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사이트의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4개월 동안 매주 목요일마다 글을 쓰며 총 17개의 글을 남겼다. 누군가 나의 글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항상 글을 쓸 때마다 어떻게 하면 문장의 흐름이 더 자연스러울까, 어떤 표현을 써야 나의 감정을 사람들에게 더 깊게 전달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내가 남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매번 글을 쓰는 순간을 소중하게 만들었다.
일기부터 블로그까지, 나는 나의 흔적을 남기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내가 아트인사이트라는 공간에서 에디터로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는 사실이 무척 기쁘다.
때로는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이 많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막막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아트인사이트의 표어를 떠올렸다.
"문화예술은 소통이다."
내가 쓴 글 중에서도 가장 뿌듯했던 글은 ‘마니또 게임’에 대한 글이었다. 그 글에서 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신경 써주는 사람’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따뜻한 힘이 될 수 있는지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내 경험과 감정을 풀어내는 데 집중했지만, 글을 다 쓰고 나서 깨달았다. 사실 나만 위로받았던 것이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같은 감정을 느꼈을 거라는 걸. ‘누군가 나를 생각해주고 있었다’는 사실이 주는 위로는 보편적인 감정이니까. 그리고 나는 굳게 믿는다. 언젠가 내가 지치고 힘들 때, 다시 그 글을 읽으며 나 역시 위로받게 될 것이라고.
에디터 활동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또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과의 대화라는 것. 때로는 남을 위로하기 위해 쓴 글이 결국 나를 위한 위로가 되기도 한다는 것. 그리고 글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또 다른 누군가와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이라는 것.
나는 어렸을 때부터 문화예술이 늘 가까운 곳에 있었다. 음악을 듣고 연주하며,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으며, 때로는 나 스스로 예술을 만들어 가면서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그래서일까. 나는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단순히 어렵고 지루한 것으로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늘 가지고 있었다. 예술은 결코 특정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예술은 우리의 일상 속에 녹아 있으며, 누구나 쉽게 향유할 수 있는 존재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어렵게만 느끼고, 거리감을 두고 있을 뿐이다. 나는 앞으로도 글을 통해,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이 예술을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또한, 나는 문화예술이 절대 기술로 대체될 수 없는 분야라고 믿는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감정을 나누고 공감하는 일은 결국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음악 한 소절이, 한 편의 그림이, 무대 위 배우의 한 마디 대사가 우리 가슴을 울리는 이유는 단순한 기술적 완성도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인간의 감정과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AI가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어낼 수는 있어도, 예술이 주는 감동과 그 여운까지 완벽하게 재현할 수는 없다.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감각,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떨림, 인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진정성이 바로 문화예술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원서에 "문화예술은 저에게 인생의 전부입니다."라는 문장을 적었다. 그리고 그 다짐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계속해서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며, 그것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내가 남긴 글들이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 되길 바라며, 그리고 언젠가 나 스스로에게도 다시 힘이 되어주길 바라며, 이 여정을 끝맺는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라 믿는다.
지금까지 에디터 이지윤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