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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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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국립미술관과 마이아트뮤지엄이 협업한 이번 전시에서는 스웨덴 국민 화가 칼 라르손을 포함하여 한나 파울리, 앤더스 소른, 칼 빌헬름손 등 북유럽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명작 79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명 ‘새벽부터 황혼까지’는 “동이 튼 예술적 혁신이 예술적 성숙의 황혼기와 민족 낭만주의로 무르익을 때까지”라는 상징을 내포하며, 당대 스웨덴을 비롯한 스칸디나비아 예술가들이 북유럽 특유의 예술 표현법을 확립하기까지의 여정을 보여준다.

 

 

 

스칸디나비아 예술의 새로운 빛


 

이번 전시의 제1장은 ‘혁신의 새벽’이다. 이 장에서는 프랑스 자연주의와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들은 야외에서 직접 빛을 관찰하고 그리는 외광회화를 적극 수용하며 진정한 북유럽의 현실과 풍경을 묘사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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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브루노 릴리에포르스의 작품이다. 브루노 릴리에포르스는 야생의 모습을 드라마틱한 상황이나 시적인 일화로 그려내며, 자연에 대한 통찰력을 화폭에 담아냈다.

 

세밀하고 화려한 묘사가 돋보이는 < 꽃이 핀 목초지 위의 고양이 >는 순간적으로 포착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신비롭게 표현하며, 그 완벽히 조화로운 풍경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북유럽 여성 화가들의 활약


 

제2장은 ‘자유의 정오’로, 당시에는 비교적 주목받지 못했던 스웨덴 여성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스웨덴 화가 한나 파울리는 자신의 개인적인 성취를 넘어 교육을 통한 모국의 예술 발전을 꿈꾸었으며, 자국의 소녀들이 미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사립 예술 아카데미를 설립하여 그들의 수혜가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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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 < 아침식사 시간 >은 야외의 태양빛을 인상주의 화풍으로 표현한 그림인데, 이를 두고 당대 비평가들은 ‘붓 터치와 묘사법이 지나칠 정도로 현대적이며 파격적’라고 평하며 보수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풍경화와 정물화를 혼합한 듯한 독특한 구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품에 반사되는 눈부신 햇살의 묘사를 통해 보는 이에게 환상적인 감각을 선사한다.

 

 

 

북유럽 상징주의와 민족 낭만주의


 

제3장 ‘거대한 황혼’에서는 전형적인 ‘북유럽 예술’로 간주되는 양식의 토대를 마련한 민족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펼쳐진다.

 

1890년대 북유럽 예술가들은 ‘상징주의’라고 불리는 프랑스의 새로운 예술 흐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그들은 정확한 형태와 분명한 묘사보다는 인간의 내면에 집중하며 ‘황혼’을 모티프로 한 대형 작품들을 많이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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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로프 아르보렐리우스의 < 베스트만란드주 엥겔스베리의 호수 >는 스웨덴 베스트만란 주의 위치한 광산 지역이었던 엥겔스베리의 스나이텐 호수 풍경에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이다.

 

투명한 호수에 비치는 구름과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오래된 산등성이의 모습은 자연에 대한 묘사를 넘어 고요한 여름날에 느껴지는 감정을 풍부하게 전달하며, 잔잔하지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북유럽의 가정과 실내 풍경


 

제4장 ‘아늑한 빛’은 실내를 모티프로 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당대 북유럽 화가들의 다양한 실내 표현법을 살펴볼 수 있다.

 

실내에 드리운 희미한 빛의 표현은 공간을 더욱 아늑한 분위기로 만들면서도 북유럽 특유의 어두운 외부 경치를 강조하는 효과를 주었는데, 이 시기에 퍼진 민족 낭만주의 사상은 이러한 실내 모티프의 인기를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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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에서 특히 인상적인 작품은 비고 요한센의 < 예술가들의 모임 >이다. 이 작품은 널찍한 화폭에 화가 본인을 포함한 11명의 인물을 담아내며, 건축가, 미술사학자, 의사 등 모임에 참석한 다양한 사람들의 순간적인 표정과 몸짓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 앞에 서면 흐릿하게 빛나는 촛불과 실내등의 아늑함이 그림 속 공간의 분위기를 입체적으로 전달하며, 자리에 참석한 인물들의 각기 다른 표정을 살펴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스웨덴-대한민국 수교 65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이번 전시는 2024년 3월 21일부터 8월 25일까지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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