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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차

갑술년 갑술월 신해일

장녀 Y 고하나이다.

 

다시 일년이 흘러,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 돌아왔습니다.

2022년 10월 이후로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유독 야속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평안히 잘 지내시는지요?

우리 가족이 서로에게 빚진 마음이 많다는 것이 참으로 원망스럽고, 아프고 ... 또 미안합니다.

 

얼마 전 꿈에 나와 누운 자리가 힘들다고 하셨던 것이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너무 억울해 하지 말고, 그저 당신의 자리가 눈물로 얼룩지지도, 애타는 고통으로 매마르지도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가족 - J, Y, S, 매일 무탈하게 잘 보듬어 주십시오. 

우리가 남편의,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 속에서 얽매이지 않고

이승에서의 삶의 기쁨을 무던히 잘 견디다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발걸음이 가벼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사랑하는 우리 아빠

가을 하늘은 어느 계절보다 유독 맑고 아름다워서 

그 아름다움이 더 시립니다.

 

곧 겨울이 오면, 난로같이 따뜻하던 아빠의 두터운 손이 더 그립겠죠?

 

가을하늘과 같이 넓고, 가을향기와 같이 깊고 진한

당신의 사랑을 잊지 못하여 

삼가 맑은 술과 간략한 음식을 차려 정성스럽게 제사드립니다.

부디 흠향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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