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봄에 만난 북유럽의 그림들, 스웨덴국립미술관 컬렉션

<새벽부터 황혼까지 – 스웨덴국립미술관 컬렉션> 전시에 다녀왔다.
글 입력 2024.04.2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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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황혼까지 – 스웨덴국립미술관 컬렉션> 전시는 스웨덴국립미술관과 마이아트뮤지엄이 협업하여 올해 3월 21일부터 8월 25일까지 개최된다. 칼 라르손과 한나 파울리 등 북유럽을 대표하는 41명 예술가들의 작품 79점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이 특별 전시는 19세기에서 20세기로의 전환기, 북유럽 특유의 화풍이 만들어지던 시기를 조명한다. 전시명 ‘새벽부터 황혼까지’는 예술 혁신이 성숙의 황혼기를 지나고, 민족 낭만주의로 완전히 무르익을 때까지의 흐름이라는 뜻을 나타낸다. 그 흐름에 따라 전시 또한 1장부터 4장까지 총 네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전시를 보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특히 더 좋게 느껴졌던 챕터나 그림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제 1장. 혁신의 새벽


 

제 1장은 19세기 말 인상주의와 자연주의에 영향을 받아 모국의 것들을 그려 내고자 한 북유럽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국의 일상이나 노동현장을 담아내는 그림들이 현실적이면서도, 북유럽엔 가 본적이 없는 나에게도 어딘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마 모국에 대한 화가들의 애정이 보는 사람들에게 전해져서 그런 것 같다.

 

휴고 삼손, 악셀 융스테트, 브루노 릴리에포르스 등, 인상주의와 자연주의를 흡수하면서도 자신의 특징을 그림에 결합해 아름답게 풀어내고자 한 화가들의 작품이 돋보인다.

 

 

Axel Jungstedt_In the Quarry. Motif from Switzerland_low.jpg

©Nationalmuseum Stockholm

 

 

악셀 융스테트의 <스위스의 채석장에서>.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면 노동자의 팔에서 힘줄이 튀어나온 것이 보인다.

 

 

Bruno Liljefors_Cat on a flowery meadow_low.jpg

©Nationalmuseum Stockholm

 

 

동양화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 브루노 릴리에포르스의 그림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 목판화의 세밀한 묘사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조금 가깝게 느껴진 그림이다. 세밀한 선도 좋은데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는 프랑스의 자연주의와 인상주의에도 영향을 받았다.

 

 


제 2장. 자유의 정오


 

2장에는 여성 화가들의 작품이 걸려있다.

 

북유럽 예술계의 혁신적으로 변동하면서 북유럽 여성 화가들은 프랑스로 떠나 그들의 활동 반경을 넓혔다. 이는 스웨덴의 화가 한나 파울리도 마찬가지였다. 흥미로운 건 그녀가 프랑스에서의 경험을 자신의 예술적 성장으로서만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모국 아이들의 예술 교육을 지원하며 그 경험을 확장하려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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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파울리의 <아침 식사 시간>은 식기류에 비치는 빛과 식탁보 위로 떨어지는 햇빛이 아름다운 그림이다. 가까이서 보면 그릇이 정말 반짝이며 빛난다. 마치 바람에 스치는 나뭇가지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제 3장. 거대한 황혼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상징주의가 등장했다. 기존 예술이 사실적인 묘사를 중시해오던 것과 달리, 인간의 내면과 감정을 중시한 예술 흐름이었다. 특히 이 시기 가장 두드러지던 것이 황혼을 모티프로 한 대형작품이었는데,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 거대한 화폭을 바라보면 정적이고 고요한 북유럽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해당 챕터에서는 특히나 상징주의의 영향을 받은 전형적 북유럽 예술인 민족 낭만주의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IMG_9983.JPG

 

 

칼 노르드스트룀의 그림은 마치 구름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폭풍 구름>은 휘몰아치는 구름과 날아오르는 새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IMG_9977.JPG

 

 

칼 노르드스트룀의 <셰른의 호가 밸리>. 대칭구도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동그랗고 커다란 구름이다. 보자마자 ‘라퓨타’가 떠올라 마음이 구름처럼 부풀었던 그림이다.

 

 

 

제 4장. 아늑한 빛


 

19세기 말, 실내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인기였다. 예술적 측면의 이유로는 실내가 북유럽의 뿌옇고 어두운 풍경을 강조하기에 좋았고, 실내의 희미한 빛 표현이 그 실내를 더욱 아늑하게 보이게 해서였다.

 

사회적 측면으로는 당대 북유럽의 민족 낭만주의와 관련이 있었다. 19세기 중반 국민국가 개념이 확립되고 민족의 문화와 역사를 정립하는 것이 중요 과제로 부상했는데, 이에 농민의 소박한 삶과 지역 특수성이 반영될 수 있는 ‘집’이라는 게 민족 낭만주의에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Viggo Johansen_An Artist’s Gathering_low.jpg

©Nationalmuseum Stockholm

 

 

모든 전시 작품을 통틀어 가장 좋았던 작품. 바로 비고 요한센의 <예술가들의 모임>이다. 나는 가장 좋았던 작품은 사진을 찍지 않고 눈으로만 담아두는데, 이 작품이 그랬다. 그래서 오래 머물며 보았다.

 

유리잔이 부딪히는 소리와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희미하게 빛나는 촛불이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당대 예술가들의 모임은 어땠을까?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지는 그림이다.

 

<새벽부터 황혼까지 – 스웨덴국립미술관 컬렉션> 전시는 8월 25일, 여름까지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열린다. 봄에 갈 때와 여름에 갈 때 느끼는 감상이 또 다를 것 같은 전시다.

 

만약 여러분도 이 전시를 방문하게 된다면, 보고 있으면 마음이 떨리고 설레는 여러분만의 그림을 만났으면 좋겠다.

 

 

[오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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