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단 한 사람만을 응원하는 '유미의 세포들' [드라마/예능]

글 입력 2024.03.2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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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의 세포들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재한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유미와 유미의 머릿속에 있는 세포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주인공의 외면과 내면의 상황을 섬세하게 알 수 있고, 일상 속에서 우리 주변에 한 명쯤은 있을 법한 혹은 드라마를 보는 자신과도 닮아있는 유미의 모습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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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의 세포들의 주인공 유미는 김고은 배우가 연기한다. 웹툰 원작을 봤던 나는 캐스팅 소식에 김고은 배우가 유미라는 캐릭터와 어울리는 사람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졌고, 당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유미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맞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김고은 배우는 자신만이 가진 사랑스러운 분위기로 웹툰 속 김유미의 매력을 극대화하였고, 드라마가 시작된 후 유미의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일상과 로맨스를 장르로 하는 드라마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을 서사로 하고, 드라마 속 주인공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우리 주변에서 본 것 같은, 시청자와 닮아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이는 많은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있지만, 서사가 일상생활과 닮아있기에 시청자들이 지루해 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서사를 전달하는 주인공의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고은 배우는 유미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본인만의 해석으로 시청자가 주인공의 매력에 빠지도록 했고, 그의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이 서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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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웅과 바비는 유미의 세포들 시즌1, 2에서 유미의 남자친구로 등장한다. 구웅은 안보현 배우가 머리 스타일, 수염, 입었던 옷까지 그대로 하고 나와 웹툰에서 방금이라도 튀어나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유미의 세포들 시즌1은 웹툰 원작을 크게 각색하지 않아 드라마의 내용보다는 등장인물에 집중해서 볼 수 있었는데, 안보현 배우도 서투르지만 그 사람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그렇기에 자신에게서 유미를 놓아주어야만 하는 구웅에게 빠져들도록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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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라는 캐릭터는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고 모두에게나 친절한,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따스한 캐릭터이다. 그러나 웹툰을 봤던 사람들이라면 웹툰에서 바비가 어떤 선택을 하고 유미와 끝을 맺는지 알고 있기에 드라마 속 바비가 나올 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상태로 볼 수밖에 없다. 웹툰 독자들은 드라마 속 바비를 처음 등장부터 엄격하게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즌2에서는 바비의 내면과 서사를 중심으로 웹툰의 내용을 각색한 흔적이 많이 보이고, 무엇보다도 박진영 배우가 바비라는 캐릭터의 섬세함과 따뜻함으로 인해 시청자들도 설렐 수 있을 정도로 보여주어 웹툰 독자들이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그를 미워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유미가 행복하기 위해, 유미의 세포들


 

유미의 세포들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주인공은 당연하게도 바로 유미의 세포들이다. 유미의 세포들 웹툰을 드라마화한다고 했을 때 바로 들었던 생각이 바로 ‘그러면 세포들은 누가 연기하지?’였다. 세포들을 실제 배우들이 연기한다면 세포들만의 귀여움과 유미만을 위해 존재한다는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렇기에 유미의 세포들 드라마가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모두 택한 방법은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유미의 외면적인 상황에는 실사로, 유미의 세포들을 보여줄 때는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는 것은 다른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연출이었고, 유미의 세포들만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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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들은 사랑 세포, 작가 세포, 이성 세포, 감성 세포, 패션 세포, 세수 세포, 출출이, 응큼 세포 등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세포가 존재한다. 세포들은 유미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한다. 유미가 하는 말과 행동을 응원하고 유미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세포들은 다른 누구보다도 유미를 응원하고 있으며 유미의 판사 세포조차도 항상 유미에게 유리한 판결을 하며 유미 무죄! 라고 말한다.


유미가 처음에 짝사랑하던 같은 회사 후배 우기와 데이트를 하게 되었을 때 우기에게 달려가는 모습에서 유미의 세포들은 버스에서, 공원에서 유미가 더 빨리 달려갈 수 있도록 응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프라임 세포는 그 사람을 대표하는 가장 강력한 세포를 말하는데, 유미의 프라임 세포는 시즌1에서는 사랑 세포, 시즌2에서는 사랑 세포에서 작가 세포로 바뀐다. 유미는 연애를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프라임 세포가 사랑 세포였다. 그러나 시즌2에서는 꼭 연애로만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이로 인해 작가 세포가 프라임 세포가 된다.


유미가 꿈에서 유미 세포 마을에 가게 되었을 때 세포들이 게시판에 붙여놓은 메모를 관리하는 게시판 세포가 말한다.


“이곳에 남자주인공은 없어. 주인공은 한 명이야”


세포 마을에서 웅이나 바비는 남자주인공, 유미는 여자주인공인 것이 아니라 오로지 유미만이 주인공이다. 세포들이 웅이와 바비를 응원한 이유는 유미가 그 사람들을 좋아했기 때문이고, 좋아하는 사람을 응원하며 행복해하는 유미를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유미가 행복해지는 방법이 연애만 있는 것이 알게 된 이후에는 프라임 세포가 작가 세포로 바뀌었다.

 

 

 

당신의 프라임 세포는?


 

로맨스 장르를 가장 싫어하는 내가 로맨스 장르인 유미의 세포들을 볼 수 있었던 이유는 두 사람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었다기보다는 인간 김유미의 생각과 감정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유미가 연애를 하고, 권태기가 오고, 누군가와 헤어지는 과정을 보았고, 헤어진 연애로 인해 괴로워하는 모습, 나중에는 헤어진 연애로 인해 성장한 유미와 헤어진 연인들을 응원하며 자신의 원하는 것도 이룰 수 있게 된 유미를 보며 시청자들도 세포들이 된 것처럼 유미가 행복해지기를 바랐다.


내가 어려운 일을 해낼 때 나를 기특해하고 좋아하는 세포들, 인생에서 하락의 변곡점을 맞는 순간에도 누구보다 나를 걱정하고 응원할 세포들이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귀엽고 든든한 일이다.


나의 프라임 세포는 무엇일까. 나의 프라임 세포가 나의 행복을 위해 모든 세포들을 관리하고 지휘할 텐데 나를 대표하는 프라임 세포는 누구일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나의 프라임 세포가 누구든, 나의 모든 세포와 프라임 세포를 나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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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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