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봄은 꿈을 꾸는 계절이 아니라 꿈을 꺾는 계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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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 14일 두 차례 공개된 <폭싹 속았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대흥행한 작품이다. 우리의 부모님을 떠오르게 하고 눈물, 콧물 다 쏟아내게 만드는 어느 제주 가족들의 이야기다.
공개 다음 날인 3월 8일에 전세계 넷플릭스 8위, 대한민국에서 1위를 했다. 각본과 연출 모두 극찬을 받았고, 드라마 감성을 잘 담아낸 마케팅 전략까지 세워 성공했다. 자극적이고 짧은 영상에 상시 노출된 현대인에게 '폭싹 속았수다'는 느긋하게 피는 꽃일지도 모른다.
[폭싹 속았수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의 제주 방언이다. 드라마가 첫 공개되었을 때는 뜻을 곧이곧대로 직역했다. '정말 대차게 망했다는 뜻인가?'
'속았다'는 의미가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16부작 드라마를 다 보고 제주 방언까지 알게 되면, 제작진의 의도를 금세 알 수 있다. 날 낳고 진득하게 키워주신 부모님께 바치는 인생 작품이 아닐까.
까실한 조개 껍데기나 유리 조각이 숨겨져 있을, 아주 곱게 갈린 모래알 같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봤을 때 고와 보아도 속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그럼에도 부모는 자식을 품으로 키웠다. 자식이 부모의 마음을 긁어도 부모는 자식을 걱정했다.
두 마음이 엇갈릴 때가 적진 않아도 아주 가끔 만나는 순간이 오면 그렇게 눈물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드라마를 보다가 오래 기억하고 싶은 대사가 있으면 적어두는 편인데, '폭싹 속았수다' 대본이 너무 좋아서인지 심금을 우리는 대사가 많았다. 그중에서 딱 하나 고른다면 애순이의 인생 모토 'Whoever Whenever Wherever'다.
금명이 은명이 엄마 '애순'의 인생 모토다. 누구든, 언제든, 어디서든 애정과 정성을 쏟는 성실한 사람이 바로 '애순'이었기 때문이다.
[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영어 제목이다.
이는 [When Life Gives you Lemons] (인생의 고난을 맞이했을 때)에서 왔는데, 이를 제주 배경 드라마에 맞게 [Lemons]를 [Tangeines]로 변형한 것이다.
드라마 분위기에 맞게 깊은 고민 끝에 나온 제목이다. 등장인물들은 각자만의 인생의 굴곡을 이겨내고 있었다.
오애순과 양관식의 인생은 제주산 금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