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미술을 향한 지울 수 없는 사랑 - 그림 읽는 법

글 입력 2023.12.0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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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는 법』은 2023년 11월 30일 발행된 김진 작가의 책이다.

 

작가 김진은 성균관대학교에서 재학 당시 교양과목으로 들은 서양미술사 수업에서 미술사와 미술비평의 매력을 발견하고 이에 빠져들었고 졸업하고 직장인이 된 후에도 미술 공부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해 2016년 회사를 그만두고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

 

김진은 팡테옹 소르본 파리1대학Universite Paris 1 Pantheon-Sorbonne에서 조형예술 Arts plastiques 전공으로 학사 과정을 마치고 이어 동 대학원에 진학해 조형예술과 현대창작 연구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2020년 개설한 유튜브 채널 [예술 산책 Art walk]에 미술 관련 콘텐츠를 올리며 구독자들과 교류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 국내 월간 미술잡지 [퍼블릭아트]에서 미술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의상학과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직장인이 된 이후에도 미술을 향한 사랑을 잊지 못해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난 작가가 작성한 책인 만큼, 이 책은 보는 동안 저자가 얼마나 미술을 사랑하는지가 절실히 느껴지는 책이다. 사실, 작품을 설명할 때 작가의 생애와 연결지어 보는 방법은 이미 숱하게 시도된 방법론이고, 이는 하나의 방법론으로 굳혀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클리셰를 재미있게 끌고 가는 것이 책의 큰 장점이다.


이 책은 276쪽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책의 크기가 작고, 14가지의 챕터가 각 20페이지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지루하지 않고 가볍게 이동하며 꺼내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여러 에세이를 엮은 것 같은 책의 구성을 보며 약간, 존 버거의 『Ways of seeing』 책이 생각나기도 했다. 존 버거의 책도 여러 편의 에세이를 엮어 하나의 책으로 구성했고, 각 에세이 분량이 20페이지 남짓이라 아주 가볍게 읽기 좋은데, 이 책 역시 그러한 장점이 있다.


14개의 챕터를 굉장히 편한 제목으로 구성했는데, 이런 구성은 현재 2030대에서 인기가 많은 잡지인 컨셉진의 제목을 떠올리는 요소이기도 했다. 가벼운 에세이를 엮은 듯한 구성에 각 챕터에 달린 제목 역시 "두려움은 때로 아름다움이 된다." 정도의 읽기 편한 제목과 내용, 그리고 주제당 이런저런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제목에서 밝힌 내용에만 집중해 전달하기에 책을 읽는 동안 밀도 있게 저자의 시선을 따라갈 수 있었다.


또한, 보통 작품을 설명할 때 고전이나 초현실주의까지 다루는 여타 다른 책의 범위와 달리, 이 책은 총 4개의 챕터를 현대미술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 또한, 책의 장점이다.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을 "유치원생도 이렇게 할 수 있겠다.", "우리 집 개도 이보단 잘 그린다." 등의 굉장히 솔직한 언어로 전하는 점 역시 흥미로웠다.


기왕에 현대미술을 다루고자 했다면 뒤샹이나 백남준과 같이 원로작가나 명을 달리한 작가 말고, 현재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현대미술 작가를 소개했다면 어떨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대중의 거부감을 표현하며 천천히 설득하고자 하는 시도는 분명히 책의 큰 장점이었다.


이렇게 14개의 챕터가 끝이 나면, 마지막 부분에 알아야 하는 작가 목록을 제시하고 간단히 설명하는 부분이 나오며 책이 마무리된다. 한번에 여러 작가를 소개하고자 하여 작가마다 일정한 기준을 두고 소개하는 것이 아닌, 어떤 작가는 작가가 다루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말하지만, 또 다른 작가는 작가가 소재로 삼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분야에서 활동하는지를 나열하는 정도로 초점을 달리 맞춰서 이를 통일했다면 좀 더 끝까지 밀도 있는 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있기도 하였다.


끝으로 책에서 두 챕터만을 추천할 수 있다면, "두려움은 때로 아름다움이 된다"와 "현대미술에는 왜 〈무제〉가 많을까"라는 챕터를 추천하고 싶다. "두려움은 때로 아름다움이 된다"는 저자의 미술을 향한 사랑을, "현대미술에는 왜 〈무제〉가 많을까"는 무제가 과연 무제인지, 제목 없음을 붙인 그림은 사실상 제목이 제목 없음이 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제목 뫼비우스의 띠에 갇힌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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