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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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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과 채움의 미학,

비움프로젝트 II의 절묘한 균형감각

 

여름의 초입에 관객들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비워주는 재즈를 들려줄 예정

 

 

신아람 '비움 프로젝트'는 피아니스트 신아람을 주축으로 결성된 단체로 색소포니스트 김기범과 드러머 김선빈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2년 발매된 그녀의 정규 3집 음반을 "비움 프로젝트"라고 명명하고, '삶에서 꼭 필요하다고 여겨온 것들을 비울 때 어떤 일이 발생할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비움'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음악으로 풀어내는 시도를 해왔다.

 

정규 음반으로는 4집이자, 비움프로젝트의 두 번째 음반 "After Bium"은 역시 이 '비움'이라는 테마를 두고 무언가를 덜어내고 비워내는 것 이상으로, 무언가를 더 선명하게 보여주려는 과정을 마치 음악 여행을 하듯 내용을 담았다. 아티스트 본인에게 더 의미 있고 소중한 것들과,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부분들을 마치 독자들을 위한 에세이를 쓰듯 한곡 한곡 자신만의 감성을 오롯이 담아낸 개인적이면서 독창적인 음반이다.

 

일반적인 피아노 재즈 트리오에서 중심이 되어주는 악기인 콘트라베이스의 자리를 비워두고 피아노, 색소폰, 드럼의 트리오로 구성하여 청자가 '비움'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비움프로젝트의 음악적 특징이다. 또한, 추상적 개념의 '비움'까지 다양하게 느낄 수 있도록 곡마다의 서사를 확실하게 그려냈으며 작곡, 연주 기법을 저마다 다르게 하며 비움과 채움의 대비를 청자들이 들으며 마치 여백이 있는 음악적 공간안에서 관객 자신만의 어떤 해석을 적극적으로 개입시키는 것에 중심을 두었다.

 

이렇게 여유과 균형감이 적절하게 느껴지는 비움프로젝트의 연주, 그리고 음악적 공간감은 때로는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그리고 더 많고 자극적인 요소를 채우려고 하는 대중음악의 흐름과도 대비되며 관객들에게는 특별한 휴식과 같은 음악, 그리고 조금 더 능동적인 자세로 들어볼 수 있는 음악을 제공한다.

 

일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JCC 아트센터는 비움프로젝트의 음악과 컨셉트에 최적화된 공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안도 타다오를 상징하는 단어인 빛, 물, 여백, 회색, 명상, 단순함, 그리고 젠(zen)은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작곡가 신아람의 곡들과 절묘하게 매칭되는 컨셉트이다.

 

특히, 음반이 아닌 라이브 연주에서 더욱 체감이 되는 비움프로젝트의 음악적 여백과 섬세한 울림에 최적화된 공간인 JCC 아트센터는 기본적인 잔향과 무대의 어쿠스틱이 뛰어나기에 그 감동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피아노-색소폰-드럼의 사운드가 어떠한 유기적인 형태로 결합되고 해체되는지, 조금 더 순도 높은 재즈를 감상하기에 최적의 공간에서 들어볼 수 있는 기회이다.

 

잔잔한 바람 같은 부드러운 사운드부터 자유 분방하게 내딛는 큰 보폭 같은 그런 시원하고 단단한 사운드, 그리고 자연을 연상시켜주는 맑고 투명한 멜로디까지, 비움프로젝트의 "After Bium" 음반 발매 공연은 여름의 초입에 관객들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비워주는 재즈를 들려줄 예정이다.

 

*

 

[아티스트 노트]

 

늘 채우는 것에 집중했지만, 비웠을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찾을 수 있었다.


지난 정규 3집 앨범 "비움 프로젝트"를 통해 깨달았다. '비운다'는 건 단순히 무언가를 없애는 행위가 아니라, 더 소중한 것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과정이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현실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정리하게 되었다. 그러자 예상치 못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가장 소중한 것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비움이 남긴 가장 큰 가치는 결국 '나다움의 발견'. "비움 프로젝트 II, After BIUM"에 그 여정을 담았다. 곡마다 '비움과 채움의 대비'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편곡하였고, 감성의 흐름에 따라 사운드의 밀도와 공간감을 조절했다.


비움을 통해 발견한 것들, 그리고 그 끝에서 다시 시작되는 새로운 출발의 희망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 By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신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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