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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에세이

 

 

이스트 런던에서 펼쳐진 한국 무용


 

지난 5월 1일 저녁, 이스트 런던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포플러 유니온(Poplar Union)에서 이예린 무용가의 공연이 열렸다. 20년간 한국 무용에 몸담으며 공연, 안무 창작, 영상 작품, 교육, 연구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 온 그녀의 다채로운 춤사위가 영국 현지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각 곡의 분위기에 맞춰 다양한 의상과 함께 능숙하게 무대를 누비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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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무용가의 무대 사진들. 좌측부터 민속무용 한량무, 춘향가를 활용한 창작 무용, 현대 한국 무용을 선보인 사진들이다.

출처: 좌- Kollab UK 측 제공/ 중간, 우측: 직접 촬영

 

 

공연의 구성은 매우 알찼다. 치마저고리를 입고 굿거리, 혹은 자진모리 장단에 맞추어 자유로운 수건무를 추는 ‘입춤’으로 공연의 문을 열었고, 이후 검은 한복과 갓으로 무대의상을 바꿔 입고 남성적 춤선의 민속 무용 '한량무'를 선보였다. 의상을 갈아입는 동안에는 공연의 사회를 맡은 유가연 매니저가 '얼씨구', '좋다' 등 관객들에게 한국의 전통 추임새를 소개하며 호응을 유도했다.


공연 중간에 관객들과 다함께 강강수월래를 즐기는 시간도 있었다. 유가연 매니저가 강강수월래의 기원을 소개한 뒤 참여를 원하는 청중들이 모여 원을 만들었고, 그 중앙에서 이예린 무용가가 리듬에 맞춰 스텝을 밟으며 고개를 흔드는 섬세한 동작을 가르쳐주었다. 음악이 재생되자 다함께 원을 그리며 강강수월래를 외쳤고, 일부 관객들은 앞서 배운 '얼씨구'와 '좋다'를 추임새로 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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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참여한 강강수월래. 이벤트에 방문한 대부분의 관객들이 함께 했다.

출처: Kollab UK

 

 

마지막으로, 공연의 테마는 현대 한국무용으로 이어졌다. 먼저 앞서 배운 강강수월래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강요찬 안무가의 “강강”을 시청하며 후반부를 시작했고, 그 후 춘향가를 각색한 이예린 무용가의 창작무용과 한국적 춤선이 돋보이는 현대 무용을 마지막으로 이날 밤의 공연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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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강" 영상의 장면들. 직접 체험한 전통 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을 보며 공연의 이해를 높이고, 현장에는 없었던 단체 무용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부분이 좋은 요소였다.

출처: 직접 촬영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한국적 춤사위, 청중들의 참여를 이끈 강강수월래와 추임새, 그리고 무용가와 청중들을 이어주었던 문화 공간 포플러 유니온. 한국인인 나조차도 한국 무용을 깊이 경험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수용인원 50명 남짓의 크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시설과 F&B의 완성도도 높았다. 천장에는 방음판이 설치되어 있어 늦은 시간에도 음악을 곁들인 다양한 이벤트가 가능했고, 영국에서 한국식 토스트를 선보이는 Toastik이 참여해 토스트, 튀김, 유자 에이드 등 현지인들도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는 퓨전 한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포플러 유니온에서 자체 운영하는 바에서 간단한 스낵과 주류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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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에서 판매되었던 Toastik의 메뉴. 인기가 매우 좋아 완판되었다.

출처: 직접 촬영

 

 

 

영국에서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기획하는 Kollab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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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llab UK의 팀원 사진. 가장 우측에 계신 분이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김시율 대표님이다.

출처: Kollab UK

 

 

청중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 구성과 섬세한 운영. 이 모든 것을 문화기획팀 Kollab UK가 이예린 무용가와 함께 준비했다. Kollab UK는 프랑스를 기반으로 유럽의 문화예술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한국의 문화예술을 홍보하고 다양한 문화 사업을 펼치는 Kollab(Korea+Collaboration)의 영국 지사다.


지난 2025년 2월에 출범하여 영국에서 국악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음악가 김시율 대표를 필두로, 4명의 아티스트 김설, 김희진, 유가연, 이강산이 함께하고 있다. 특히 유가연 매니저는 Kollab UK의 소셜미디어 출연과 행사의 사회를 크게 담당하고 있다. 출범 후 첫 활동으로, 3월부터 매달 첫째 주 목요일 이예린 무용가의 공연이 펼쳐졌던 포플러 유니온에서 다양한 장르의 문화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으며, 총 10회의 이벤트가 12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또한, 직접 주최하는 문화 이벤트 외에도 한국의 정체성을 지닌 채 현지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활동을 함께 홍보하며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Kollab UK- 김시율 대표의 인터뷰


 

한국 무용과 함께했던 5월 1일의 여운을 이어, 공연을 기획한 Kollab UK의 디렉터 김시율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시율 대표는 Kollab UK 출범 이전에도 지난 6년 간 영국에서 음악가이자 문화기획자로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왔다. 그가 전달하는 Kollab UK의 이야기와 그간의 경험에서 나온 인사이트를 지금부터 살펴보자.

 

 

Q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와 Kollab UK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1. 네 안녕하세요. 저는 Kollab UK 대표를 맡고 있는 김시율입니다. ‘시율(Seayool)’이라는 이름으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아티스트구요, Kollab UK에서는 디렉터로서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이벤트를 같이 기획하고 홍보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2. 6년 간 런던에서 활동하며 문화예술 네트워크를 구축해오셨고, 김쥬리 대표님께서 Kollab을 출범한다고 하셨을 때 Kollab UK를 먼저 제안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Kollab UK를 운영하기로 결심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2. 제가 영국에 온 지 이제 6년을 조금 넘겼는데요, 음악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예술과 관련된 공연이나 이벤트에 참여할 기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행사들이 단발성이었고, 경제적 제약 때문에 많은 것들이 축소된 채 소개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전통 음악으로 저만의 작업 방향을 발전시켜 온 사람으로서, 전통이나 한국 문화가 꼭 특정한 방식으로만 소개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언어적이고 감각적인 차원에서 관객들과 연결될 수 있는 문화 기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민간 차원에서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에 김쥬리 대표가 Kollab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때 제가 먼저 제안을 드렸고, 그런 고민들을 공연과 이벤트를 통해 풀어보자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Kollab UK의 대표로 디렉팅을 맡게 되었고, 쥬리 대표는 창립자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Q3. 말씀을 듣고 보니 관객들과 보다 연결될 수 있는 공연이나 이벤트를 중요시하시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지난 한국 무용 공연에 참여했을 때 청중들이 함께 몰입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인상깊었는데요, 대표님과 Kollab UK가 이벤트 기획 시 중요시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A3.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참여’입니다. 문화는 단순히 보기만 해서는 깊이 경험하기 어렵다고 늘 생각해왔어요. 손으로 만져보고, 읽어보고, 직접 해보는 과정 속에서야 비로소 진짜로 받아들여진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Kollab UK는 관객의 ‘참여’를 핵심으로 두고 있습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강강수월래처럼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프로그램들을 구성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진행한 세 번의 이벤트 중 두 번은 참여형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관객들이 직접 몸으로 참여하며 느끼는 감각과 감정이 저희의 문화 콘텐츠와 깊게 연결된다고 느꼈고, 앞으로도 이 ‘참여’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기획할 예정입니다. 다음 달에 선보일 시와 음악을 주제로 한 이벤트 역시 관객 참여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Q4. 다양한 예술인과의 협업도 Kollab UK의 행보에 중요한 부분일 것 같습니다. 일단은 기존 네트워크 위주로 섭외하시는 것 같았고, Kollabculture 웹사이트에는 아티스트가 먼저 협업을 제안하는 것도 환영한다고 하셨는데, 주로 어떤 방식으로 협업을 이루시나요?


A4. 저희는 주로 먼저 찾아갑니다. 팀원들과 함께 이벤트의 주요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먼저 구상한 뒤, 그에 맞는 아티스트를 직접 찾아 나서는 방식이에요. 제가 6년 동안 활동해오면서 알게 된 아티스트 분들이 많기 때문에 섭외 자체는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대신 그분들이 저희 이벤트 안에서 어떻게 하면 더 잘 드러날 수 있을지, 또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이런 접근이 바로 민간에서 기획하는 문화 이벤트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5. 협업 과정에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A5. 지난 이벤트에서 토스트 팀(Toastik)이 왔었어요. 행사 중에 대화를 나누면서 다음 달에도 함께하자는 제안을 그쪽에서 먼저 주셨고, 저희 역시 흔쾌히 이어가게 되었죠. 저희는 매달 다른 콘셉트의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그에 맞춰 메뉴를 개발해 판매해보겠다는 제안을 받았어요. 사실 원래 10회차 이벤트를 준비할 때, 콜라보 메뉴를 만들어 한 달 동안 판매하는 계획을 구상했었는데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아이디어를 먼저 꺼내주셔서 참 감사했고, 덕분에 저희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이벤트의 방향성과도 잘 맞아서 인상 깊었습니다.



Q6. 추후에는 직접 기획한 한국 문화 콘텐츠를 먼저 다른 기관에 제안하는 것도 염두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포플러 유니온 외에도 협업하려는 기관이 있나요?


A6. 저희가 구상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형태의 이벤트입니다. 한국 문화를 하루 종일 즐길 수 있는 축제 형식으로 구성해 여러 도시를 돌며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어요. 이를 위해 지금까지 10회차 동안 진행해 온 이벤트의 핵심을 모아 하루의 축제로 압축해 선보이는 방안을 구상 중입니다. 다만 현재는 매 달 이벤트를 준비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어서 아직 본격적으로 시도하진 못하고 있어요. 


또 한 가지는, 런던 내의 다양한 지역과 커뮤니티를 찾아가 그곳에 맞는 형태로 이벤트를 열어보고 싶다는 계획입니다. 런던 안에도 문화적 다양성이 풍부하니까요.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학교에 ‘코리안 데이(Korean Day)’를 런칭해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음식, 전통문화, 게임 등 다양한 요소를 담아 천천히, 하지만 착실하게 팀 매니저가 중심이 되어 기획을 진행 중입니다.



Q7. 청중들과의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가 볼게요. 지난 5월 1일 공연에 방문했을 때 현지인 관객분들의 많은 참여가 있었는데, 보통 인근 주민들이 많이 방문하시나요? 그 분들이 어떻게 알고 오시는지도 궁금합니다.

 

A7. 예상보다 인근 지역에서 오신 분들의 비율은 낮습니다. 체감상 10%도 되지 않을 정도예요. 대부분 센트럴 런던이나 다른 지역에서 오셨더라고요. 처음에는 이 근처에 거주하는 분들을 주 관객층으로 생각해 타겟팅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런던 전역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게 됐습니다. 


관객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희 이벤트의 강점은 ‘접근성’인 것 같아요. 런던 중심부에서 경험할 수 있는 한국 문화 콘텐츠는 주로 K-pop, 음식, 간혹 개봉하는 영화 정도에 그치거든요. 더 복합적인 경험을 원하면 뉴몰든*까지 가야 하는데, 거리와 시간 부담이 크다 보니 저희가 그런 수요를 시내에서 일정 부분 해소해주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런 이야기를 해주신 분 중에는 오랫동안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온 인플루언서도 있어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저희는 영국 현지 관객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SNS 운영과 콘텐츠 업로드 역시 모두 영문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런던 외곽지역에 위치하는 한인타운. 참고로 Kollab UK의 이벤트가 운영되는 포플러 유니온은 2존에 위치하여 중심지와의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Q8. 다양한 지역의 현지인들이 오신다고 했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청중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8. 4월에 열었던 이벤트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이 계세요. 그날의 주제가 ‘게임’이었는데, 연세도 있으시고 몸이 불편하신 분이라 처음에는 참여를 망설이셨습니다. 저희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다가가 도와드리면서, 그분이 무리 없이 게임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계속 서포트 해드렸어요. 결국 끝까지 남아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하셨고, 너무 즐거웠다며 행사 후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해주셔서 저희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저희가 개최한 모든 이벤트에 빠짐없이 참석해주신 분들도 있어요. 인종이나 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분들인데, 반복해서 참여하시면서 점점 더 저희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이나 포인트를 찾으신 것 같더라고요. 이제는 얼굴도 익숙해져서 더 반갑게 인사하게 되고, 이런 지속적인 관심이 저희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Q9. Kollab UK를 통해 현지에서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의 문화 기획 활동에서 느끼는 묘미는 무엇인가요?


A9. 저는 한국 음악을 전공했고, 지금도 여전히 그것을 기반으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한국 문화를 널리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지니고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제게는 ‘내 음악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더 컸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있었어요. 음악이 좋으면 그냥 좋은 건데, ‘한국 음악’이라는 이름 아래 제3세계의 독특한 것으로 포장되며 가치를 인정받는 방식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한국 문화를 알리는 것’보다는 ‘내 음악을 알리는 것’에 집중해 왔어요.


그런데 Kollab UK를 통해 다양한 관객들이 저희 이벤트를 향유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서로 다른 문화를 경험하는 데서 오는 파급력이라는 게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실감하게 됐습니다. 아마 이런 감각은 한국에 있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것 같아요.


또 하나 흥미로웠던 것은, 저희가 준비한 콘텐츠 중 일부는 정작 한국에서도 흔하지 않다는 점이었어요. 예를 들어 제기차기나 딱지 접기 같은 것들요. 심지어 저희 팀원 중에도 딱지를 접을 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제가 직접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우리조차도 우리 문화를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이벤트를 한국에서 진행해도 충분히 새롭고 재미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물론 제가 지금은 영국에 살고 있고, Kollab UK를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한국에서 활동할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 한국에서도 이런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면 의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Q10. 앞으로 7회의 이벤트가 더 남아있습니다. 상반기까지는 음악, 공연, 게임 등 라이브 이벤트를 주로 운영하셨는데, 향후 문학이나 전시도 다뤄볼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하반기의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지 살짝 여쭙고 싶습니다.


A10. 네, 저희는 12월까지의 이벤트를 이미 모두 구상해둔 상태고, 매달 하나씩 실행해나가고 있습니다. 다음 달에는 ‘시와 음악’을 주제로 한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요. 오랜 시간 윤동주 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작업해온 음악가 이디스(Edith)가 공연을 펼칠 예정이며, 여기에 관객 참여형 요소도 함께 구성해 보다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그 이후로는 K-POP 댄스, 한복 패션쇼, 한국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는 한국 미술 소개, 추석을 주제로 한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가 이어질 계획이에요.


12월에는 올해 전체 흐름을 하나로 모으는 네트워킹 파티를 기획 중입니다. 그동안 함께한 관객들과 아티스트는 물론, 저희를 알고 있지만 아직 함께하지 못했던 분들까지 모두 초대해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이후에는 조금 더 다른 방향성을 고민하며, 새로운 확장 가능성도 모색해 나갈 계획입니다.



Q11. 지금까지 진정성있는 답변 감사합니다. 요즘 다방면으로 한국 문화가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에서도 향후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예술가와 문화 기획자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 6년 간 예술가와 기획자로 활동해 본 경험자로서 그분들께 해주실 조언의 말씀 여쭙고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A11. 저는 ‘국제’라는 말에 너무 압도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국경은 있을지 몰라도, 감각은 공유된다고 믿거든요. 한국어든 영어든 어떤 언어를 쓰느냐보다도, 자신만의 표현 언어가 있다면 그걸 알아보는 사람은 분명히 존재하고, 결국 언젠가는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그 언어는 음악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해외 진출’ 자체를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든 지속 가능한 나만의 표현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자신만의 언어를 다듬다 보면, 자연스럽게 의미 있는 기회들이 따라오는 것 같아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Let’s Kollab!


 

Kollab과 Kollab UK는 지역 기반 네트워크를 활용해 민간 차원의 지속 가능한 문화 기획 모델을 구축하여 국제적 예술 협업과 문화 외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인터뷰를 통해, 음악가로서 자신의 음악을 발전시키고, 그것으로 청중들과 이어지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과정에서 형성한 김시율 대표만의 예술적 언어는 Kollab UK의 프로그램에서 '참여'라는 운영 철학과 실행 전략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현지 청중들에게 한국 문화뿐 아니라 참여 예술가 고유의 정체성과 예술적 감각을 전달한다.


Kollab과 Kollab UK는 앞으로도 유럽을 기반으로 수 년간의 경력을 쌓아 온 예술가들과 함께 민간 문화 기획단체로서 다양한 이벤트로 해외 청중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인스타그램이나 구글 검색창에 “Kollabculture”를 검색하면 Kollab의 지난 활동과 함께 더 많은 정보들을 찾을 수 있다. 국내에서 유럽에서의 진출이나 유학을 꿈꾸고 있는 예술가라면, Kollab에 문을 두드려 새로운 기회들을 얻어보기를 추천한다. Kollab의 캐치프레이즈를 외치며 이번 주의 기고문을 마무리하겠다. Let’s Kol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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