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친구는 진짜 친구고 대학 친구는 비즈니스 친구라는 말을 나는 고등학생 시절에 들어본 것 같다. 그래서 그 시절에는 대학에서 친구를 사귀는 것부터 성인으로서 쉽지 않은 일이구나라며 지레 겁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대학 생활을 하면서 편안한 사람들을 만나 같이 고민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을 얻을 수 있었던 시기가 되었다. 그렇게 대학생의 삶으로 지낸 지 몇 년이 지난 후 졸업자와 수료생, 그리고 이제 마지막 학기를 다니는 우리 4명이 모여 '전주'라는 곳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4명 모두 전주에 대한 연고가 없었기에 다 같이 새로운 곳으로 향하는 여행을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전공 수업에서 팀으로 모여서 같이 기획안을 만들고 발표하기 위해서 오래 붙어있었기에 더 마음이 잘 맞았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전주로 이동하는 과정마저 즐거움의 연속이었고, 다른 날보다 많이 웃음을 지었던 날을 보내게 되었다.
비록 비가 많이 와서 신체적으로는 힘들기도 했지만,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 함께 고생하고 시간을 보냈다는 것마저 이런 날이 아니면 쉽게 느낄 수 없는 낭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전주 한옥마을에 도착해서 느낀 첫인상은 잔잔하고 평화로움, 그리고 포근함이 느껴졌다. 낮은 한옥 건물들이 모여 있는 그 광경이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느낌이었기에 더 기대되는 여행이었다. 무엇보다 '전주'라는 도시 자체가 '한옥'이라는 관광 콘텐츠로서 자원이 많이 있기 때문에 한옥마을 안에서는 주변을 둘러보면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이른바 인생샷을 찍을만한 곳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어떤 카페나 식당에 들어가도 아름다운 한옥 전망을 볼 수 있어서 여행하는 동안 계속 눈이 즐거웠었다.
그리고 전주에서 알찬 여행은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다양한 반찬들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웠다. 서울에서는 다양하고 맛있는 한 끼를 먹으려면 꽤 비싼 돈을 주고 먹어야 하는데 전주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먹을 수 있어서 학생 신분인 우리에게는 너무나 알맞은 지역이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우정 여행이라고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여러 번 다녀보았지만, 대학 친구들과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일까 여행을 다녀온 후에 앞으로 사회를 살아가면서 또 마음 맞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함께 느끼게 되면서 이전에 지레 겁먹었던 예전의 나보다 아주 조금은 내면적인 성장을 했다는 점을 깨닫기도 했다.
지금의 일상에서 잠시 탈출하여 걱정거리에서 한 발 멀어져서 생각하는 것.
아주 조금일지라도 어느 사이에 성장한 나를 발견하는 것.
이 작은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이 여행의 묘미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