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평면.jpg

 

 

이 책은 '게으름과 산만함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강의를 개설하고자 했던 저자의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그때 만났던 학생은 앞서 언급한 주제에 대해서 오랜 고민을 지니고 있었고, 이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 또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그들의 고민을 떠올려보자면 바로 다음과 같다.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전문가를 선망하고,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된 일의 확장을 때때로 후회하고, 머릿속을 부유하는 생각들의 모음을 제한하려고 노력은 이른바 '산만한' 사람들에게 일상처럼 다가온다.

 

그렇다면 '산만함'의 개념은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흔히 이 뜻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산하고, 오늘날에는 산만해서 일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한다는 '게으름'이라는 이름과 함께 등장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다수의 인식 속에서 자리 잡은 고정된 관점이다. 산만하다-는 기준에 대해서 모두가 다르게 적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인간은 각각의 고유한 특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보다 좁은 관점에서 판단은 경계해야 한다.

 

또한 저마다 몰입과 집중의 정도와 기준이 다르고, 몰입할 수 있는 시간도 다르며, 무엇보다 어느 것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가치판단도 다를 것이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와 이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그러므로 나를 알고, 타인을 바라보는 관점의 폭을 넓혀보는 것은 '다양성'으로 점철된 현대 세계에서 진정으로 포용에 가까운 마음으로 향하는 길이 아닐까?


 

오직 인간만이 존재하면서도 부재하고, 떨어져 있으면서도 연결되며, 능동적이면서도 수동적일 수 있다. 우리는 몽상에 빠지고, 갈팡지팡하며, 쉽게 산만해지기에 무언가를 맹목적으로 좇지 않는다. 또한 몹시 가혹한 상처를 받았더라도 이를 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p. 41

 

 

책을 집필한 저자는 다양한 지적 세계를 탐구하고, 인간의 삶이라는 역사의 과정에서 목도한 것을 서술한다. 글쓴이의 관점에서 새롭게 쓰인 이야기는 정답을 쫓기보다는 '내면의 목소리'에 한결 더 가까워지는 경험이다.

 

이렇게 만난 여러 사례와 경험은 철학·예술과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서 생물학과도 연결되는 산물이다. 책 속에서 장 자크 루소, 몽테뉴, 데이비드 흄, 윌리엄 제임스, 키르케고르, 하이데거, 랑시에르와 같은 철학자의 사유 엿볼 수 있으며,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와 플로베르의 소설 <마담 보바리> 등의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저자의 시선에서 해석되고, 다시 쓰인 이야기 역시 '창조적 영감'에서 시작되었고, 이는 또 다른 이의 생각, 관점, 영감에서 재탄생된다. 생각, 사유, 영감과 같은 인류의 가장 보편적인 가치가 개인의 창조적 행위로 발산되는 것이다.

 

 

(···) 주변을 인식하거나 사유할 때, 우리는 본래 일관되거나 논리적이지 않다. 감각적이고 지적인 자극에 끊임없이 방해를 받는 우리는 자연스럽게 산만해질 수밖에 없다.

 

p. 99

 

 

한편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속 '산만하다'는 '유익함 산만함'으로 치환된다. '유익한 산만함'은 어딘가 오랫동안 집중하지 못해서 괴로웠던 순간을, 그리고 오롯이 몰입하지 못한다는 마음의 짐을 품고 있는 이들에게 유의미한 사유를 제시한다.

 

무언가 오랫동안, 그리고 몰입하여 집중한다는 것을 다른 관점에서 보면 '산만함'의 정의를 여러 갈래로 뻗은 생각의 연결고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절대적인 수치, 즉 시간으로 환산했을 때는 몰입 정도가 짧게 느껴지지만, 조각의 시간이 모이면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밀도 있게 시간을 활용하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때로는 본인만이 '쉼' 이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쉼'의 영역을 만들고 그 안에서 여유를 지닐 때, 인간의 창의성은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다. 그렇게 지적인 시간을 찾고, 생각의 환기를 맞이하자. '균형'을 잡으며 살아가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존재하며, 연결되고, 나아갈 수 있다.

 

자신만의 균형 속에서 살아가고, 창조적 영감 속에서 양립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앞으로의 삶에서 '유익한' 연결성의 시작이다.

 


어쪄면 우리는 행위와 무위, 근면과 휴식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을 소홀히 했는지도 모른다. 영국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게으름을 휴식의 한 방식으로 보았다. 그는 과도한 집중이 유발하는 긴장감을 해소하고, 세상을 살아가며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잠시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게으름이나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 54

 

 

무언가를 읽고, 듣고, 바라보면서 산만함과 집중, 몰입과 거리두기라는 상반된 두 방식을 모두 수용할 때, 시공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확장된다.

 

 p.139-140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