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피스] 자개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일러스트레이터 뱝이의 세계

날개를 펼쳐가는 일러스트레이터 뱝이의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글 입력 2024.06.0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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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볼 수 없었던 세상을,

그들의 시선과 역사를 빌려 완성합니다.

그렇게 그들의 마스터피스를 이해합니다.

 

 

 

날개를 펼치고 있는 작가 뱝이를 소개합니다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그리고 싶은 것들을 그리는 작가 뱝이라고합니다. 지금까지는 뱝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앞으로는 ‘빔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2. 한국풍 이미지3.png

 

 

- 2년간 작가님의 작품을 보기가 어려워서 많이 아쉬웠는데, 이름을 바꾸고 퍼스널 브랜딩을 중심으로 활동 하실 예정이시라고요.

 

네, 2년 정도 그림을 덜 그리고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퍼스널 브랜딩을 중점적으로 활동하려 하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는 그림이 아닌 요리를 전공하고 있었어요. 조리 고등학교를 다니고, 어학연수도 요리를 위해 싱가포르에서 했었죠. 그런데 타국에 가자 ‘내가 원하는 것은 이게 아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제가 진짜 원하는 것은 그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거죠.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와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그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저의 그림을 수익화하기 위해 여러모로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림으로 시도하게 된 것이 ‘나만의 한국풍 만들기’입니다. 완전한 전통을 표현하지 않고, 나만의 방식대로 한국풍을 표현하자고 생각하게 되었죠. 그런데 그렇게 그림을 그리다 보니, 제 그림, 저만의 한국풍으로 어떻게 수익화를 할지에 대해 막막했어요. 관련 지식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2년이라는 공백기가 생기게 되었네요. 하하.

 

그 2년 동안 다양한 것들을 시도했어요. 보통은 웹툰을 그리거나 웹 소설 표지로 수익을 많이 내는데, 저는 그 방식을 통해 수익화를 하기는 싫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정말 원하는 방식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저는 제가 창작한 작품으로 계약을 맺는 것에서 마무리 짓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렇게 퍼스널 브랜딩을 향해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저는 빔이로 활동하며 ‘데칼코마니’라는 요소를 바탕으로 저의 한국적인 작품뿐만 아니라, 캐주얼한 작품들도 함께 담아낼 예정이에요.

 


- 작가님께서 전공을 바꿀 만큼 그림을 사랑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그림을 그리는 게 괴롭기도 해요. 그림을 그리는 도중에는 문득문득 안 좋은 기억들이 많이 떠오르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작가님들께 조언을 구했는데, 명확한 해답을 얻을 수가 없었죠. 

 

최근에서야 제 안에 ‘불안’이 많아서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의 부모님께서 굉장히 억압형이셨거든요. 특히 어머니께서는 ‘내가 하라는 대로 너는 해야 돼’ 라고 압박하는 스타일이셔서 그 부분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다 아버지께서 미대 입시를 지원해 주셔서 미술을 하게 되었죠. 아버지께 제가 미술로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다는 ‘증명’을 해야 하게 된거죠. 그 압박감에 시달리면서 괴로운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그림을 그리는 게 ‘배설’이라는 생각을 해요. 하하. 사람들이 일기를 쓰듯 감정을 토해내는 것이 그림을 그리는 행위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고 싶지 않아도 ‘울컥’하고 올라오는 것들이 있잖아요. 저에게는 그게 그림이었어요. 어쩔 수 없이 울컥하고 올라와서 토해내는 것이죠.

 

 

- 원래 요리를 하시던 분께서 그림으로 넘어오기에 굉장히 큰 용기였을 것 같은데.

 

맞아요. 그런데, 지구를 벗어난 우주 비행사가 내가 살던 곳, 내가 살던 지구를 마주 보게 되었을 때 인식의 전환이 확 일어난다고들 해요. ‘저 지구에 나는 살고 있었는데, 사실 지구는 우주의 아주 작은 일부분이구나’를 알게 된다고 하죠. 그런 것처럼 지구에 살고 있는 저에게 완전히 푹 빠져 있다가 우주로 나가게 되며, 즉 해외 생활을 하며 그 인식에서 벗어나게 되었어요. 제가 한국에 있을 때에는 부모님께 억압 당하며 요리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해외에 나가며 혼자가 되어보니까 저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알게 된 거죠.

 

 


자개로 표현하는 뱝이만의 한국풍



- 저는 작가님만의 한국적인 그림을 좋아해요. 작가님의 작품 중 하나를 소개해 주신다면?

 

저 스스로도 가장 좋아하고, 가장 많은 분들이 사랑해 줬던 <나방> 일러스트를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이 그림을 그렸을 때 ‘이게 내 한국풍 그림의 방향성이구나’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제가 여러 한국 그림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한국의 미적인 부분을 끌어오면서 한국의 전통적인 요소들을 사용하지 않을까에 대하여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전통적인 요소들을 사용해 버리면, 예를 들어 한국의 전통성이 짙은 건물이나 한복 등을 그리게 되면 너무 클래식하게 전통적인 느낌이 강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러한 요소들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진짜 한국적인 느낌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지 생각해 보다가 나온 요소가 바로 ‘자개’였어요. 그래서 자개를 어떻게 디지털 그림으로 표현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죠. 자개가 실제로 보면 반짝거리고, 각도에 따라 색도 달라 보이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디지털 그림에 담아내고 싶었어요.

 


1. 대표 이미지.png

 

 

- 하지만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자개는 다각도에서 색이 변화하는 요소라 디지털로 표현해 내기가 어려웠을 것 같은데, 자개를 표현하기 위해 중요시 여기거나 집중하신 부분도 있을까요?

 

시각적인 것은 직관적으로 와닿을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자개의 시각적인 특징을 살려야 디지털 그림에서도 사람들이 자개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죠. 그래서 자개의 특성을 관찰하고 저의 방식대로 해석을 하는 데에 집중한 것 같아요. 단순히 모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특성과 키워드를 뽑아내서 저의 방식대로 표현했습니다.

 

 

- 사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정말 다양한 주제와 요소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작가님의 선택은 어째서 한국의 전통이었을까요?

 

원래도 한국의 전통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저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제가 요리에서 그림으로 전공을 옮겼을 때, 저는 그냥 저의 세계에 빠져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관심이 전혀 없었고, 그냥 제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제가 원하는 그림만 그렸죠. 그런데 학교에서 졸업 작품을 하다 보니 학우들이 한국풍을 작품에 많이 접목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졸업 작품으로도 많이 하고, 학과 카페에 가도 한국의 전래 동화 재해석 같은 과제 작품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한국풍을 다들 좋아하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뾰족하게 ‘자신만의 한국풍’이 설득되는 작품은 찾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제가 그런 작품을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2.한국풍 이미지1.png


 

 

뱝이가 빔이가 되어가는 전환점



- 앞으로 활동명을 바꾸고 새롭게 활동하실 예정이라고 하셨죠. 새로운 활동명인 '빔이'라는 이름에도 특별한 뜻이 담겨있는 것일까요?

 

적을 때는 ‘빔이’라고 적지만, 발음을 하면 ‘비미’가 되어요. 영어로는 ‘Be me’가 될 수 있죠. 나 자신으로 있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사실 제가 나 자신으로 존재하지 못하는 기간이 많았어요. 전공을 요리를 했던 것도 부모님의 회유와 부모님께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저는 진짜 자신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 자신이 되자는 의미를 닉네임에 담게 되었습니다.

 

또, 저는 다방면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 사실을 지금까지는 단점이라고 여기고 있었죠.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다방면에서 좋아하는 것도 나임을 받아들이자’라는 의미도 함께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 ‘빔이’로 퍼스널 브랜딩을 하며 한국적인 것뿐만 아니라 캐주얼한 부분도 담아낼 예정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기본적으로 ‘이야기’에 정말 관심이 많아요. 웹툰이나 만화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죠. 그래서 한국적인 작품뿐만 아니라, 이야기가 담겨있는 저의 캐주얼한 작품들을 통해서도 사람들에게 함께 다가가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 퍼스널 브랜딩을 하며 바꾼 닉네임이 ‘Be me’인 만큼 제가 좋아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보여주자는 생각도 했죠.

 

 

- 캐주얼한 부분에서 유튜브, 문구, 캐릭터 등 굉장히 다양한 것들을 생각하고 계신다고 알고 있어요. 캐주얼한 ‘빔이’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들 중 하나를 소개해 주신다면?

 

현재 제작 중인 작품 <소꿉 곤란>이 있어요. 한 여자 주인공과 세 명의 히로인 이야기죠. 세 명의 히로인 중 누가 소꿉친구일지 추리를 하며 사각관계를 이루어 나가는 내용입니다.

20240425 소꿉친구 그림.png

제 주변 분들 중 문구에 입점해 계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분들 덕분에 저도 문구,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세계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되었죠. 저는 다꾸는 조그맣고 귀여운 캐릭터로 스티커를 만들어야 하는 줄 알았는데, 굳이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LD 등신으로 스티커를 만들어서 입점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소꿉 곤란>이라는 작품 속 캐릭터들을 활용한 스티커, 굿즈들을 만들며 문구 쪽에서도 활동을 해볼 것 같습니다.

 

 

 

마무리 지으며


 

- 작가님께서는 작가님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 미디어 파사드에 접목시키고 싶다는 말씀도 하셨었죠. 어째서 ‘미디어 아트’였을까요?

 

학교에 인터랙티브 아트를 하시는 분이 계세요. 미디어 전시인데, 사람이 움직이면 미디어도 같이 움직이는 인터랙티브 아트를 하시는 분께서 저희 학교로 오셨죠. 그분의 수업을 들으면서 미디어 아트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저는 제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 가장 주고 싶은 것이 ‘강렬함’이에요.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 강렬한 눈빛을 남기고 싶죠. 그때, 저만의 한국적인 그림을 큰 스케일로 마주하게 되었을 때 가장 강렬함을 선사할 수 있는 것이 미디어 아트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작가님의 롤 모델도 있을까요?

 

게임 <파이널 판타지>의 삽화가를 맡으셨던 아마노 요시타카 작가님을 정말 좋아해요. 그분의 독보적인 일러스트레이팅이 정말 저의 심금을 울렸죠. 하하. 그래서 제가 작가로서 성장을 하게 된다는 이분처럼 자신만의 스타일이 확고한, 어디서 봐도 ‘그 사람의 그림이다’ 이야기할 수 있는 스타일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어요.

 

그리고, 저는 처음에는 그분의 그림에 대해 잘 몰랐는데 제 그림을 그리다가 그분의 그림을 보니 저의 그림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제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그분의 그림과 맞닿아 있었죠. 곡선을 유려하게 사용하는 부분이나 색감을 강렬하게 사용하는 것이 그랬죠. 특히, 그분의 그림은 눈빛이 정말 강렬하거든요. 그래서 그분을 꼭 말씀 드리고 싶어요.

 

 

- 작가님의 전환점을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가님께서는 최종적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지금까지 혼자 작업을 해왔어요. ‘나만 잘 그리면 되는 것이겠지’라는 마인드를 갖고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협업을 정말 많이 해서 많은 분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작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또, 소비자들에게는 ‘굉장히 다작하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다작을 한다고 인식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제가 많은 작품을 내고, 그 작품 중 사람들에게 기억이 되는 작품들이 많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의 많은 작품들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되어 사람들에게 ‘다작하는 작가’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푸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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