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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관람한 <트롯열차 피카디리역>은 7080~2000년대까지 시대별 명곡 15곡으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이야기하는 주크박스 형태로, 7080 레트로 감성을 품은 DJ 부스와 다방 무대 연출, 클래식한 소품과 복고풍 의상을 활용하여 관객들이 추억 속으로 떠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대학생이어서 이번 트롯열차를 타고 추억 속에 도착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추억을 쌓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래도 책과 영화 속에서 봤던 단어 사용과 상황들이 있기도 했고, 같이 간 부모님이 간략하게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셔서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특히 DJ 부스와 다방 무대 연출에서 색다른 감정을 느껴볼 수 있었다. 현재의 나로서는 보지 못할 그 분위기와 상황들을 해당 무대에서 간접적으로나마 겪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트롯열차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트로트로 떠나는 감성 시간여행으로 희로애락(喜怒哀樂)이라는 감정의 역에 각각 정차하며 관련된 감정의 노래들을 듣게 한다. 또한 간단한 무대 구성뿐 아니라 관객 사연 등의 여러 관객 참여 방식이 중간중간 더해져 있어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다.

   

 

 

무대 연출


 

이 시기를 경험하지 못했던 나로서는 DJ 부스와 다방 무대의 그 느낌이 낯설고 어색하기도 했다. 특히 DJ 부스가 그렇게 느껴졌다. 다방 무대의 경우 책 속에서 비슷한 무대 설명을 여럿 보기도 하였고 현재와 그렇게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었다.

 

그런데 DJ 부스는 그 특유의 분위기와 DJ의 말과 행동이 나에게 너무 이질적이었다. 평소 아이돌이나 노래에 큰 관심이 없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만 반복해서 듣는 편이다보니 더욱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대학교에서 학교 축제에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오랜만에 현장에서 노래를 듣는 것이기도 하였고 글이나 영상 속에서 비슷한 장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처음에는 그런 감정을 느끼면서 관람했지만, 시간이 흐르다보니 익숙해졌는지 재미있게 봤다. 특히 부모님이 그때는 저런 스타일의 DJ가 유행이었고 많이 그랬다는 말을 듣고 나니 더 즐겁게 느껴지고 덜 어색하게 느껴졌다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경험한 것과 비교하기보다는 약간 옛날 소설을 보는 느낌으로 봤던 것 같다.

 

‘옛날엔 그랬구나.’라고 알고 보니 그 시대에는 그랬구나- 정도의 느낌으로 받아들여져서 처음 느꼈던 어색함과 당황함, 낯선 감정들을 빠르게 없애고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었다.

   

 

 

싱어롱 타임


 

나는 싱어롱 타임이 있었을 때가 관람한 무대에서 가장 즐겁게 있었던 순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내가 트로트를 좋아하고 과거 속으로 떠나는 걸 즐긴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거의 낯선 노래들이었다. 정말 한두 곡을 제외한 나머지 노래들은 일절 들어보지 못했던 노래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후반부에 있던 싱어롱 타임을 통해 무대 위의 아티스트들과 관객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가사가 무대 뒤 화면에 떠올라 잘 모르는 노래더라도 일단은 입으로 가사를 내뱉어볼 수 있었기 때문에 더 몰입할 수 있었고 하나가 되었다고 느낄 수 있었다고 본다.

 

*

 

이번 트롯열차 탑승을 통하여 간접적으로나마 과거의 한켠을 들춰본 듯한 느낌이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러지 못하리라 느낀 그 시대를 짧게 느껴본 듯한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다른 관객분들에게는 시간을 달려 추억 속으로 떠나는 열차였을지 몰라도 나에게는 시간을 거슬러 과거 속으로 떠나는 열차였던 것 같다. 태어나기도 전의 그 순간들. 부모님과 조부모님 세대가 계셨을 그 시간 속의 일부와 마주보고 느껴볼 수 있는 순간들이었기 때문이다.

 

완전히 낯선 시대로 떠나는 여정이었음에도 부모님이 해주신 간단한 설명과 그 외의 다른 것들 때문에 열차를 타고 도착한 각 시대의 공간들을 느끼고 신나게 다닐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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