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gotta have skin
- Allan Sherman -
You gotta have skin
피부는 정말 중요하지.
All you really need is skin
정말로 필요한 것이야.
Skin's the thing that if you got it outside,
피부는 당신의 주위를 감싸고,
It helps keep your insides in
당신의 안을 보호하지.
It covers your nose,
당신의 코를 둘러싸고,
And it's wrapped around your toes
발가락도 감싸주지.
And inside it you put lemon meringue,
그 안엔 레몬 머랭을 넣고
And outside ya hang your clothes
밖엔 옷가지를 걸치는.
Skin is what you feel at home in
피부에 둘러싸인 당신은 내 집처럼 편안하지
And without it, furthermore,
어디 그뿐인가,
Both your liver and abdomen
피부가 없다면 간과 내장들이
Would keep falling on the floor
자꾸만 바닥에 떨어질 거 아닌가.
A Siamese twin
샴쌍둥이는
Needs an extra set of skin
더 많은 피부가 필요할테지.
When the doctor knows that you're feeling sick
의사가 당신이 아프다는 걸 알았을 때
Where does he stick his needle in?
어디에 주사를 놓겠는가?
In the end of your skin
피부의 끝이겠지.
All your friends and all your kinfolks,
당신의 모든 친구와 친척도
Whether poor or whether rich,
빈자이든, 부자이든,
They have all got lots of skin, folks,
그들 모두 피부가 있지 않겠는가, 친구들아,
It's convenient when they itch
가려울 때 편리한건 둘째치고,
It fits perfectly
그건 딱 맞지.
Yours fits you, and mine fits me
당신의 피부는 당신에게, 내것은 내게.
When you're sitting down, it folds and looks grand
네가 앉을 때, 접히는것도 위대하지.
And then when you stand, it's where it's been
다시 일어나면, 도로 돌아오지.
Ain't you glad you've got skin!
정말이지 피부가 있어 좋지 않나!
When you were just a little baby, why your skin fit fine
아기였을 때도 딱 맞고,
And it still is gonna fit you when you're six foot nine
네가 200cm가 돼도 여전히 맞을 테니.
So whether you're fat, tall, big, small, chubby or thin,
그러니까 네가 뚱뚱하든, 키가 크든, 작든, 통통하든, 말랐든
Ain't you glad you've got skin!
피부가 있어서 정말 좋지 않나!

위 음악은 책의 [여는 글]에서 인용한 미국 코미디언 앨런 셔먼의 <네게 있어야 할 건 피부>이다.
"피부가 없다면 간과 내장들이 자꾸만 땅에 떨어지지 않겠는가?"라는 위트있는 가사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기에 자꾸만 간과하는 몸을 바라보는 책의 신선한 관점을 보여준다.
가장 맘에 드는 것은 책의 제목이다. '해부학 입문'이 아닌 '해부학자의 세계'.
미술대학을 입학하고 졸업한 입장에서, 내게 인체 해부학은 반드시 넘었어야 하는 벽이었다. 이 벽을 넘기 위해 여러 해부학 도감, 책, 교과서를 접해봤지만, 제대로 도와준 서적은 적었다. 대부분이 정보 및 지식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게 해부학 책이 그렇게 집에 많은 것 치곤, 몸에 대해 알기는 커녕 여전히 몸은 물음표 투성이다.
왜 이 뼈는 이 자세를 할 때만 툭 튀어나올까, 어떻게 의사들은 10초 정도의 짧은 증상만 듣고 딱 맞는 약을 처방할까, 왜 누워서 먹으면 체할까, 바른 자세는 왜 바른 자세가 되었는가. 왜 이렇게 뱃살은 안 빠질까 등등.
내가 배웠던 해부학, 즉 정확한 인체를 종이에 묘사하기 위한 훈련법은 이런 것엔 답해주지 않았을 뿐더러, 호기심조차도 없앨정도로 지루했다. 이 책은 그것보단 쉽다. 여러 분야와 시대를 넘나드며 해부학으로 본 몸의 역사를 생생하게 풀어낸다.
책 자체는 총 6개의 큰 목차로, 시대별로 해부학의 변화상을 기술한다.
1장 고대 세계의 해부학 : 기원전 3000 ~ 기원후 1300
2장 중세의 해부학 : 1301 ~ 1500
3장 르네상스 시대의 해부학 : 1501 ~ 1600
4장 현미경의 시대 : 1601 ~ 1700
5장 계몽의 시대 : 1701 ~ 1800
6장 발명의 시대 : 1801 ~ 1900
책을 읽으며 이런 목차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떠올랐다.
예술과 해부학 : 공생관계
의학과 해부학 : 동행 관계
종교과 해부학 : 갈등 관계
기술발전과 해부학 : 협력 관계
법과 해부학 : 균형 관계
철학과 해부학 : 보완 관계
원작의 제목을 직역하면 해부학자의 책장이다. (The Anatomist' Library). 누군가가 해부학자가 되어가며 읽은 책을 하나의 책장으로 만든다면 어떨까?에서 출발한 듯하다.
예술과 해부학이 공생관계라는 단어는 책에 등장한다. 이를 보고 책 속의 주제들을 가지고 목차를 재구성하게 되었다. 읽는 내내 미술 대학 입시를 하며 해부학 도감을 알라딘 중고로 사서 봤던 기억, 대학 시기 해부학 수업을 듣던 동기들의 모습(난 신청하지 않았다), 전쟁사 다큐멘터리 속 성형술와 해부학의 발달에 대한 언급이 스쳐지나간다. 법과 의료 윤리, 의학 부분도 즐거웠지만, 더욱 흥미로웠던 부분은 종교와 기술발전이다. 정말 난생 처음 듣는 이야기들이었다.
예를 들면 1553년 에스파냐의 해부학자 미겔 세르베트는 자신의 책 <그리스도의 회복>에 저술한 내용으로 인해 책 위에서 산채로 불태워졌다. 문제가 된 구절은 이렇다. "혈액은 폐동맥에서 폐의 긴 토로를 거쳐 폐정맥으로 간다. 그동안 피는 붉어지고 날숨으로 그을린 연기를 제거한다." 이 구절은 기독교 기본 원리인 예정절과 성삼위일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단으로 취급되었다. 이는 해부학자들의 골칫거리였던 '혈액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갈까?' 라는 문제에 시대를 앞서 획기적인 답을 한 사람이였으나, 당시의 시대상 및 종교계에선 너무 이른 발견이었다.
이렇듯 종교과 해부학이 갈등과 타협의 싸움을 하던 와중, 기술의 발전은 서로를 도우며 빠르게 발전을 이뤘다. 재미있던 부분은 현미경과 냉장기술의 발전이다. 현미경은 혈관, 세포, 세균 등 미물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게 만들어주며 과학의 황금시대를 이룩하게 만들었고, 냉장기술은 해부학에서 재료가 되는 시신의 보존 및 방부 기술 발전에 큰 보탬이 된다. 인간의 시체가 영하 18도 이하에서 냉동된다는 것은 이 책이 아니었다면 평생 알지 못했을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생리적 역겨움과 지적 호기심이 내 안에서 충돌한다. 딜레마가 생긴다. 해부 실습을 위해 어나간 쥐와 개구리, 원숭이, 소와 말은 대체 얼마나 많고 고통스러웠을까. 그러나 그들이 아니었다면 내가 누리는 지식은 없었을 것이다.
19세기 초반, 의과 수련의 필수 과목으로 해부학이 지정되며 부족한 시신을 조달하기 위해 시신 도굴단에게 털린 묘지의 주인과 그 가족들은 의사에게 복수했을까. 과거의 의사들은 사실 고상한 소시오패스가 아니였을까.
그러니까 이것이 참으로 모순적인 상황이다. 그런 사람들 없이는 지금의 내가 누리는 의학은 없었겠지만, 또 없으면 없는대로 살았지 않을까. 왜 인간은 이렇게까지 잔인할까. 차마 묻기도, 답을 듣기도, 통계를 내보기도 겁나는 딜레마들은 흥미와 더불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따라다닌다.
책을 끝내자 해부학 분야를 중심으로 쓴 책임에도 의학, 법, 종교, 기술 그리고 철학적인 담론까지 커다란 역사의 한 축을 여행한 듯한 기분이다. 한번씩 읽어볼만한 책이다. 자기 전에, 점심 시간 짬 날때, 실내 자전거 돌리면서 핸드폰 대신 보기에도 충분히 흥미롭고 유익하기까지 하다. 이 엉망진창 혼란의 역사를 헤쳐 지금까지 살아남은 인간종의 위대함을 느끼고 싶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