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즉흥과 호흡의 향연 – Time Is A Blind Guide

유러피안 재즈의 정수를 선보이는 독창적인 앙상블
글 입력 2024.02.1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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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4일 저녁, 공연 ‘토마스 스트로넨 - Time Is A Blind Guide’를 보기 위해 서울 종로구의 JCC 아트센터를 찾았다.

 

Time Is A Blind Guide는 재즈 장르의 음악을 실연해 보이는 공연이다. 노르웨이 출신 작곡가이자 드러머인 토마스 스트로넨의 드럼을 필두로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베이스의 다섯 악기가 ECM 고유의 서정적이고 회화적인 연주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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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재즈 장르의 공연을 감상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재즈를 소재로 다룬 영화 혹은 유명한 재즈 캐럴 음악 등을 통해 해당 장르를 접해본 정도에 불과했지만 여러 악기의 소리가 쌓여 만들어지는 앙상블을 귀로 직접 체험해 보고자 하는 기대감으로 객석에 앉았다.

 

연주가 시작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생소하고 이질적인 소리들이 거듭된다는 것이었다. 첫 곡부터 단 한순간도 동일한 멜로디 라인이 반복되거나 음악이 예상 가능하게 흘러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우리 귀에 익숙하고 친숙한 선율과는 거리가 매우 먼 음악이라고 감각했다.

 

그 생경한 느낌은 우선 연주자들의 낯선 연주 방식에서 비롯된 듯하다. 피아노 연주자는 건반을 치다가 의자에서 일어나 건반 뒤의 피아노 현을 뜯고 누른다. 바이올린, 첼로, 베이스 연주자 역시 연주를 이어가다 악기의 현이 아닌 몸체에 타격을 주기도 하며 여러 소리를 표현한다.

 

더해, 연주의 즉흥성이 새로움을 배가했다. 정해진 시간 내에 정해진 곡의 흐름과 멜로디 라인을 따라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변주가 계속된다. 다섯 연주자가 서로의 호흡과 동작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즉흥적으로 앙상블을 만들어 내고 있음이 느껴졌다.

 

서로의 소리와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피며 곡에 몰두하는 연주자들의 모습 덕분에 음악에 점점 빠져드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온몸으로 감정을 전하려는 그들의 몸짓과 소리에 몰입하자 처음에는 생소하고 낯설게만 느껴졌던 음들이 희한하게도 더 이상 어색하지 않았다.

 

음악에 몰입하게 된 후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연주자 뒤의 스크린에 비친 사진들이다. 풍경과 인물의 초상 사진을 주로 찍는 안웅철 작가의 작품들이었다. 파도치는 바다, 비 내리는 창가, 하늘에 떼를 지어 날아가는 새들 등 자연의 고요한 이미지를 담은 사진들이 음악과 함께 제시되었다.

 

사진을 배경 삼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연출은 상상이라는 효과를 불러왔다. 만약 영화 혹은 뮤직비디오와 같은 영상물에서 해당 사진과 음악이 함께 제시되는 장면이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나름대로 스토리텔링을 해보기도 하며 공연에 깊게 몰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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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Is A Blind Guide의 음악은 재즈를 거의 처음 접하는 문외한이 완전히 느끼고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까다롭고 난해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보고도 따라 할 수 없는 연주와 실험적 성격이 짙은 음악을 몰입감 높게 선보였다는 점에서 독창적이고 신선한 공연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특히 다섯 연주자 사이의 호흡은 다른 누구라도 절대 따라 할 수 없을 독창적인 것이라고 느껴진다. 각 악기의 개성적인 소리는 고스란히 살린 채로 서로의 리듬과 속도에 맞춰 하나의 온전한 합주를 만들어 내는 그들의 능력은 분명히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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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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