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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는 무서운 실화나 범죄를 바탕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가 많다. 자극적인 이야기는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어 계속 회자된다.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은 충격과 분노, 연민에 휩쌓이면서 그런 이야기에 중독되어 자꾸 비슷한 방송과 영화, 유튜브 등 컨텐츠를 찾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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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넷플릭스에서는 미해결 사건 혹은 미스테리한 사건을 소개하는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납치되고 살해당한 한 여성을 조명한 <사진 속의 소녀> 등 수많은 다큐와 영화가 제작되고, 시청되고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더 잔인하고 기구한 운명의 피해자를 소개하는 경쟁을 하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기억”하겠다는 명목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런 현실을 지적한 안드레아스 후이센 (Andreas Huyssen)은 2000년에 발표된 그의 논문 "Present Pasts: Media, Politics, Amnesia"에서 기억과 미디어의 관계를 분석하며 우리에게 유의미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 논문은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예시로 든다. 홀로코스트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체험된 기억(lived memory)이 아닌 상상된 기억(imagines memories)이고, 기억을 보관하고 수집하는 각종 기록물과 픽션이 넘친다고 말한다.


<쉰들러 리스트>, <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 수없이 많은 홀로코스트 영화가 만들어지고, 유명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평단의 관심을 받는다. 유대인 홀로코스트는 특정한 시점에 있던 사건이지만 미디어와 세계화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매우 보편적인 사건이 된 것이다.


이때 후이센은 미디어를 통해 보편적이고 상업화된 기억은 고도로 스펙터클화되기에 결국 기억에 남는 것이 없게되는 역설에 놓이게 된다고 주장한다. 기억하기 위해, 그들을 위해 만든 미디어는 폭력적이고 또 수없이 많은 (이미지, 텍스트, 내용의) 정보를 전달하면서 우리는 망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트라우마를 소비하고 있는 사회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공공 미디어는 기억의 전달자로서 망각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을 이용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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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의식에서 또 다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연쇄살인범을 잡아라>는 앞서 언급한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 <사라진 소녀>와는 다른 연출이 돋보인다.

 

살인범에게 서사나 드라마를 최대한 부여하지 않고 그들을 잡고자 노력한 형사와 전문가들의 날카롭고 정직한 시선과 그 과정을 보여준다. 앞서 말한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담백해보이는 감정적 연출이지만 충분히 그 의도와 중요성을 우리에게 전달해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모든 것에 있어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도록 만들어지고 훈련되고 있다.

 

매일 보던 것들에서 잠시 멀어져 휴식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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