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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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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본격적으로 게임 음악과 국악이 만났다. <음악 오디세이:천하제일상>에서 그 공연의 서막이 올랐다.


국악과 게임의 만남, 그 첫 번째 주인공은 국내 최초 경제 전략 MMORPG ‘천하제일상 거상’이다. 거상은 16세기 동북아시아를 무대로 하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플레이어가 무역과 전투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최고의 상인이 되는 과정을 다루는 게임이다. 신화와 전설 속 영웅들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재미, 역사적 사실과 가상의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동아시아의 정신과 정체성을 담아내었다. 조선을 넘어 일본, 중국, 대만, 인도를 배경으로 각 지역마다의 컨셉과 개성을 드러내는 BGM을 들으며 최고의 상인이 되고자 하는 여정은 시작되었다.

 

게임 음악을 소재로 한 공연은 지금까지 주로 오케스트라 공연에 치중되어 있어 국악과는 인연이 없었다. 한국, 동양을 주제로 하는 게임이나 오케스트라 말고 새로운 음악 장르를 기다린 사람들에게는 <음악 오디세이 : 천하제일상>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음악 오디세이: 천하제일상>은 국악과 게임의 파격적인 만남인 만큼 일반적인 게임 이미지가 스크린에 상영되고, 동시에 게임 속 음악을 편곡해 연주하는 일반적인 게임 공연과 다르게 진행 형식에서 차별화를 두었다.

 

각기 다른 개성의 작곡가 5명이 게임에 등장하는 16세기 조선‧일본‧대만·중국‧인도 5개 필드를 하나씩 맡아 음악을 만들고, 작곡 대전을 벌이는 형식으로, 게임처럼 투표를 통해 우승자를 가리는 서바이벌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29일, 30일에 진행된 공연에서 각각 인도 필드 '신화의 숨결'과 중국 필드의 BGM '사랑에 빠진 차우차우'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만큼 두 곡이 박빙의 승부를 벌였고, 나는 인도 필드에 한 표를 던졌다.

 

'신화의 숨결’은 도입부부터 귀를 사로잡는 격정적인 리듬과 강렬함을 통해 첫 인상을 남겼다. 여러 형태의 변주가 이어지면서 긴 곡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았고, 인도만의 선율과 리듬을 통해 인도 필드라는 것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서정적이면서 어딘가 슬픈 감정까지 느껴지면서 자연스럽게 인도 지역을 상상하게 만들었기에 인도 필드에 한 표를 던졌다.

 

인도 필드와 박빙을 이루었던 중국 필드도 물론 인상 깊었다. 중국 필드 '사랑에 빠진 차우차우'는 사냥터에서 한 번쯤 마주치게 되는 중국 토종견 차우차우가 진돗개에게 반했다는 상상에서 시작되었는데, 듣기 편한 멜로디와 화려하고 흥겨운 전체적인 곡 분위기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차우차우가 생각나게 했다. 낭만적이고 사랑스러우면서도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음악으로 풀어내었기에 이 곡도 기억에 남았다.

 

공연의 첫 번째를 담당한 '로그인 테마'도 빼놓을 수 없다. 기존 로그인 테마곡을 관현악오케스트라로 편곡하며 더 풍성하고, 더 웅장하게 변신했다. 새로운 멜로디가 작곡되었지만 원곡에 이질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여내어 좋은 음악을 만들어냈다. 면서 좋은 음악을 만들어냈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연주를 통해 마치 게임 속 세계로 초대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곡은 단순한 로그인 곡을 넘어서,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관객들은 로그인 테마를 통해 게임의 정수를 느끼며, 작품에 대한 흥미와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었다.

 

각기 다른 지역의 문화적 요소가 잘 녹아든 음악들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선사했고, 실시간 투표라는 참여형 요소는 공연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최근 국악에서 게임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움직임이 보이는데, 앞으로 더 다양한 국악 게임 음악 공연이 생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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