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타샤 튜더를 알게 된 건 20살 때였다.
디자인을 전공했던 터라 엽서 디자인 참고용으로 래퍼런스들을 찾아보다 우연히 타샤 튜더의 작품을 알게 되었다. 그가 그려낸 동화 같은 그림도 좋았지만 나에게 짙은 인상을 남겼던 건 타샤 튜더의 삶이었다.
그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옷과 비누와 같은 생필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했으며, 미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아름다운 '타샤의 정원' 역시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그는 편리하고 빠른 삶보다는, 조금 느리고 손이 많이 갈지라도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택했으며 이러한 그의 삶은 과제에 허덕이고 있던 나에게 자극점이 되어주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시절 내가 동경했던 타샤 튜더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여전히 따스했으며, 쏜살같이 지나가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에게 위로를 건네주었다. 책 <타샤의 집>은 타샤 튜더의 일상이 담긴 사진과 함께 타샤 튜더가 추구하는 삶의 기록은 보는 이에게 따스함을 선사한다.
["타샤의 집에 있는 모든 물건은 제 기능을 하며 그 역할을 멋지게 해낸다. 의자들은 앉은 사람이 글씨를 쓰거나 바느질을 하거나, 손에 들고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등판이 약간 숙여져 있다. 철망 문과 투박한 선반이 달린 캐비닛들은 병조림한 과일 단지들을 간수하는 용도로 쓰인다. 타샤는 집 짓기의 마무리 작업에도 간여했고, 이웃들이 야드 세일을 할 때 사들은 독특한 물건들의 활용법도 잘 알고 있다."] - p.39
그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막상 엄두가 나지 않는 이유는 겉으로 보기엔 멋지고 아름다운 전원생활은 실제로는 끝없는 노동의 연속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이들은 바쁜 삶을 살며 지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지만, 실제 전원생활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보듬어야 한다. 그는 그와 닿는 모든 일상에 손을 대야 했고, 그의 일상은 오로지 그의 의지로만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보았을 때 그의 삶은 현대인들에게 하여금 '무언가'를 느끼게 하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삶의 철학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의 방향성과 같은 것들을 말이다.
그의 단순한 일상이 담긴 책이었음에도 그의 일생처럼 담겨있는 것들이 많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