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봄날의 햇살과 함께 찾아온 ‘원더랜드’ - WONDERLAND PICNIC 2024

글 입력 2024.05.2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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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생기가 완연해지는 5월은 페스티벌의 계절이다.


곳곳에서 활력이 느껴지는 가운데, 노들섬 잔디마당에서는 조금 더 특별한 피크닉이 열렸다. 파릇한 잔디 위에 앉아 뮤지컬 배우들의 무대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기회인 ‘원더랜드 피크닉’이 봄바람과 함께 찾아왔다.


평소 관극을 즐겨 하는 이들에게는 이번 ‘원더랜드 피크닉’만큼 반가운 소식도 없을 것이다. 극장에서 봐왔던 배우들의 퍼포먼스가 야외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 한껏 기대에 부풀어 노들섬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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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피크닉의 첫째 날은 비가 내렸다. 나는 우비를 쓴 채 자리에 착석했고, 날씨 때문에 온전히 피크닉을 즐기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리만큼 배우들의 뜨거운 열기로 공연은 무리 없이 진행되었고, 나는 봄비를 맞으며 무대를 감상한 조금 더 특별한 기억을 남길 수 있었다.


피크닉 첫째 날의 무대는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 강홍석, 이재원, 정원영의 퍼포먼스로 시작되었다. 이번 피크닉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평소 좋아하던 배우들의 듀엣 무대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는 것과, 뮤지컬 넘버가 아닌 다른 장르의 노래를 부르는 배우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배우 강홍석, 이재원, 정원영은 캐주얼한 의상으로 맞춰 입고 랩을 부르며 힙합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평소 뮤지컬 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의 신선함과, 듀엣 조합은 새롭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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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의 무대가 끝난 뒤에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민경아 배우와 박진주 배우의 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민경아 배우는 뮤지컬 <시카고>에서 본인만의 매력으로 완성시킨 록시 역으로 눈길을 끈 바 있다. 내가 민경아 배우를 좋아하게 된 이유도 록시를 연기하는 그의 모습 때문이었다.

 

실제로도 친분이 있는 배우 민경아, 박진주는 서로 만담을 나누기도 하고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며 분위기를 즐겁게 이끌었다. 두 사람은 번갈아 가며 솔로 곡을 부른 뒤, 듀엣 곡으로 아름답게 무대를 마무리했다. 두 사람이 부른 듀엣 곡은 뮤지컬 <레드북>의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이라는 노래였다. 평소 내가 즐겨 듣고, 즐겨 부르던 뮤지컬 넘버였기에 굉장히 설레는 마음으로 두 배우의 호흡을 바라보았다. 실제로 뮤지컬 <레드북>에서는 주인공 안나가 혼자 부르는 노래이지만,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노래를 이어가는 두 배우를 통해 새로운 넘버가 탄생한 듯했다.


두 배우의 무대가 끝난 뒤에도 비바람은 멈출 줄 몰랐다. 오히려 악화되는 날씨에 아쉽게도 뒷 무대는 끝까지 보지 못하고, 다음 날의 무대를 기대하며 첫날의 피크닉을 마무리했다.


둘째 날은 배우들의 새로운 매력을 많이 발견할 수 있는 날이었다.

 

배우 윤소호, 정동화, 정욱진 세 배우가 한 무대를 꾸려 호흡을 맞추었고, 다음 타임으로는 배우 고훈정, 백형훈, 배두훈 세 사람이 함께 호흡을 맞추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솔로가 아닌 함께 무대에 서는 만큼, 배우들은 평소 공연에서 보이기 어려웠던 자신만의 편안하고 솔직한 매력을 많이 보였다. 덕분에 평소 진지하게 캐릭터를 소화해 내던 배우의 색다른 모습도 볼 수 있었고, 노래 부를 때와는 또 다른 목소리 톤을 들을 수 있었다.


배우들은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라 이야기도 많이 하며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작품 배경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고, 실제로 공연에서 했던 대사를 하며 노래를 이어가기도 했다.


사랑과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렌트>의 신나는 노래가 나올 때면, 관객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배우들과 함께 뛰며 무대를 온전히 즐기기도 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때 즈음엔, 내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옥주현 배우의 무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옥주현 배우는 이지혜 배우와 함께 무대를 꾸몄고, 두 사람 역시 솔로곡과 듀엣곡을 번갈아 부르며 무대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무대는 옥주현 배우가 부른 뮤지컬 <마타하리>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마지막 무대에 선다‘는 노래 가사처럼 그는 정말 마지막 무대인 것처럼 온 힘을 다해 열창했고, 엄청난 성량과 에너지가 객석을 압도했다. 나는 그녀의 몸짓과 표정, 목소리를 온전히 마음으로 담으며 벅찬 기분을 숨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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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아름다운 목소리가 특색인 이지혜 배우만의 ‘나는 나만의 것’ 노래를 감상할 수 있었다. ‘나는 나만의 것’은 뮤지컬 <엘리자벳>에 나오는 노래로, 10년 전 내가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부터 즐겨 부르고 듣던 노래였기에 무대를 감상하는 내내 뭉클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이번 ‘원더랜드 피크닉’은 배우 옥주현, 이지혜의 듀엣 무대로 마무리되었다. 끝까지 폭발적인 가창력과 에너지를 뿜어준 두 배우 덕분에 쌀쌀했던 5월의 저녁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뒤덮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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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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