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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으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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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광석의 음악을 찾게 되는 계절이 돌아왔다. 가장 애정하는 곡인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를 들을 때면, 옷 틈새로 스며드는 목소리가 찬 바람같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지난 13일. ‘가객’의 음악을 그가 등장할 것만 같은 대학로 소극장에서 원 없이 듣고 왔다. 홍대가 밴드들의 주무대인 것처럼, 대학로는 포크 가수들의 집이었다. 그중에서도 ‘학전 소극장’은 대학로 포크 씬의 터줏대감 같은 장소다. 김광석은 이곳에서 공연 횟수 1000회를 기록하며 가수 지망생들의 롤 모델이 되었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울려 퍼지는 김광석의 노래들이라니. 어떤 형태의 공연이든 그 자체만으로 상징성이 있다.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이 12년 간 스테디셀러로 남은 이유라면, 이것 하나로도 충분할 것이다.


<바람으로의 여행>은 김광석의 명곡들을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한 쥬크박스 창작 뮤지컬이다. 공연은 김광석을 존경하는 신입생 이풍세가 밴드 동아리 ‘바람 밴드’오디션을 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풍세’ 역의 김소년 배우가 ‘그날들’의 첫 소절을 떼는 순간, 원곡과 상당히 유사한 음색과 창법에 깜짝 놀랐다.


독보적인 뮤지션의 노래들일수록, 편곡과 커버엔 상당한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김광석의 팬으로서, 본 공연이 원곡의 아름다움을 모두 담을 수 있을까 걱정도 앞섰다. 출연진들이 밴드를 꾸려 직접 연주하는 ‘어쿠스틱 뮤지컬’인 만큼, 무대에서의 변수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연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 연주자가 아닌 이들의 합주만이 줄 수 있는 날 것의 느낌이 있다. 음향사고가 발생해도, 잘못된 음을 짚어도 가장 중요한 것은 무대를 즐기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배우들의 퍼포먼스는 필자가 가졌던 우려를 몰입으로 바꾸기 충분했다. 특히 대부분의 곡을 소화한 김소년 배우의 보컬은 실로 대단했다.


뮤지컬은 주인공 ‘풍세’를 비롯한 ‘바람 밴드’멤버들의 인생을 그린다. 스쿨밴드를 이야기의 주 소재로 삼은 것이 인상적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취미생들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부모님이다. 프로 베이시스트를 꿈꾸던 ‘영후’가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히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동아리 밴드에서 기타리스트의 길로 접어든 나로서, 알 수 없는 감정이 과거의 한 페이지와 함께 떠올랐다.

 

김광석은 솔로 활동 이전, 전설적인 밴드 ‘동물원’의 보컬로 활동했다. ‘동물원’은 프로 지향이 아니었던 대학생 밴드로 시작해 유명세를 탄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김광석 역시 나와 같은 경험이 있었을까. 문득 궁금해지기도 했다.


후반부에 다달아, ‘바람 밴드’의 모든 멤버들이 뭉쳐 콘서트를 열며 <바람으로의 여행>은 마무리된다. 이때부터는 뮤지컬이 아닌, 김광석 커버 밴드의 공연을 본다고 생각하면 더욱 좋다. ‘일어나’, ‘먼지가 되어’ 등 히트 넘버들을 이어붙인 셋 리스트로 소극장은 열기로 가득 찼다.

 

 

 

다시 부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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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그 이름 석 자는 한국 음악계가 영원히 절대 잊을 수 없는 이름이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김광석의 노래를 모르기란 쉽지 않다. 김광석 사후에 태어난 필자는 음악에 관심을 갖기 전 이미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등을 알고 있었다.


그의 활동을 기억하는 세대는 더욱 김광석과 친숙하다. 김광석은 1991년 발표한 2집 ‘김광석 2Nd’로 성공을 이뤄낸다. 솔로 가수로 입지를 다진 김광석은 짧은 활동 기간 동안 무려 6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그날들’, ‘사랑했지만’,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등. 널리 사랑받는 명곡들이 줄을 잇는 엄청난 커리어다.


대중적 성공에도 불구, 김광석은 소극장 공연을 고집하며 대중들과 가까이에 있고자 했다. 누구든 공감하고, 따라 하기 쉬운 음악. 통기타 한 대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부를 수 있는 음악. 우리가 ‘가객’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그만큼 가까웠기 때문이지 않을까.


밥 딜런의 명곡 ‘Knockin' On Heaven's Door’는 밴드 건즈 앤 로지스의 강렬한 편곡으로 다시금 세상에 기억될 수 있었다. 반대로, <바람으로의 여행>은 관람객들에겐 ‘한국의 밥 딜런’을 새롭게 떠올릴 수 있는, 소박한 추억을 가져다준 듯하다.


모두의 가수 故 김광석의 정서를 잘 담아낸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은, 내년 1월 5일까지 대학로 스튜디오블루에서 공연을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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