을 살아가면서 사랑을 통해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유일하게 공쿠르상을 두 번 수상한 작가 로맹 가리의 이야기도 마음속에 남는다. 로맹 가리는 외교관으로 일하며 ‘하늘의 뿌리’라는 소설로 공쿠르상을 수상하였다. 그 후, 에밀 아자르 라는 필명으로 ‘자기 앞의 생’을 써서 생에 한 번밖에 수상할 수 없다는 공쿠르상을 두번 수상하였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같은 인물인 줄 몰랐던 평론가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다. 그의 파란만장 했던 인생 이야기가 이 책 속에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것 같다.




인생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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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 생각해도 이상한 건, 인간 안에 붙박이장처럼 눈물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원래 울게 돼 있는 것이다.”

 

“완전히 희거나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 거지”

 

 

인간의 삶에는 좋은 것도 슬픈 것도 있지만, 결국 슬픔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 아닐까? 갓 태어난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고, 눈이 침침해진 노인들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을 보면 우리의 인생은 언제나 슬픔과 눈물을 동반하는 것 같다.

 

 

 

행복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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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나는 행복해지기보다는 그냥 이래도 사는 게 더 좋다. 행복이란 놈은 요물이며 고약한 것이기 때문에, 그 놈에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러나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생의 엉덩이를 핥아대는 짓을 할 생각은 없다. 생을 미화할 생각, 생을 상대할 생각도 없다. 생과 나는 피차 상관이 없는 사이다.”

 

 

태생부터 가진 것이 없었던 모모는 죽음에 가까워지는 로자 아줌마를 보면서 더욱더 행복과 생을 멀리하게 된다. 그는 현실의 고통이 너무 크기에 잠깐의 행복으로 고통을 잊기보다는 그 고통을 감내하여 익숙해지려고 한다. 어린아이가 하기에는 너무 현실적인 생각이라서 책을 읽으면서 슬퍼졌다. 그러나 이런 덤덤한 태도가 현실의 고난을 이겨내고 한 단계 성장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죽음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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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이 붙어 있다고 해서 이렇게 고통받아야 한다는 것은 부당하다.”

 

“이제 모두 다 지겨워요. 로자 아줌마만 빼고요. 아줌마는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 사람이에요…. 로자 아줌마를 고통스런 생에서 구해주세요. 생이라는 것은 아줌마를 엉덩이로 걷어차버렸어요.”

 


책을 읽으면서 안락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고통스러워하는 로자 아줌마를 보면서 모모는 의사가 그녀에게 안락사를 시행해 해주기를 원한다. 돈을 벌 수도 없고,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고, 그렇다고 병원에 가는 것도 원하지 않는 로자 아줌마의 삶에는 더 이상 행복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생과 사를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은 결국 인생을 비극적으로 만든다.


 

 

사랑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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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절대로 정상은 안 될 거에요, 선생님. 정상이라는 작자들은 모두 비열한 놈들뿐인걸요.”

 

“그녀는 이제 숨을 쉬지 않았지만, 그런 건 상관없었다. 숨을 쉬지 않아도 그녀를 사랑했으니까.“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다. 더 두고 봐야 할것이다. 나는 로자 아줌마를 사랑했고, 계속 그녀가 그리울 것이다.”

 

“사랑해야 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가 “정상”이라는 범주를 벗어난 이들이기에 모모 또한 자기 모습을 억지로 바꾸기보다는 정상이 아닌 그 모습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는 정상이 아닌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사랑해야 한다”라는 구절로 끝나는데, 이는 결국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할 사람의 존재라는 것을 알려준다. 누구보다 비극적인 배경의 모모 조차 사랑의 힘으로 자기 앞의 생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처럼, 우리 역시 사랑을 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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