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호소력의 음악 - 디스 이즈 어 뮤지컬

<디스 이즈 어 뮤지컬>을 읽고
글 입력 2023.11.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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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처음 알게 된 건 중학교 음악시간 때였다.

 

아직은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초여름날, 음악실 불을 전부 끄고 컴컴한 교실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빌리 엘리어트> 실황 영상을 본 기억이 난다. 조금은 더운 공기 사이로 울려퍼지는 목소리의 음질이 텁텁했지만, 그럼에도 소년의 목소리가 참 청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음악은 단 한 번 들어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흥얼거릴 수 있을 만큼 뇌리에 깊게 박혔다.

 

그리고 정돈되지 않은 몸부림을 치는 소년을 보며, 몸짓만으로 추상적인 것들을 표현해내는 춤에 대해서도 동경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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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무언가에 꽂히는 시점이 찾아오나보다. 이전까지는 살면서 그 어떠한 것에도 열광해본 적이 없었던 나였음에도, 당시에는 뮤지컬에 매료된 채 온갖 실황 영상들과 영화들을 찾으러 다녔었다.

 

마침 도서관으로 봉사를 자주 다니던 시기였기에, 서고를 정리하다가 조금 힘에 부칠 때면 dvd가 진열된 책장쪽으로 다가가 괜히 밍기적대고는 뮤지컬 블루레이들을 구경해보기도 했다. 어린 마음에 혼자서 더듬더듬 알아보던 뮤지컬을 기점으로, 내가 여전히 공연 예술 주변에 맴돌게 될 줄은 그때까지 전혀 몰랐었다.

 

그래서일까. 프롤로그에 적힌 작가의 말이 유독 마음에 들어왔다. 노래로 교감하고 춤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매번 작은 해방감을 경험했다는 표현이 참 와닿는다고 느껴졌다.

 

책의 저자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무려 20년째. 그런 저자에게 뮤지컬은 자신의 삶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한 명의 관객으로서 뮤지컬을 바라보는 나에게는 뮤지컬 속 각각의 인물들이 배역에 불과하지만, 저자에게는 그것이 자신의 다양한 기억이자 경험이며 정체성이다.

 

그래서인지 책에서 아흔아홉 개의 작품들이 소개될 때마다, 각각의 작품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추억이 뚝뚝 흘러나옴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각 작품에 대한 설명이 다소 간략하고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었음에도, 이 책의 내용이 가볍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각 작품의 설명을 듣는 것은, 작가의 삶을 엿보는 것이기도 하니까.

 

뮤지컬은 항상 삶의 가치를 노래해낸다. 그 진실이 희망이건 불행이건 간에 배우들은 온몸을 바쳐 우리의 인생에 대해 호소력 있게 전달한다.

 

이미 깊이 지쳤음에도 마지막 남은 힘을 끌어올려 노래를 이어나가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삶의 고난에서도 끝없이 넘어지고 또 끝없이 일어나는 인간의 동력이 분출됨을 느낀다. 뮤지컬은 우리에게 많은 희열을 주고, 우리의 인생을 반짝이게 표상한다.

 

가끔은 삶의 무게가 버겁더라도, 그 모든 짓눌림을 이겨낼 수 있도록. 그래서 중력을 거스를 만큼 마음이 가뿐해질 수 있도록. 뮤지컬의 벅참을 잘 담아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it's time to trust my instincts

close my eyes and leap

it's time to try defying gravity

 

- 뮤지컬 <위키드> : Defying Gravity

 

 
 

에디터 고은샘.jpg

 

 

[고은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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