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아트뮤지엄에서 툴루즈 로트렉의 탄생 160주년을 기념하여 [툴루즈 로트렉: 몽마르트의 별] 전시를 열었다. 당대 예술의 중심지였던 몽마르트에서 탄생시킨 그의 매혹적인 작품과 동시대 아르누보 포스터 황금기를 이끈 알폰스 무하, 쥘 세레, 테오필-알렉상드르 슈타인렌을 포함한 13명의 159점의 석판화 명작을 선보인다.
미술관을 다니다보면 무엇을 추구하는 미술관인지에 따라 색다른 전시를 즐길 수 있다. 마이아트뮤지엄의 특징은 ‘색감’이다. 늘 노루 페인트와 협업하여 작품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색감의 벽을 사용한다. 누적관람객 120만명의 이유를 알 수 있는 세심한 연출이 돋보이는 곳이다.
앙리 드 툴루즈-로트렉 (Henri de Toulouse-Lautrec, 1864년 11월 24일 ~ 1901년 9월 9일)은 프랑스 귀족 가문의 출신 미술가로, ‘벨 에포크(Belle Epoque)’시대 파리 밤문화를 특유의 도발적인 필체로 표현했다.
내가 툴루즈 로트렉에 관심을 가졌던 건 ‘침대에서’라는 작품 때문이었다. 거칠면서 매력적인 필체. 생생하게 와닿는 아늑함과 그들의 사랑. 특정 감정을 느끼게 하는 작품을 만드는 작가는 내게 언제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를 통해 툴루즈 로트렉을 더 알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신체장애를 가졌던 만큼 홀로 외로운 시간을 자주 보냈다. 유흥문화가 가득한 몽마르트에서 무희, 연예인, 카바레 인물 등을 자주 그렸고 직업 여성의 평범한 일상에 애착을 가지며 인간에 대한 비범한 통찰력을 작품에 담아냈다.
[“로트렉은 석판화 광고 포스터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려 고급미술과 저급미술의 경계를 허물고, 혁신적인 서체 배치로 현대 그래픽의 선구자 역할을 하였으며, 전위적인 구성과 실험적인 필치로 현대 회화의 도래를 촉진하는 데 기여한 예술가로 오늘날 평가받고 있다.”] - 보도자료 발췌
로트렉이 침대에 누운 피사체를 그린 작품은 언제나 보기 즐겁다.
벽 한쪽을 가득 채우고 있던 벨 에포크 시대의 사진. 몽마르트 카바레의 유흥 속 한가운데서 로트렉이 무얼 느꼈을 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즐겁게 춤추는 남자의 역동적인 모습의 순간포착. 잔뜩 달아오른 얼굴. 그의 신명나는 몸짓에 나도 덩달아 신나는 듯 했다.
알폰스 무하와 테오필-알렉상드르 슈타인렌의 작품. 그 시대의 석판화 명작들.
알폰스 무하는 원래 좋아했던 작가인지라 몇 안되는 작품들이라도 굉장히 인상깊고 폭발적인 감정을 주었다.
다만, 테오필-알렉상드르 슈타인렌은 처음 접했던 작가인데도 그가 그린 <뱅잔의 멸균 우유> 포스터는 고양이 세마리와 소녀로 이루어져 있는, 무언가 굉장히 포근하고, 편안함, 그리고 귀여운 것들의 조합으로 나를 그림 속으로 훅 빠져들게 만들었다.
‘아름다운 시대’를 의미하는 벨 에포크는 19세기 푸반 프랑스의 사회, 경제, 과학기술, 문화가 크게 번성하였던 시기를 일컫는다. 카페 콩세르, 카바레, 댄스홀, 뮤직홀 등이 생겨나기 시작한 그 시기.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야수파, 입체파, 아르누보가 등장한 시기.
나는 이 전시회를 통해 벨 에포크 시대의 몽마르트에 잠시 다녀온 기분이었다. 무엇이든지 즐겁고 행복했을 시기. 귀에는 캉캉의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카바레의 아름다운 뮤지션이 노래를 부르고, 길거리에는 통통 튀는 석판화 포스터들이 이곳저곳 걸려있다.
무엇보다도 로트렉의 나른하고 한편으론 열정적이었던 그림들이 내 안을 가득 채웠다. 작품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있어서 특정 기분, 특정 상태를 느끼게 한다는 건 작가의 의도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툴루즈 - 로트렉 : 몽마르트의 별] 전시는 이름에 걸맞는 전시였다. 수많은 별이 반짝이는 몽마르트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