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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일렁이기 시작한


 

행복은 일렁이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작게, 산들산들, 동서남북으로, 휘익-. 어떤 모양으로, 어떤 방향으로, 어떤 소리로 움직인다. 직접 손을 대고 만져보지 않아도, 귀에 대고 속삭이지 않아도 바로 알 수 있다, 행복이 찾아왔음을.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이기에 매 순간 행복을 직감하진 못한다. 행복이 언제 찾아올 지 예측할 수 없다. 원하지 않은 감정이 불현듯 떠오르기도 하는데, 자연스러운 현상인데도 언제나 낯설게 느껴진다. 그래서 일분 일초 조금씩 다른 감정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마침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 생각난다. 라일리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다양한 감정들이 움직직이고 서로 투닥대며 '라일리'라는 다채로운 한 사람을 만들어내는 영화.

 

내 머릿속에도 라일리처럼 감정 컨트롤 본부가 있을까, 하는 상상을 줄곧 한다. 상상은 대개 늦잠을 자, 부랴부랴 학교를 갈 때 내 머릿속에서는 어떤 일들이 펼쳐지고 있을까? 뭐, 한번이라도 내 감정들과 대면하고 싶다, 와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인사이드아웃' 감정에 '행복'은 없다. 기쁨만이 행복이 될 수 있는 건 아니고 슬픔이 행복이 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소심이, 까칠이, 따분이, 부럽이 등 분야가 다른 감정이 관계를 맺고 섞여도 행복이 나타날 수 있다.

 

혼자가 아니라 둘 이상일 때 행복의 의미가 생기는 게 아닐까, 아마도.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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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너무 어렵다. 사실 쉽게 쓸 줄 알고 골랐는데 예상 외로 복병이다. 며칠 고민하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아래에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나열해본다.

 

 

행복은 뭐라 생각해?

 

- 자기 마음 먹기에 따라 다른 것.

- 살아있는 게 행복이다.

- 평범한 게 행복인 것 같다. 

- 모르겠다. 

- 행복은 단순한 것.

- 행복은 마음이 편한 것.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 정도 그 상태)

-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는 삶.

- 자기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바라보며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 내게 감사한 모든 것들의 집합체.

- 이대로 시간이 멈춰도 후회하지 않은 순간. 

- 소소하지만 확실한 것(a.k.a 소확행)

 

 

행복한 삶이 뭔지 찾으려면, 내가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출퇴근 길에 음악들으며 상상할 때, 너무 재미있는 드라마를 발견해 밤을 새서 마지막화까지 달릴 때,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을 먹을 때, 일의 능률이 좋을 때, 노력의 대가를 얻었을 때, 다이어리 꾸미기(a.k.a 다꾸)를 할 때, 작은 것에도 희망 찬 의미를 부여할 때 등. 정리해보니 적지 않은 것 같다.

 

 

행복은 사치가 아닌 가치 있는 심리적 상태이다.

 

 

주변 사람들의 말도 들어보고, 내가 느끼는 행복에 대해서도 나열해보니 한 문장으로 위와 같은 유사 결론을 내려볼 수 있었다.

 

맞다. 행복한 삶은 주관적이며,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그게 행복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몰랐던 이야기도, 모르는 이야기도 아니지만.

 

이 에세이를 보는 사람들 모두 본인만의 행복을 찾아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다. 매일이 행복한 사람은 없어도 행복을 놓치지 않고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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