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성공은 탑과 언더를 가리지 않는다. [도서/문학]

정영한 『언더독 마인드』
글 입력 2024.04.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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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은솔아, 이용한다는 건 나쁜 게 아니야.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면 이용해도 돼. 그런데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면 안 되는 거야. 오해는 마시라. 회식 자리에서 고기 먹을 때에 무심결에 들은 내용이라 별 의미는 없었다. 너도 이용할 거 있으면 본인 이용해도 된다는 상대방의 말로 마무리할 뿐이었다. 그래서였을까. 핸디캡을 역이용하여 계속 성장했다는 저자 정영한의 태도가 흥미로웠다.


핸디캡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외국에 나가서 말뜻을 이해하지 못해 갈등을 빚는 상황만 해도 그렇다. 갈등에 굴복할 것인지 혹은 갈등을 계기로 더욱 해당 나라 언어를 공부할지는 개인 선택에 달렸다. 사소한 상황 하나만으로도 여러 선택지가 생긴다. 하물며 저자는 인생이다. 딱 한 번 살다가 갈 인생. 결코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렇기에 저자의 시선에서 저자가 왜 그래야만 했는지 입장을 따라가며 『언더독 마인드』를 읽어보았다.

 

 

 

‘의아함’은 그들의 몫, ‘언더독’은 나다운 걸 한다.


 

춤추는 아나운서. MBC 아나운서이면서 SBS ‘문명특급’에서 시리 성대모사로 상금까지 타간 사람. 저자가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한없이 밝은 모습이다. 애석하게도 사람들은 밝은 모습만 보여주면 마냥 밝은 줄만 안다. 하지만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 특징도 밝은 모습이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아도 속으로는 우울을 느끼고 있는 상태를 가면 우울증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숨기고 싶은 모습을 숨기기 위해 각각 가면을 쓴다. 그래서 힘들었던 시절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모습이 마치 용기처럼 느껴졌다.

 

 

빚쟁이들에게 쫓기며 홀로 단칸방을 지키던 어린 시절을 잘 견딘 아이, 스물두 살부터 생계를 위해 돈을 벌고, 학원 한 번 제대로 못 다녀보고도 8개월 만에 1,600대 경쟁률을 뚫고 지상파 아나운서가 된 아이 – P.11

 


저자는 본인을 이렇게 소개한다. 세상사에 사연 없는 사람 없다고 말하는 이도 분명 존재할 테다. 그러나 저자는 다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본인 환경을 받아들이고 이용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 저자는 먹성이 좋아 덩치가 컸다. 부끄러움을 잘 숨기는 성격은 덤. 유일한 약점은 빚쟁이를 피해 다니는 이혼 가정이라는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 나이 또래들이 으레 그렇듯 친구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아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도리어 첫 번째 전성기였다.

 

그러던 중, 저자의 전성기는 담임선생님으로 인해 막을 내린다. 급식 지원을 받으려면 서류를 내라고 까발린 것. 그 당시에 무상급식은 경제적 수준에 따라 선별적으로 이루어졌다. 즉, 숨기고 싶었던 약점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저자는 수치심을 느끼는 와중에 한두 번 내본 것도 아니니 당연히 알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저자는 이를 ‘가짜’ 용기라고 부른다. 비록 이때 보인 용기는 ‘가짜’라고 할지라도 겨우 초등학생이었다. 나이가 어리므로 덜컥 화를 내거나 방황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적절한 대처를 했다는 점에서 생방송 뉴스에서 춤을 추게 되리라는 미래가 엿보였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변하기는 한다.



 

친구들을 만나거나 인터뷰할 때 “꿈을 이룬 기분이 어떠냐?”라는 질문을 왕왕 듣고는 한다. 그러나 나는 목표했던 직업을 가졌을 뿐, 꿈을 향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정확히는 ‘책을 쓰며, 강연을 한다’는 동사이기 때문에 내가 죽는 순간까지도 그 과정에 있을 뿐 결코 완성되지는 않을 것이다. – P.40

 


책을 읽으면서 이질적인 감정이 드는 대목이었다. 그렇기에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꿈은 대부분 명사로 끝난다. 학교생활기록부에는 진로 희망이 명사로 박제되고, 초등학생 희망 직업 조사에서 10위권 내에 크리에이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추세다. 여기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여행 크리에이터, 교육 크리에이터 등 크리에이터에도 여러 유형이 존재한다. 나아가 곽튜브나 궤도처럼 레거시 미디어에 진출할지 내지는 뉴미디어에 머물지는 본인 의지에 달렸다. ‘크리에이터’라는 명사로 고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흔히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변하기는 한다. 바로 변하지 않을 뿐이다. 꿈도 마찬가지다.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가지 못하면 ‘낙오자’라는 인식을 받게 된다. 게다가 취업은 어떠한가. 목표했던 데에 가지 못했을 뿐, 그 과정에서 깨달았고 성장했다. 깨달음은 행동했으므로 생기는 영광의 상처다. 그렇게 획일화되지 않은, 개인이 가진 꿈들이 다채롭게 빛나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미 플레이어다.


 

국장님과의 첫인사에서 열심히 배우겠다는 저자의 말에 ‘자네는 이미 플레이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를 인생에 적용하면, 우리는 이미 태어난 순간부터 플레이어다. 학교에 재학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졸업한다. 게임에는 게임 속 세계관을 설명해주는 튜토리얼이 있듯이 사회에 진출하기 위한 튜토리얼을 숙지한 것이다. 따라서 온갖 이유를 대며 나중으로 미루기보다 자신만의 전략을 세워 성장하고 이기는 방법을 모색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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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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