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처음 읽는 공포 소설 - 삼켜진 자들을 위한 노래 [도서]

글 입력 2024.03.0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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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그동안 공포 소설에 별 관심이 없었다. 어릴 때 모험 소설류를 좋아하긴 했어도, 무서운 추리 소설과 공포 소설엔 손을 대지 않았었다.

 

그렇기에 이번에 처음으로 제대로 공포 소설을 읽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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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다


 

보통 책을 읽을 때, 사건의 앞, 뒤 논리와 흐름들을 생각하며 읽기에 이러한 공포 소설의 흐름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자연스레 눈을 찌푸리게 되는 모습을 묘사하고,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분석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전개이기에 초반에는 무서움과 공포보다는 '이게 뭐지?' 싶은 의아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특히 단편으로 짧게 구성되어 있기에 더 공포 소설만의 페이스를 내가 따라가지 못했던 것 같다. 그저 이야기의 해답을 알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작가가 의도한 감정을 경험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단편 소설들을 계속 읽어나가면서 공포 소설은 사건 발단과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장르가 아님을 깨달았다. 인간 본성의 말로 형용하기 망설여지는 감정들, 그리고 심리적인 측면을 다루는 예술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읽을수록 단편 이야기들은 공포, 끔찍함, 그리고 징그러움을 자극하는 감정들을 불러일으켰다.

 

 

 

새어 나오다


 

길을 잃어버린 듯한 한 남자가 도움을 구하러 저택에 들어가게 된다. 주인이 계신지 찾아보려고 해도 없는 것 같고, 몹시나 추운 날씨에 얼어버린 몸을 녹이는 게 1순위였던 남자는 우선 집에 들어와 사람을 찾는다. 어두컴컴한 집에 들어와 손전등을 비추어 집안을 둘러보다가 갑작스럽게 손전등의 불도 꺼진다.

 

어두운 밤, 암흑만이 가득한 외딴집에 혼자 들어온 그는 적막함과 집의 공허함에 휩싸인다. 핏자국인지, 사람의 가죽인지 의심만 가득한 형상들이 머리에 스치고 지금 내가 꿈을 꾸는 것인지, 현실인지 모르겠다. 누군가가 등장한다. "자네를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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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또한 주인공이 꿈을 꾸는 속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새어 나오다>는 이 책에 포함된 하나의 단편으로, 이런 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와, 아예 새로운 플롯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들이 섞여있다.

 

 

 

공포 소설이란 무엇일까


 

결과적으로 나는 이야기에 집중하기에 어려웠다.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답답해하기도 했다. 새로운 문학적 경험을 한 책이었지만, 이해하기보다 주인공의 혼란스러움과 공포를 나란히 느끼다가 이후에 큰일이 벌어질 것처럼 끝나버리는 단편들에 아쉬움과 허무함을 느끼기도 했다. 기대한 것과는 조금은 다룬 아쉬운 경험이었다.


이런 장르의 소설은 공포를 일으킬만한 요소, 주제들을 통합해 긴장감과 불안을 만든다.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공포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들기보다 나에게는 그 세계로부터 튕겨져 나오게 만들었다.

 

오히려 공포 소설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 이러한 압축적인 소재의 나열과 등장이 더 인기가 많을 것 같다. 여러 소재들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포 소설을 읽은 것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독서 경험의 범위를 넓힐 수 있었으며, 나에게 맞는 책을 찾아가면서 새로운 장르와 주제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켰음에 만족한다.

 

 

[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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