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따뜻함이 물러가고, 어느새 햇빛 쨍쨍 더운 여름이 되었다. 여름이 되면 내 플레이리스트는 유독 시원시원한 노래들로 가득 찬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밴드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다. 인디 밴드 음악은 아이돌 음악과 또 다른 매력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3~4월까지만 해도 내 플레이리스트는 단단하고, 무거운 밴드 사운드의 노래들이 가득했다. 그것이 밴드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6~7월이 되고나니, 밴드 음악에 대한 취향이 달라졌다. 오히려 웅장한 밴드 사운드보다는, 가볍고 통통 튀는 노래들만 ‘내 장바구니’에 담았다. 요즈음 여름 노래만 모으기 시작했다. 이렇게 ‘여름 노래 콜렉터’가 된 나의 마음에 쏙 들어온 노래가 있으니, 바로 한로로의 <해초>이다.

(사진 출처: 비애티튜드 매거진)
한로로, 그녀는 누구인가
한로로의 본명은 한지수. 고등학교 친구들과 <지수와 로그> 단원을 배우며, ‘한로그’라는 별명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예명도 ‘한로그’라고 지으려고 했지만, 너무 수학적인 것 같다는 판단에 귀엽게 ‘한로로’라고 짓게 되었다고 밝혔다. 귀여운 얼굴에 찰떡인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로로는 2000년생 싱어송라이터이며, 2022년 입춘이라는 앨범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밴드계의 포근함을 한층 더했다.
<입춘> 앨범 발매 이후에는 <ㅈㅣㅂ>, <비틀비틀 짝짜꿍> 등 ‘한로로 감성’ 노래로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이 ‘한로로 감성’에 푹 빠져버렸다. 한로로라는 싱어송라이터에게는 힘이 있고, 강인한 노래들도 있으면서, 포근한 노래들도 존재한다.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포근해지고, 추억에 젖어들어 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바로 특유의 ‘한로로 감성’ 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해초가 수록된 < 이상비행 >
오늘 소개할 <해초>라는 노래가 수록된 <이상비행>이라는 앨범은 2023년 8월 29일에 발매되었다. 이 앨범 안에 수록된 곡은 총 6곡, <이상비행>, <해초>, <화해>, <금붕어>, <자처>, <사랑하게 될 거야> 이다. 앨범 이름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지어졌다고 한다. 한로로라는 사람 본인이 평소에 항상 좇던 이상이 있었고, 그 이상을 좇다 보면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어쩔 수 없이 보는 모습들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런 자신의 모습을 타파하고 싶었고, 또한 이런 모습이 자신뿐만 아니라 ‘요즘 사람들도 함께 공감할 수 있겠다’ 라고 생각해 <이상비행>이라는 제목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상비행> 앨범 속 6곡 모두 주옥같은 곡이지만, 나에게 와닿았던 ‘썸머송’ 인 해초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다음으로는 가사들과 함께 소소한 해석들을 덧붙여보겠다.
바다 위를 떠도는 나도
파릇하던 때가 있었지
문득 그 시절이 그리워
파도 따라 떠나는 여행
누구에게나 ‘파릇하던 때’가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파릇하던 때’를 현재의 이상을 좇기 전, 개인의 모습들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니 뒤 가사에 ‘두고서 떠나야 할 것들’ 나오는데, 그 단어들이 하나씩 이해가 되더라.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는 ‘파릇하던 때’가 있었는가? 현재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을 좇기 전에, 어떤 것을 좇아 살아왔나?
나는 아직 21살이다. 그래서 나의 가장 큰 이상은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런 이상을 좇으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고등학교 때,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던 경험들은 지금 돌아보면, ‘아~ 귀엽다~’ 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푸릇푸릇하고, 청춘이었다. 이 가사와 함께 보니까, ‘파릇하던 때’ 가 있었다는 것이 이런 의미였구나~ 라고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날 붙잡는 기억들은 이 섬에 두고서 떠나야만 해
더 메마르지 않도록 서둘러 방향을 틀어야만 해
벌써 쉽지 않겠지만 또 다른 무인도를 찾아야만 해
언젠가의 과거로 채울 그런 따뜻한 섬 말야
그런 알 수 없는 섬을 말야
‘또 다른 무인도를 찾아야 한다’ 라는 가사에서, 특히 ‘저마다의 이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잘 드러났다. 사람들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무인도가 있고, 나는 그 ‘무인도’들이 ‘각각 개인의 이상들’ 이라고 생각한다.
20살이 되고 나서, 내가 가장 크게 생각했던 ‘무인도’, 즉 이상은 현실이 되었다. 그러고 나면? 무엇을 하는가? 사람들은 또 새로운 이상, 새로운 무인도를 찾곤 한다. 나도 그러했다. 막상 대학에 들어오고 나니, 자유가 주어졌다. 하고 싶은 것을 정말 다~ 하면서 살았다. 이제는 고등학생이 아닌 성인이 되었으니, ‘취업’ ‘커리어우먼’ 이라는 새로운 이상이 나에게 들어왔다. 그래서 나는
‘좋은 대학 가기만을 바라는 파릇하던 때를 이 섬(이전의 이상)에 두고, 이젠 의젓하고 완전한 성인이라는 새로운 무인도(새로운 이상)를 찾아 떠나는 여행 중이다.’라고 해석이 되더라.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 이 노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루에 백번은 듣는다. 나의 인생의 여정을 응원해주는 노래인 것만 같아서.
이렇게 노래의 가사를 깊게 생각해보니, 참으로 노래는 삶을 반영하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 노래를 계속 생각해보면서, 나는 힘들더라도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었다. 누구든지 각자의 이상이 있고, 그 이상을 순수하게 좇는 시절들이 있으며, 그 시절 가운데서 힘들고 울고 싶은 순간들도 있다. 하지만, ‘쉽지 않겠지만 또 다른 무인도를 찾아야만 해’ 라는 말처럼, 나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모두의 이상을 응원하고 싶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한 마디를 건넨다.
‘당신의 이상비행을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