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고해상도 프로젝트, 몰입 이전의 내러티브 - 디스 이즈 어 뮤지컬

글 입력 2023.11.28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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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뮤지컬의 세계에서 무대를 뛰어넘어 인간의 감정을 조화시키는 것은 다름아닌 ‘넘버’다. 주인공일 때도 있고 앙상블일 때도 있지만 좋은 넘버는 청자를 그 모두와 공명하게 한다.


그렇게 브로드웨이의 고전 “오페라의 유령”,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부터 뮤지컬의 새 지평을 연 “해밀턴”까지, <디스 이즈 어 뮤지컬>은 음악적 스토리텔링의 다양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시대에 따른 사회적 가치와 문화적 풍경의 진화를 요약하는 엄선된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의 주요한 넘버를 소개하는 것은 결국 뮤지컬이 반영하는 인간 경험의 복잡성에 대한 증명이며, 청중으로 하여금 뮤지컬이라는 예술 장르를 받아들이게 하는 감정의 그릇 역을 대리한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점은 이 책이 단순히 각 넘버의 가사와 상황만을 설명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책의 프롤로그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배우들은 어떤 장면을 연기할 때 전사前事부터 생각한다. 내가 지금 연기하는 장면 바로 직전에 어떤 상황이었고, 누구와 이야기했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그 맥락을 이해해야, 그 감정을 쌓아올려서 지금의 상태와 감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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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에는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무엇인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그를 이해하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책의 내용을 빌려 예를 들자면, 뮤지컬 “렌트”는 창작자인 조너선 라슨이 속했던 소수자 커뮤니티로부터 시작된다. 그가 가장 잘 아는, 그의 세계에서 비롯된 노래이자 이야기인 것이다.


오십이만오천육백 분의 시간을 재는 방법은 다른 무엇도 아닌 내가 사랑한 시간이라는 “Seasons of Love”.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오늘이라는 것을 너무 늦기 전에 깨달으라는 “No Day But Today”. 기억되고 싶다는 욕망을 토하는 “One Song Glory”.


“렌트”를 통해 그를 둘러싼 세계의 내러티브를 이해한 관객의 시선은 곧 “틱, 틱... 붐!”으로 이어져 라슨 개인의 내러티브를 살피게 된다.


그리고 그는 곧 우리 자신의 내러티브로 이어진다. “틱, 틱... 붐!”을 이야기하며 작가는 자신의 경험으로 포문을 열었고, ‘마흔’이라는 나이에 대한 자신의 어릴 적 기대와 지금의 두려움을 조너선 라슨에 투영했다.

 

모든 인간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존재다. 뮤지컬은 노래와 내러티브가 긴밀하게 얽힐 때 발생하는 작용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스스로의 삶의 여정에 수반되는 세심한 시선을 학습시킨다. 우리는 뮤지컬을 보며 자신의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가끔은 오페라가, 가끔은 힙합이, 독창과 합창과 삼중창이 있는 삶을 상상한다.

         

따라서 <디스 이즈 어 뮤지컬>을 단순히 뮤지컬 넘버 모음집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은 책에 실린 350개의 넘버가 각 무대의 구성을, 그 안의 배우를, 그 앞의 관객을, 이 모든 것을 둘러싼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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