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고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한 요즘, 이를 해소하고자 TV와 SNS, 유튜브를 열심히 뒤적거리지만 내 눈에 보이는 단어는 내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혼란스러운 이 시기에 내 마음을 이끈 영화가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불안함과 복잡함, 답답함 속에서 정의를 향해 끝없이 나아갔던 한 사나이에 대한 영화, ‘영웅’이다.

‘영웅’은 대한민국 독립운동가 ‘안중근’의사의 독립운동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특히 원작인 뮤지컬 ‘영웅’을 영화화한 작품으로써 원작의 안중근 역할을 맡았던 배우를 그대로 영화에 담았고, 뮤지컬 넘버들을 배우들이 직접 부름으로써 뮤지컬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벅참과 두근거림을 잘 살렸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게 느껴졌던 요소는 바로 ‘뮤지컬 넘버’다. 뮤지컬 영화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든 생각은 뮤지컬 넘버가 영화로 보였을 때 오히려 흐름을 깨지 않을까라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한 곡 한 곡마다 시대의 정서와 인물들의 감정을 굉장히 잘 담아서 그런지 영화의 흐름을 깨기보다는 오히려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이처럼 훌륭한 넘버들 사이에서 지금 시기의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던 넘버가 있었다.

'그날을 기약하며'라는 뮤지컬 넘버는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의거를 시행하기 전 동지들과 함께 마음을 다잡고 희망찬 내일을 떠올리며 부른 넘버다. 이 넘버를 선택한 이유는 가사와 장면이 완벽하게 매시업되면서 가슴속 뜨거운 무언가를 끄집어 냈기 때문이다.
그날을 위하여
우리 모두 어깨 감싸며 말하네
힘을 내자고
하늘이여 도우소서
우리에게 힘을 주오
기약되있는 그날을 위해
자 우리들의 외침
세상이 들으리라
민족의 울음
뜨거운 열정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하얼빈 의거 전, 안중근은 소중한 동지를 잃어버린다. 안중근은 동지를 떠나보낸 뒤 성당에서 십자가를 향해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조국이 무엇입니까?'
안중근은 조국을 위해 끝없이 싸워왔던 지난 날들과 먼저 떠나 보낸 동지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본인이 지금까지 지키기 위해 애썼던 조국의 의미에 대해 깊이 묵상한다. 결국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나의 조국, 그리고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이 뛰어다닐 조국을 위해 다시 한번 일어선다.
안중근의 의거를 도운 동지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깊숙한 곳에 숨어있던 대한의 동포들이 모두 나와 안중근과 그의 동지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광장을 이룬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바칠 정도로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외친다. 당장 앞에 잡히지는 않지만 언젠가 펼쳐질 희망찬 세상을 반드시 본인들이 만들겠노라고, 그 희망을 향해 끝없이 나아가겠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희망을 향한 외침은 오늘날의 대한민국 아이들의 웃음을, 많은 청년들의 꿈을 만들어주었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며 대한민국의 소중한 광장들이 떠올랐다. 미래를 살아갈 이들에게 정의로운 사회를 잘 넘겨주기 위해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꿋꿋하게 저항했던 수많은 광장들과 수많은 시민들이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끝없는 외침에 나는 감사하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일제강점기부터 민주화운동을 거쳐 촛불, 그리고 지금의 응원봉까지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외침은 또 다른 미래를 향해 전달되어왔다. 그리고 지금, 다시 한번 외침이 필요한 시간이 찾아왔다. 너무나 평화로운 어느 날 밤, 우리는 어렵게 얻은 자유를 또 한 번 빼앗길 위기에 처했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힘으로 위기를 막아내었고, 현재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광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광장은 언제나 너무나 평범한 시민들로 이루어진다. 한 사람의 작은 외침이 모여 좀 더 큰 외침이 되고, 그 외침이 또 모여 좀 더 큰 외침이 된다.
그리고 그 외침은 광장을 이루고 있는 모두의 희망, 정의를 향해 뻗어나간다.
시민들은 항상 원한다. 잘못에 대해 잘못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를
시민들은 항상 원한다. 모든 이들이 자신의 역할과 그에 따른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사회를
시민들은 항상 원한다. 서로를 응원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그리고 시민들은 항상 원한다. 좋은 사회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