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 댄스온에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현대무용의 기록
국립현대무용단은 현대무용의 매력을 더 많은 대중과 나누기 위한 목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댄스 온 에어(DANCE ON AIR)'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춤이라는 순간의 예술을 영원히 기록하고 공유하기 위한 소중한 유산으로, 관객들이 무대를 직접 찾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현대무용 작품을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한다. 댄스 온 에어는 무대와 디지털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 현대무용을 보다 친숙하고 가깝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향유 공간이다. 이 플랫폼은 직접적인 공연 관람의 제약을 넘어서 시간과 공간의 한계 없이 현대무용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현대무용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의 특성을 살려 전 세계 어디서나 한국 현대무용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접근성을 제공한다.
국립현대무용단 '댄스 온 에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누구나 손쉽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디지털 환경에서 현대무용을 즐길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현재 댄스 온 에어에서는 다음 7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리슨 투 유어 바디> <어떤 꿈> <비보호> <몸쓰다> <구두점의 나라에서> <시간의 흔적> <볼레로 만들기>.
'댄스 온 에어'는 앞으로도 현대무용의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관객과 더욱 가까운 접점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이는 현대무용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더 많은 사람들이 현대무용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국립현대무용단의 비전을 반영한다. 이러한 디지털 혁신을 통해 국립현대무용단은 전통적인 공연예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현대무용의 새로운 감상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댄스 온 에어'는 단순한 영상 아카이브를 넘어 현대무용과 관객 사이의 새로운 소통 창구로서 그 역할을 확장해 나갈 것이다.
댄스온에어는 댄스필름으로, 단순한 공연 기록을 넘어 무용과 영상예술의 창의적 결합을 통해 새로운 예술 형식을 창출한다. 전통적인 무대 공연의 한계를 뛰어넘어 카메라 앵글, 편집, 특수효과 등 영상 매체의 특성을 활용하여 무용의 표현 영역을 확장한다. 이는 관객이 극장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필름만의 독특한 시각적 체험을 제공한다.
특히 지금 상영 중인 <어떤 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안무는 '랄리 아구아데' 출연은 '한예리', '랄리 아구아데', '강주리', '김봉수' 연출은 '이와'가 맡았다.
어떤 꿈: 꿈과 현실의 교차점, 꿈결의 경계를 춤추다
ⓒ 2025 Korea National Contemporary Dance Company
국립현대무용단의 댄스필름 '어떤 꿈'은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꿈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감정과 상황을 현대무용으로 표현하여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또한 현대무용의 섬세한 표현력과 감각적인 영상미가 어우러져, 마치 꿈속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주인공이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신비로움과 일상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연출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호텔 로비에서 신문을 펄럭이며 앉아있는 중년 남성. 계속해서 신문을 날아갈 듯이 펄럭이고 일어났다 앉기를 반복한다. 신문을 읽는 모습은 단순한 일상적인 장면이지만, 그의 안무에는 무언가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함이 스며들어 있다. 그는 졸음을 떨쳐내려 애쓰지만, 신문을 흔들며 깨려는 시도가 오히려 그를 더욱 꿈속으로 끌어당기는 듯하다. 신문에는 “I have a dream”이 적혀있지만 dream은 뒤집혀 있다. 곧 신문은 왼쪽 오른쪽으로 세차게 펄럭이며 남자는 꿈에 끌려다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헤매는 듯한 모습이었다.
ⓒ 2025 Korea National Contemporary Dance Company
작품의 이야기 또한 흥미로웠다. 호텔에 전해져 오는 비밀이 있는데, 그해 가장 큰 보름달이 뜨면 꿈속에서 춤을 추는 여자가 있다는 것. 그 춤은 강을 부르기 위한 아름답고 매혹적인 춤이다. 그러나 대낮에 주인공이 밖을 나서서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강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 여자의 춤을 본 이들은 함께 모여 춤을 춘다. 강줄기를 따라 긴 행렬을 이루는 춤이다. 남녀노소 할 거 없이 사람들이 원으로 모여 춤을 추는 모습은 음산하기도 신비롭기도 한 새로운 광경이었다.
환상 속 주인공은 꿈속의 그 여자와 마주친다. ‘당신을 꿈속에서 봤다’며 서로를 인식해갔고 그 소통의 표현은 몸짓이었다. 주인공과 여자는 마주 보며 서로의 행동을 따라 하고 같은 춤을 추기 시작한다. 방 안에서 눈을 마주치며 추는 춤은 단순한 안무가 아니라, 몸과 마음이 모두 연결돼 있는 듯 그들을 엮어주는 언어였다. 춤은 말보다 강하게 다가왔으며, 환상 속에 몸을 맡긴 주인공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두 여성이 춤을 추고 있을 때 점점 더 깊은 꿈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듯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
두 사람은 결국 강을 부른다. 두 발이 물속에 담겨 비슷한 안무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신비로웠다. 진정 꿈속에 들어와 있는 환상적이고 기이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둘은 마치 물처럼 서로 얽히며 흐르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 손짓과 몸짓은 물이 흐르는 모습을 표현하면서도 강한 힘을 발산한다. 우아하고 가녀린 듯한 움직임에서 강하고 동적인 힘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 대조적인 움직임은 마치 하나의 물결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표현이었다.
ⓒ 2025 Korea National Contemporary Dance Company
보름달이 뜬 날 밤, 여자의 춤을 본 모든 인물이 일렬로 향하는 장면은 이 작품의 클라이맥스였다. 흐르는 강물을 따라 일렬로 나란히 움직이는 모습은 집단적인 목적이나 의미를 지닌 듯 보였다. 그들의 움직임은 점점 하나로 묶여가며, 마치 그들이 한 몸처럼 느껴졌다.
‘어떤 꿈’은 안무로 현실과 꿈의 경계를 허문다. 논리에서 벗어나 감각적이고 직관적인 현대무용으로 꿈속 모호함을 표현한 것은 현대무용의 매력을 정확히 보여준 지점이었다. 현대무용의 섬세한 표현과 추상적인 느낌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에게 ‘어떤 꿈’을 추천한다.
공연장을 찾기 어렵거나 현대무용에 첫 발을 내딛는 관객들에게, 국립현대무용단의 '댄스온에어'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인간의 가장 원초적 언어인 몸짓과 춤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창구가 될 것이다. 이 디지털 무대에서 펼쳐지는 섬세한 움직임의 예술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현대무용의 매력을 발견하고, 일상에도 춤이 흐르는 풍요로운 문화적 경험을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