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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허범욱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실제 배우가 캐릭터를 묘사하는 모션 캡처 기술을 사용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특히 배우 한우진이 하나의 역할이 아닌 총 30개의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점에서 그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작품은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유명한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며, 사회적인 문제를 성찰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작품이다. 영화 상영 내내 심오한 감정을 느낀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해석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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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탓에 생매장당한 돼지, 군대 선임들로부터 지속적인 폭력을 당한 군인 주인공은 산으로 도망친다. 평소 인간의 모습을 갈망했던 돼지가 인간의 형상을 띄게 된다. 그리고 군인이었던 그는 호수에 있는 물을 마시자, 짐승이 되고 만다.


인간이 되고 싶었던 동물, 그리고 인간이었던 삶이 힘들었던 그는 산속에서 짐승의 모습을 한 채 살아간다. 그렇다고 이들은 완벽한 형태는 아니다. 덜 인간적이고 덜 동물적인 채로 지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찝찝한 기분을 떨쳐내기 어려웠다. 생사를 오고 가는 돼지와 군대 선임에게 괴롭힘당하는 주인공까지, 불쾌한 골짜기에 묻혀든 것만 같은 사회 문제를 한꺼번에 보아 힘들었다.


오히려 애니메이션 영화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실제 다큐멘터리로 보여줬다면 생생한 장면에 눈살이 찌푸려져 끝까지 관람하지 못했을 것 같다.


동물을 생매장하는 인간의 윤리적인 비판과 한 집단 내에서 발생한 폭력적인 문제까지, 이 두 가지 주제를 한꺼번에 접할 수밖에 없어 심오한 마음으로 봤다. 작품에서 표현한 동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선을 통해 현재 사회의 문제성을 인지하게 된다.

 

동물을 무차별적으로 생매장하는 행위는 윤리적인 면에서 보면 잘못된 행동이다. 하지만 인간 사회에서 오랫동안 고착 되어온 행위이기에 문제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오히려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해야만 그제야 사람들은 인식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의 매력은 단순히 윤리적인 면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되길 갈망하는 돼지의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돼지가 처한 상황과 집단에서 괴롭힘당하는 남성을 보여주며, 동물과 인간이 느끼는 고통의 수준은 같을 수 있겠다.


결국 우리 모두 연결되어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돼지가 죽는 순간, 오랫동안 눈동자를 보여준다. 눈빛 속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인간을 향한 원망 그리고 인간이 되고 싶었던 갈망까지, 흔들리는 눈빛이 모든 걸 말해준다.

 

어떤 생명이든 죽음은 늘 두려운 법이다. 동물과 인간, 아슬아슬한 죽음 경계선에서 같은 고통과 두려움을 느낀다. 이 영화를 보며 생명에 관한 윤리적인 의식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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