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로렌 차일드: 요정처럼 생각하기

글 입력 2023.12.04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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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연말,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 7 전시실에서 열리는 [로렌 차일드: 요정처럼 생각하기]에서 나는 마치 7살 경 어린 아이가 되어 로렌 차일드의 작품 세상 속으로 빠져든 시간을 보냈다.


[로렌 차일드: 요정처럼 생각하기]에서는 로렌 차일드의 작품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찰리와 롤라] 시리즈를 포함한 초기작품인 [클라리스 빈]과 [요런 고얀 놈의 생쥐], [꼬마 천재 허버트], [착해야 하나요], 그리고 [매리 포핀스], [삐삐 롱스타킹], [시크릿 가든], [공주님과 완두콩]의 삽화 등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관을 엿볼 수 있는 원화들과 소장품들을 공개한다.


본 전시는 로렌 차일드와 상상친구들, 고얀이와 강아지, 책 속의 책, 명작의 재탄생, 요정처럼 생각하기 5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로렌 차일드의 원화 작품 92점과 동화 속 세계를 재현한 전시 공간을 감상할 수 있게 구성하였으며, 대표작인 [찰리와 롤라] 외에 다양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와 로렌 차일드의 작업 방식을 다룬다.

 

[로렌 차일드 : 요정처럼 생각하기]는 여러 작품의 테마에 맞춰 다채롭게 구성된 전시 공간을 통해 로렌 차일드의 작품 세계에 더 몰입할 수 있는 전시이다. 더불어 로렌 차일드의 작품 세계는 누구에게나 있었던 어린 시절의 감정과 경험을 다시 떠올리게 하여 공감을 형성함으로서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도 함께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SECTION 1: 로렌 차일드와 상상친구들 Lauren's Children - 로렌 차일드는 아이의 자유로운 세계, 순수한 시각, 강한 호기심, 그리고 상상력을 유머러스한 이미지와 장난기 넘치는 글로 여과 없이 드러낸다. 그녀는 글과 이미지를 콜라주로 잘라 붙여 아이들의 다양하고 유쾌한 목소리를 입체감 있게 표현해냈다.


로렌 차일드의 세계를 따라 한참 관람에 집중하다 보니 캐릭터 ‘유진과 제시’가 등장하는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로렌 차일드 작품 세계에 등장하는 유진은 누구나 인정하는 착한 아이다. 먹기 싫은 브로콜리도 싹싹 먹어 치우고, 꼬박꼬박 제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동생 제시랑 번갈아 하기로 한 토끼장 청소도 도맡아 한다. 반면 제시는 아무도 못 말리는 악동이다. 먹기 싫은 브로콜리는 절대 안 먹고, 밤늦게까지 과자를 먹으며 텔레비전을 본다.


이 전시에서 로렌 차일드는 특유의 세련되고 유머 넘치는 표현으로 유진과 제시 남매의 일상을 그려내며, 주변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착한 아이’라는 틀에 자신을 끼워 맞추기 보다는 ‘나답게’ 사는 것이 중요함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른들이 놓치기 일쑤인 ‘착한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

 

이러한 내용은 로렌 차일드의 저서 [착해야 하나요]에서 좀 더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나 이 섹션을 관람한 후에 나는 아이들의 자의식이 확립되기 전에 착함을 강요하는 문화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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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착한 아이가 되어 (Always Good), 2020, 콜라주, 혼합재료 copyright © Lauren Child

 

 

그날 저녁밥을 먹다가 제시가 불쑥 말했어요.

 

“오빠는 브로콜리를 싫어해요.”

 

“알아. 그래도 먹잖니. 오빠는 원래 착하니까.” 엄마가 대꾸 했어요.

“넌 착한 아이가 아니라서 안 먹고.” 아빠도 거들었어요.

 

어느 날 문득, 유진은 무언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착한 아이가 되어 봤자 좋을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결국 유진은 ‘착한 아이 파업’을 선언하고 제시처럼 행동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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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 배지 (The Goody Badge), 2020, 콜라주, 혼합재료 copyright © Lauren Child

 

 

SECTION 5: 요정처럼 생각하기 Think Like An Elf - 마지막 섹션은 로렌 차일드의 책 [요정처럼 생각하기]의 원화와 함께, 책 속의 장면을 확대 및 재현하여 마치 그림책의 인물들과 한 공간에 있는 듯한 공간을 연출하여 제목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로렌 차일드의 말에 따르면 '요정처럼 생각하기'는 타인을 생각하고 배려하며 친절한 일을 베풀면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 클라리스 빈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다.

 

로렌 차일드는 이웃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하고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었다는 클라리스 빈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아는 사람들, 모르는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이웃들이 우리들의 행복한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로렌 차일드의 작품 세계가 펼쳐진 전시장 내부에서 한데 어울려 즐겁게 감상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들을 바라보는 동시에 나 또한 ‘한 명의 작은 클라리스 빈’ 되어 지난 어린 시절을 다시금 떠올려보았다.

 

전시장을 찾는 관객들 또한 각자가 ‘클라리스 빈’으로 로렌 차일드의 작품 세계를 흠뻑 향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로렌차일드 포스터.jpg

 

 

 

네임태그_컬쳐리스트_권은미.jpg

 

 

[권은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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