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tripleS(트리플에스), 단정한 위로는 지독한 염세에서 태어나 [음악]

글 입력 2024.05.27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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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란 무엇인가. 그저 죽어가는 이의 옆을 지키는 일이다. 이미 지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말뿐인 다정도, 시혜적인 선의도 아니다. 그러니 진정한 위로는 저 멀리서 한 번 뱉으면 사라지는 막연한 말이 아닌 ‘행함’이어야 한다.

 

triple S(트리플에스)는 'Girls Never Die'로 모진 세상에 흠집이 난 사람들에게 지극히 담백한 위로를 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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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ripleS(트리플에스) 'Girls Never Die' Offical M/V 中

 

 

뮤직비디오에서 소녀는 무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좌절하다 검은 물이 가득한 욕조에서 죽음을 결심하지만, 무언가를 깨친 듯 다시 살아난다.

 

그러고는 자신처럼 죽어가던 다른 소녀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다시 해보자"라고.

 

 

Frame 2.png

출처 : tripleS(트리플에스) 'Girls Never Die' Offical M/V 中

  

 

건물의 옥상에서 손뼉을 치며 노는 소녀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등 뒤에 검은 날개를 하나씩 달고 있고, 서로 손을 잡고 옥상에서 뛰어내려 까마귀가 되었다.

 

소녀였던 까마귀들은 무덤에서 하늘로 힘차게 날아올랐고, 죽음을 딛고 일어섰다. 까마귀는 수난을 극복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지만, 절망적인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서 “끝까지 가겠다”라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들의 위로가 많은 이들에게 현실적으로 와닿은 데에는 트리플에스 특유의 현실감각이 큰 몫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이들은 ‘청담역 기나긴 출구처럼’ 내가 바란 미래는 도달할 수 없음에 체념하다가도, 당돌한 모습으로 ‘화려한 필터보다 자본주의 내 매력’이라며 나를 아끼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도 외친다.

 

특히 'Girls’ Capitalism'의 가사 중 ‘미래보다 꿈을 줘요’는 트리플에스 디렉터 겸 프로듀서 정병기에 의하면 원래 가사가 ‘미래보다 카드를 줘요’였다고 하니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위로가 아니라 자조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앞으로 나아갔다. 이번 곡 이전에도 꿈과 현실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부단히 강해지겠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제시해 왔다. 요컨대, 'Girls Never Die'는 염세 위에 세운 결론이자 행위다.

 

처절한 현실 인식은 그 꿈의 크기만큼이나 깊고 짙은 그림자다. 이들은 위로를 행하며 단 한 번도 행복을 입에 담지 않았다. 반드시 행복해야만 한다는 허상 대신 “고통 시련 다듬어 내가 될게”라고 말하며 앞으로 나아가자고 말한다.

 

어찌 됐든, 현실이 녹록지 않아도 우리는 지금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삶은 그저 지금을 지키는 일이기에.

 

트리플에스는 말한다.

 

"두려움 따위 다 함께 있다면은 이제 무서울 것 없지"

 

 

[이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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