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연출진 한이박 트리오의 새로운 작품 [라이카]가 어떤 내용일지 너무나 궁금하던 찰나에 좋은 기회로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
뮤지컬 라이카는 세계 최초로 우주로 갔던 우주탐사견 라이카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으로 라이카가 우주로 보내진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먼 우주로 발사된 라이카가 행성 B612에서 어른이 된 어린 왕자를 만나면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1막과 2막으로 나누어져 있다.
1막은 라이카가 우주로 보내진 이후 행성 B612에 도착한 이후에 일들을 보여준다. 라이카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 행성에 도착하게 되고, 그저 자신을 잘 돌봐주었던 우주탐사견 보호 관리사인 캐롤라인에게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의지를 계속해서 보인다.
하지만 B612에 있던 어린 왕자와 장미는 '인간'들이 자신들의 성과, 능력을 더 뽐내기 위해서 경쟁하고 전쟁하는 모습에 진절머리가 난 상태지만 아직 인간이 '라이카'에게 한 행위의 의미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라이카를 위해 이를 비밀로 하여 라이카가 지구로 돌아가지 않고 이 행성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고장 난 로켓을 개조하여 로케보트를 만들고, 나름대로의 노력을 한다.
하지만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는 법.
라이카는 자신이 인간들의 욕망에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고, 분노와 절망감,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배신으로 절망에 빠지고 인간들을 없애기 위한 계획을 가진 어린 왕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으면서 1막이 끝난다.
2막에서는 왕자가 지구를 파괴하려고 할 때 라이카는 지구에 사는 다른 생명체들, 예를 들면 자신과 같은 강아지들 또한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지구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이왕 이렇게 정해진 운명이라면 라이카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했다기보다는 본인 스스로가 희생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인간에게 복수하려는 마음을 접게 된다.
개인적으로 1막과 2막이 나눠지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왕자의 욕망이나 계획이 조금은 급진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왕자가 인간을 싫어하고 혐오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납득이 되면서도 행동들이 너무 급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에 조금은 아쉬운 마음도 든다.
그렇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남들과 경쟁하고, 남보다 더 뛰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우월함은 보여주기 위해서 인간보다 약한 존재들을 이용하는 인간의 마음은 어디서부터 비롯되는 것인지 관객들에게 질문과 생각할 기회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매우 인상 깊었다.
사실 한정석, 이선영, 박소영 창작진들의 작품을 좋아했던 터라 [라이카]를 보면서 [여신님이 보고 계셔]라는 작품의 분위기도 아주 조금은 느껴지기도 했다.
이들의 작품을 좋아하고 봤던 관객이라면 어떠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