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책은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미술관에 갈까.
인재들이 미술관에 방문한다는 정보 전달이 아닌 ‘왜’라는 질문을 통해 예비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필자가 해당 책을 택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예술 경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자에게 문화 향유를 향한 질문은 호기심과 함께 예술적 사고가 감상을 넘어 어떻게 비즈니스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유용한 자료가 된다.
["현대 사회에서 경영활동은 사람, 돈, 시간, 기술 등의 자원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시장의 변화 그리고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조직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통합하여 이뤄지는 종합예술에 가깝습니다."] - P.04
‘최고의 인재들은 지난 주말 어디에 있었을까?’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한 프롤로그의 첫 장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신인철 저자는 예술을 대상으로서 대하지 않는다. 예술이 현대 사회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를 조명해 인문학적 정체성을 부여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예술을 경험으로만 여겨온 독자들도 단숨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셜록 홈즈 박물관, 프라도 미술관, 모리 미술관 등. 셜록 홈즈 박물관은 <셜록 홈즈 시리즈>의 주인공을 기반으로 한 영국 런던의 박물관이며, 프라도 미술관은 15세기 이후 스페인 왕실에서 수집한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평소 미술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미술관의 역사와 배경을 저자는 상세하게 묘사하며 배움의 경험을 선사한다. 전공 서적만 서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전공 서적처럼 학습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한 주제를 깊게 사유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해당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한국에서 예술을 지향하면서 답답하고 마음 아픈 일은 일부 사람들은 예술계에서도 급을 나누려 한다는 것이다.
가령 미술은 고급 장르로, 연극은 가난한 장르로 인식하기도 한다. 자신의 주변에서 살아가는 예술인이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혐오하는 사람이 사실은 어떤 한 장르를 진득하게 좋아하고 있었다는 모순적인 상황도 발생한다.
이런 상황은 예술을 단순히 소비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경향에서 비롯된다. 예술은 그 자체로 감정을 전달하는 힘을 지닌다. 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장르나 외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예술을 어떻게 경험하고, 그 경험을 통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가치를 가진다. 따라서 작품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존중하고, 예술적 표현을 열린 마음으로 수용해야 한다.
각 장르는 이분법적인 기준으로 구분할 수 없는 깊은 역사가 있으며, 그 역사를 통해 문화는 향유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고, 인간으로서 본질적인 가치를 되새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