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릴 때 어떤 부분을 가장 공들이세요?'라는 질문을 들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눈'이라는 대답을 합니다. 눈은 곧 마음의 창이라는 말처럼, 불안이라는 주제를 다루어 그림을 그리는 저로서는 마음을 드러내주는, 그림 속 인물의 눈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최근 그린 그림들을 보며 특히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썼고, 그것이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되기를 바랬는지 등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가장 최근에 그린 그림입니다. 아직 완성본으로 소개하지 않았던 것인데, 눈보다는 그림의 전체적인 분위기, 그리고 피부 표현에 비교적 신경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림의 분위기에 있어, 시선이 관객의 쪽으로 향하길 바랬지만 동시에 피부와 대비되며 너무 튀지를 않기를 바랬습니다. 때문에 평소에 그리던 눈보다는 간결하게, 선적인 요소를 살리려 했습니다. 선으로 표현한 것 때문에 조금은 날카로운 느낌이 들지만, 기존 그림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느낌을 탐색하는 느낌이 새로워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비교적 예전에 그린 그림입니다. 아트인사이트 활동을 하며 올린 적이 있던 그림인데요, 시간이 꽤 지난 탓인지 지금과 표현 방식이나, 추구하는 바가 조금은 달라 보입니다. 앞선 그림보다는 정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관객과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과 눈을 마주치면 왜인지 그림에 어떠한 힘이 깃드는 기분인데, 시선을 피하게 한 덕에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그림에 약간 느슨한 느낌을 던져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당시 만화적 표현에 빠져 있었는데, 창작물에는 그 당시의 창작자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었는지 고스란히 담긴다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이 역시 최근에 그린 그림들입니다. 앞선 그림보다는 덜 선적이고, 동시에 덜 만화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관객과 눈을 마주치되, 그림을 보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눈의 색깔도 그림의 전체적인 톤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선택했고, 너무 과한 표현을 하지 않도록 자제하며 그림을 그렸던 기억이 납니다.
여성의 이미지를 주로 채택하여 작업하는 만큼, 이것이 가지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강인한 힘이 그림에서 느껴졌으면 하는 욕심이 늘 있습니다. 제가 원하는 바가 잘 전달이 되었을지, 혹은 이 텍스트를 읽고 그렇게 느끼셨을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그림을 먼저 보고, 텍스트를 이어 읽으셨다면 감상이 일치했다면 무척 기쁜 일일 것 같습니다. 관객의 해석은 자유롭고 다양하지만, 창작자의 의도대로 흘러갈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무척 좋은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