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RPG 게임하면 떠오르는 게임들, 리니지, 아이온을 비롯해 그라나도 에스파다와 로스트아크까지. 일명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작품들이다.
이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이 게임들이 중세 판타지라는 말로 엇비슷하게 보일지도 몰라도 각 게임마다 스토리, 컨셉으로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고유의 컨셉에 맞게 중세 판타지를 해석하고 있는데, 물론 BGM으로도 마찬가지다.
판타지 세계관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진 게임들을 한데 모은 공연 ‘한국 RPG 게임음악 콘서트. 이번 공연의 묘미는 바로 각자만의 음악으로 중세 판타지, RPG 장르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감상하는 것에 있다.
리니지, 그라나도 에스파다와 그라나도 에스파다M,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트리 오브 세이비어, 로스트아크 총 7개의 게임들의 음악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한국 RPG 게임의 토대가 된 리니지는 정석적인 음악들을 선보였다. 비장하고 웅장함을 가장 잘 들려줄 수 있는 ‘리니지 테마’와 ‘은둔자’, 그리고 리니지의 정체적인 영원을 들려주면서 가장 정석적인 음악들을 선보였다.
그와는 반대로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바로크적 선율로 그들의 세계관을 해석했다. 피아노의 독주로 시작하면서 점차 부을 밝히듯 오케스트라와 하모니를 이룬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멜로디를 주고 받으며 연주하는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동화적인 화풍이 특징인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자유롭게 연주하면서 랩소디로 표현했다. 너무 무겁지도 않으면서도 게임 속에 있는 웅장함을 잃지 않았다.
로스트아크는 다양한 분위기의 음악들을 들려주면서 생사를 넘나드는 음악들 표현했다. 생명력 넘치는 레온하트부터 종말의 시와 쇠락의 군주를 연주하면서 평화와 절망을 넘나들었다.
유일한 동양풍 판타지 세계관을 가진 블래이드 앤 소울은 함께 연주된 곡들과 이질감 없도록 편곡을 했는데, 동양적인 선율을 신비로움으로 승화시켰다.
이렇듯 중세 판타지로만 표현되었던 것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의 개성을 지닌 채로 세계관을 재해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러 게임 곡들을 모은 기획 공연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단독 공연 열기가 부담스러운 게임사들에게는 좋은 방법인 듯하다. 게임을 대표하는 음악 몇 곡에만 집중하면 되고, 이 기회를 통해서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IP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자 좋은 콘텐츠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순히 아무 게임이나 붙여 놓았다고 해서 좋은 공연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공연처럼 게임사, 비슷한 세계관, 음악 장르 등 공통점을 중심으로 하는 기획 공연이 게임사의 음악 마케팅의 한 방안이 될 수 있으리라.
비슷한 장르의 음악들을 모아둔 공연 다음에는 어떤 주제를 가지고 공연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나갈지 앞으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