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드넓은 우주 속에서 너라는 별, 청혼

SF소설의 길잡이
글 입력 2024.05.15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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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여진 [청혼].


배명훈 작가의 청혼은 독자들의 꾸준한 요청으로 재출간이 되어 새롭게 대중들에게 돌아왔다. 개정 작업을 통해 더 섬세하고 미묘한 표현력을 내세워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도서 [청혼]은 우주공간에 있는 ‘나’와 지구에 있는 ‘너’의 연애편지를 읽는 독자로 구성되어 있다. 독자는 ‘나’와 ‘너’의 장거리 연애부터, 현재 우주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흥미진진하게 따라간다. 궤도연합군 장교로서 복무 중인 ‘나’는 현재 외계 함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누가 전쟁을 시작했는지, 어떤 공격군인지, 어디서 공격을 받았는지 알 수 없기에 현실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구에 살고 있는 ‘너’를 보기 위해 어마어마한 시차를 극복하며 애틋한 사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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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은 ‘나’와 ‘너’의 편지를 바라보며 대화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솔직하면서 감정이 잘 절제된 문체를 받는다. 주인공들의 직접적인 만남이 아닌, 편지 형식의 소설이다 보니 주인공 ‘나’의 감정을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다. 더불어 현재 우주 공간에서는 어떤 전쟁이 진행되는지 자세하게 표현하여 드넓은 우주가 머릿속에서 반짝거리며 떠오르기도 하는 상상력을 갖게 만든다. 책의 표지처럼 읽는 내내 군청색의 반짝거리는  우주가 머릿속을 맴돌기도 했다.


휴양선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며 [청혼]은 독자들과 첫 만남을 가진다. 휴양선이라는 단어를 현실에서 사용할 일이 있을까? 나는 이 책을 통해 휴양선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 우주 공간에서 휴가를 받거나 지구공간까지 가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으로, 지구 중력을 거의 완벽히 구사한 공간이라고 한다. 주인공 ‘나’는 지구공간에 있는 ‘너’를 떠올리며 우주출신과 지구출신의 화합에 대해 이야기한다.


‘왜 우리는 서로의 우주를 배우려 하지 않을까?’

 

‘같은 우주에 갇혀 사는데 우리는 전혀 다른 우주 속에 사는 것 같구나’


같은 우주 속에 있지만 지구출신의 마음을 이해한다거나 지구에서 중력을 받는다는 것은 우주출신으로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 넓은 우주라는 공간에 함께 있지만, 지구라는 곳과 이렇게 큰 차이가 있음에 주인공 ‘나’는 놀라기도 하고 적응하기 어려워한다. 하지만 그걸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부 ‘너’ 덕분이다. 전부 극복하긴 어렵지만, 서로의 공간을 이해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우주라는 형용할 수 없이 넓은 공간 속에서 마음을 나누는 [청혼]은 기존 sf 소설과는 다른 차별점이 있다. 바로 ‘전문성’이다.

 

물론 [청혼]보다 더 전문적인 소설도 있겠지만, 우주 함대와 휴양선의 개념을 자세히 설명해 주며 독자들에게 공상과학적 지식을 공유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문과생으로 공상과학 관련 영화는 애정하지만, 도서는 항상 어려움이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알 수 없는 답답함을 느끼기 마련인데 도서 [청혼]은 나 같은 sf 소설 입문자에게도 편하게 다가온다.

 

내용 속에 녹아들어 있는 전문적 지식을 쉽게 말로 표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불어 책에서는 더더욱 어렵다. 영화나 영상으로 제작할 때는 시청각적 이해 요소가 생기며 이해도가 높아지지만, 소설에서 과학적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기엔 책이 엄청나게 두꺼워지거나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청혼]의 편지 형식의 구성은 sf 소설의 매력을 배로 만든다.  대화 형식의 소설은 인물의 감정을 이해하며 과학적 지식을 함양하기란 독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하는데, [청혼]의 담백한 편지형식의 구성이 정보전달의 효과를 높여준다.


최근 현대소설의 유행이자 흐름을 고르라 하면 ‘공상과학’과 ‘에코페미니즘’이다. 과거 공상과학 혹은 환경 주제의 소설들은 단순히 ‘어렵고 지루하다’라는 비평을 많이 받기도 했다. 혹은 순수 소설의 부류와는 동떨어진 비주류 작품이라고 무시당하기도 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공상과학 소설의 매력이 점점 알려지고 훌륭한 작품들이 나오며 점점 주류 소설로 자리 잡고 있다. 아마 배명훈 작가도 sf 소설의 본질을 파악하며 개정한 것 같았다.

 

부담 없이 가볍게 읽기 좋은 공상과학 소설의 길잡이 [청혼]. 나는 이 책을 공상과학 소설 입문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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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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